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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카르티에·샤넬·루이뷔통…한국인의 얼굴로 한국인에게 윙크하다 

까다로운 현지 소비자 입맛 맞추기에 주력
한국작가 지원, 외국배우 초청 등 다양한 이벤트 

글 강소영 자유기고가 [skkanna@hpncomm.com]
한국에 상륙한 명품 브랜드들이 각종 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르메스·카르티에·샤넬·루이뷔통 등이 2007년 이후 활발해진 예술가와 예술행사를 후원하는 문화 이벤트를 펼치며 로컬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한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생존전략이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공원점 3층 아틀리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짐 람비 작가의 ‘너버스 트랙’ 전시 작품 중 한 컷.

5월28일, 서울 도산공원 근처 메종 에르메스 도산공원점 3층 아틀리에 갤러리에서는 색색의 테이프를 이용해 작품활동을 하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짐 람비(Jiim Rambie)의 ‘너버스 트랙(Nervous Track)’이라는 전시 개회식이 있었다. 이곳 아틀리에 갤러리에서는 1년에 서너 번 이런 전시 기획을 한다.

김성원 에르메스 큐레이터는 “기획전시 외에도 해마다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에서 뽑힌 신진작가들의 전시도 한다”며 “이번 전시가 끝나는 8월9일 이후 올해 선정된 작가들의 전시가 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0년 시작한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은 신예작가들의 신선한 등용문이 되고 있다.

올해 ‘2009 에르메스코리아미술상’ 1차 심사에서는 최종 후보로 남화연(30)·노재운(38)·박윤영(41) 씨 등 3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들은 에르메스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신작을 만든 뒤 이곳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8월29일부터 11월1일까지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심사는 2차에 걸쳐 진행되며, 10월29일 최종 후보 3명 중 우승자 한 명을 선정해 상패와 상금 2,000만 원을 수여한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공원점은 6월2일 쇼윈도 얼굴이 바뀌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공원점은 봄·여름·가을·겨울 네 번 윈도 디스플레이를 하는데, 이 작업도 매번 국내파 한국작가에게 맡긴다.

지난 3월 프랑스의 세계적 연기파 여배우인 줄리엣 비노쉬의 방한도 에르메스문화재단의 작품이었다. 에르메스문화재단은 지난해 4월28일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이후 전 세계에 에르메스를 알리는 독특한 문화 이벤트를 펼친다.

줄리엣 비노쉬는 3월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in-I(내 안에서)’라는 제목의 공연에서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과 함께 열정적 춤을 선보였는데, 영화 외에 무용이라는 분야에 도전하는 비노쉬의 열정과 예술혼에 국내 팬들은 크게 감동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현재 필름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한국영화 회고전’도 후원한다. 5월21일에는 도산공원 대각선 방향으로 랄프로렌의 최고급 플래그십(flagship·시장에서 성공한 특정상품으로 하는 판촉활동) 시작 행사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폴로나 랄프로렌 제품이라면 티셔츠 등에 폴로를 하는 모습의 심볼마크가 새겨져 있는 스포츠웨어나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으로 알려졌다.

이곳 플래그십 숍에는 국내 최초로 폴로·랄프 제품 중 블랙라벨·블루라벨·퍼플라벨, 그리고 랄프로렌 컬렉션 등의 최상위 컬렉션이 소개됐다. 최근 모스크바·파리·이스탄불·두바이에 이어 한국의 명품시장이 팽창함을 알고 발 빠르게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랄프로렌의 플래그십 숍은 마치 스위스 별장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최상의 세련됨을 보여줬다.

여성을 위한 지상층은 블랙라벨룸과 별도로 분리된 슈즈살롱과 핸드백살롱으로 구성된다. 국내 최초로 제공하는 ‘메이드 투 오더(Made to order)’ 크로커다일 ‘릭키백(Ricky Bag)’은 럭셔리 오더 메이드의 대명사인 에르메스의 버킨이나 켈리백을 능가하는 수천 만 원대의 가격으로 초고가 플래그십의 면모를 보여준다.


1 4월 경희궁에서 열린 프라다의 치마전. 2·3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프라다 디자인연구소가 공동작업으로 탄생시킨 제네시스 프라다 외관(위 사진)과 내부(아래). 4 LG전자의 기술과 프라다폰의 디자인이 결합해 탄생한 ‘프라다 폰’.

줄리엣 비노쉬 방한도 에르메스 작품

1층은 우아한 랄프로렌 컬렉션과 세련된 블랙라벨, 여성스러운 블루라벨 등 랄프로렌의 최고급 여성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층은 남성전용층으로 품위 있는 양복과 드레스셔츠의 최고가 라인인 퍼플라벨이 진열돼 있다. 소비자의 체형과 취향에 따라 디자인하는 맞춤 슈트 프로그램인 ‘메이드 투 메저(Made to measure)’도 기성 브랜드 제품에서는 드물게 선보인다.

