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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송이의 향기로 인간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나를 들고 죽음을 말하지 말라 

대한민국 대표 조화(弔花) 국화꽃의 항변
역설의 ‘花頭’ 

글 이상국 월간중앙 객원기자 [isomis@joongang.co.kr]
나는 국화꽃이다. 옛 사람들은 나를 ‘구화’라고도 불렀지. 키가 크지 않아 앉아 들여다보기 좋은 꽃이야. 한 해만 살고 죽는 꽃이 아니라 나름으로 뿌리를 깊이 박고 여러 해에 걸쳐 사는 생명이지. 꽃 색은 노란 것과 흰 것이 많으나 빨간색도 있고 자줏빛이나 보랏빛도 있어.



외국에서는 나를 아주 어렵게 부르더군. ‘크리잰더멈(chrysanthemum)’이라는 학명이 그대로 내 이름이지. 이름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은 그들에게 그리 친한 꽃이 아니라는 의미이리라. 요즘 들어서는 나를 애교 있게 ‘멈(mum)’이라고도 불러주니 반가운 일이야. 나와 비슷한 수레국화는 달콤한 술탄(sweet sultan)이라고 부르고, 나의 친척인 쑥부쟁이나 개미취는 ‘애스터(aster)’라고 친근하고 불러주니, 그들에게도 내가 영 서먹한 존재는 아닌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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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호 (200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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