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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카·朝·鮮 春畵의세계]檀園 김홍도의 ‘月下戀人’ 

 

외부기고자 이규일 月刊 ‘Art in Culture’ 발행인
달 밝은 밤에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있다. 돗자리를 깔고 방사(房事)가 아닌 야외 정사를 치르고 있지만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이 그림은 춘화라기보다 한 폭의 산수화 같다. 실제 손으로 벌거벗은 두 남녀를 가리고 보면 아름다운 한여름밤의 풍경일 밖에 전혀 다른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처럼 조선시대 춘화는 인간의 성을 자연과 결합시킴으로써 외설적인 주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상체나 둔부에 비해 다리가 유난히 가녀린 인체의 묘사는 비록 정확한 데생을 바탕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행위에 대한 사실감만은 잘 살려냈다. 전체적으로 담채와 수묵이 어우러져 담담한 느낌을 준다. 당장 한 편의 시가 읊어질 듯한 서정적인 자연경관을 성애 장면과 결합시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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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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