지난해 덕수궁미술관에서는 고궁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매머드급 유럽 보석전이 열렸다. 161년 전통을 자랑하는 카르티에의 지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카르티에 소장전’이었다. 1860년대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제작한 보석류·시계·기념물 등 267점으로 구성된 이 소장품 전시는 지금까지의 소장품전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1997),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1997~98), 모스크바의 크렘린박물관(2007)과 같이 각국을 대표하는 박물관 등에서 이미 개최한 바 있는 근대 장식공예를 훤히 볼 수 있는 중요한 보고가 됐다. 역시 카르티에 문화마케팅의 한 사례였다. 지난 4월 경희궁에서 열린 프라다의 트랜스포머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행사 역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한국문화의 감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프라다는 4월부터 5개월간 경희궁에서 움직이는 건축물 ‘프라다 트랜스포머(Prada Transformer)’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세계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세계적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한 4면체로 된 회전형 건축구조물을 굴려 움직이면 육각형·십자형·직사각형·원형의 각 면이 바닥과 벽·천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이 세계적 이벤트로 프라다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고궁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4월25일 열린 첫 번째 행사는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창업주의 손녀인 미우치아(Miuccia)가 그동안 도쿄(東京)·상하이(上海)를 돌며 선보인 ‘작품 같은 스커트’ 전시로, 한국 전시에는 우리의 스커트가 올려졌다.

6월26일부터는 이 조형 건축구조물이 영화관으로 바뀌어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선별한 영화가 상영된다. 마지막 행사인 ‘비욘드 컨트롤’은 프라다재단이 소장한 현대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자리가 된다. 프라다 트랜스포머의 마지막 특별행사로는 ‘디자인 서울’이라는 기치 아래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디자인 올림피아드’와 연결한 대규모 패션쇼가 예정돼 있다.

디자인과 산업 결합한 ‘명품’도 쏟아져


3월 부산해운대에 오픈한 센텀시티 야경.(왼쪽 사진) 지난해 덕수궁에서 열린 카르티에 소장품전의 포스터.
명품 브랜드의 문화 지원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한국작가도 늘고 있다. 지난해 2월26일 홍콩을 시작으로 세계투어에 들어간 샤넬모바일아트전은 한국 설치미술작가 이불이 샤넬의 퀼팅백에서 영감을 받아 ‘광년(light years)’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루이뷔통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10명의 한국작가를 선정해 10월2일부터 12월31일까지 ‘변형(Me tamorphose)’이라는 주제 아래 에스파스 루이뷔통(Espace Culturel Louis Vuitton)이라는 본사 갤러리에서 기획전시전을 가졌다. 콜레보노믹스(Collabonomics)는 협력·협작이라는 뜻의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다.

아트와 디자인이 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 상품으로 거듭남을 말한다. 예술적 이미지와 기능적 제품이라는 콜래노믹스 중 럭셔리 명품과 산업의 합작제품을 생산하는 LG프라다폰·삼성아르마니폰·제네시스프라다 등이 그 사례다. 5월25일, 경희궁에서는 프라다 트랜스포머전이 개최된 자리에서 한 재즈 음악회가 계획돼 있었다.

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기간이 겹쳐 행사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행사는 바로 프라다2폰 론칭행사였다. 최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주목받은 프라다2폰. 3인치 WVGA 풀터치스크린, 편리한 사용성을 극대화한 멀티터치 S클래스의 사용자환경 UI, PC 키보드와 비슷한 ‘쿼티(QWERTY)’ 자판, 오토포커스 기능을 내장한 500만 화소의 플래시카메라를 탑재해 앞서가는 사양의 휴대전화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4월10일 갤러리아백화점 지하에 입점한 하이 주얼리 매장 입구.

무선통신이 가능한 손목시계형 액세서리 ‘프라다 링크’와 함께 묶어 판매하며, 판매가격은 179만 원이다. 프라다2폰의 프리미엄 전략은 SK텔레콤 우수 대리점에서만 판매한다는 데도 있다. 지난 2007년 출시한 프라다1폰은 100만 대 넘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프라다2폰의 차별화한 고급 마케팅과는 달리, 프라다1폰은 LG전자와 프라다의 대대적 공동 마케팅으로 ‘매스티지(Masstige·대중명품)’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라다1폰은 프라다의 혁신성에 발맞춰 숫자 및 메뉴 버튼을 포함한 키패드를 완전히 없앴고, 3.0인치 액정보호필름 위에 ‘세계 최초의 완벽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2007년 2월 말 유럽의 프라다 매장과 휴대전화 전문 매장에 출시됐으며, 이어 아시아 주요 거점국가에 3월 말 출시됐다. 한국시장에는 그 해 2분기에 출시됐다.

프라다폰의 성공에는 마우이치 프라다(Miuccia Prada)와 그의 남편으로 현 프라다 대표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Patrizio Belteili) 회장의 열정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LG전자를 직접 방문해 양사의 협업 관련 디테일을 꼼꼼히 챙기는 등 프라다폰의 탄생에 심혈을 기울였다.

부산 센텀시티 오픈, 달아오른 명품시장에 불 지펴

지난 4월2일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제네시스 프라다’도 콜레보노믹스가 탄생시킨 작품이다. 2009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제네시스는 지난해 4개월간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프라다 디자인연구소에서 공동작업의 대상이 됐다. 기존 제네시스에서 외부 광택을 없애고, 우윳빛 나는 흰색 자동차 커버를 씌우는 등 새로운 프라다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3대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삼성 휴대전화도 유럽 및 동남아 지역 등에서만 한정판매한 아르마니폰을 개발해 해외시장에 출시했다. 1997년에는 조지오 아르마니 삼성 휴대전화(Giorgio Armani Samsung Mobile), 1998년에는 나이트 이펙트 엠포리오 아르마니 삼성 휴대전화(Night effect Emporio Armani Samsung Mobile)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바 있다.

1997년 봄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조지오 아르마니가 직접 소개한 조지오 아르마니 삼성 휴대폰은 아르마니 고유의 브라운 컬러에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고급화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와 아르마니는 휴대전화와 디자인이라는 전문분야를 가지고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두 회사는 휴대전화를 먼저 출시한 이후 TV 등 타 제품군으로 공동개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법인을 세우며 조성된 한국의 명품시장은 유통시장 개방과 맞물려 점점 양극화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초고가의 위버 럭셔리와 맥도널드 햄버거와 같이 일상화한 맥럭셔리(Mclu-xury) 등 양극단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중류층·상류층 할 것 없이 소비층이 두터워진 소위 매스티지라고 불리는 명품의 대중화와 함께 최고가의 하이엔드(high-end), 그 위의 특초고가 위버 럭셔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1990년 이후 수입자율화로 백화점 내 명품관이 속속 만들어지면서 국내에서 명품 유통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백화점이 한국 명품 유통의 대명사로 명품 소비의 상징이 된 것이다. 1990년 9월1일 탄생한 갤러리아 생활관은 지금까지 명품의 대중화를 이끈 고급 유통의 첨병이 됐다. 이어 2005년 3월25일 문을 연 명동 롯데의 명품관 에비뉴엘은 갤러리아 이후 생겨난 명품만 판매하는 특화한 공간이다.

명품 유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퍼스널 쇼퍼 서비스(Personal Shopper Service)를 들여왔다. VIP 고객에 대한 맞춤형 쇼핑 대행과 스타일링 제안 등의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7년 6월1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설립으로 한국 최초의 명품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인 신세계는 올해 부산 센텀시티점 개장으로 명품시장에 또 한번의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3월3일 센텀시티 개점일에는 19만 명의 인파가 몰렸고, 프리오픈 기간을 포함해 첫날 매출이 81억 원에 육박했다. 이후 한 달 동안 주중평균 14억 원, 주말평균 32억 원으로 5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우며 국내 쇼핑·관광 명소로 급부상했다. 센텀시티는 명품매장이 주를 이룬다.

1층 21개, 2층 20개가 입점한 이곳의 명품 매장은 모두 대규모다. 특히 구찌·프라다·루이뷔통 매장은 한국 최대 규모다. 루이뷔통 매장은 5월28일 뒤늦게 문을 열었는데, 핸드백을 종류별로 전시한 ‘핸드백바’와 VIP 접견실을 둔 것이 눈에 띈다. 갤러리아 명품관 지하에는 4월10일 초고가 보석과 시계를 위한 단일매장이 줄지어 입점했다.

오데마피게·브레게·위블로가 새로 문을 열었고, 피아제·해리윈스턴 등 시계 전문 5개 브랜드, 카르티에·쇼메·반클리프앤아펠·프레드·부쉐론 등 하이엔드 보석 및 시계 브랜드 5개, 여러 가지 브랜드를 함께 파는 편집매장 ‘빅벤(바쉐론콘스탄틴·IWC·에거르쿨트르·코로노스위스·파르미지아니)’ 등 총 11개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빅벤’의 올 1분기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고, 해리윈스턴은 193%, 쇼메는 124%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 명품시계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 명품관 에비뉴엘 2층에 있는 하이엔드 시계 전문 편집매장 ‘크로노다임’은 29%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초고가 하이엔드 명품의 출현은 명품의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유통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사실이다. ‘파인&하이 주얼리(fine and high jewelry)’와 고가 시계의 인기는 액세서리적 단품으로서의 명품의 가치를 찾는 층이 늘었음을 보여주며 최고급 하이엔드시장이 펼쳐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소비의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비난 속에서 럭셔리 명품시장 자체도 대중화와 최고가 집중화가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명품은 이제 중산층의 소득 향상에 따라 대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자국 문화·산업과 접목한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한국시장에 진출한 해외 명품군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테스트마켓이 된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유통경로가 필요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명품 서비스 교육원은 똑똑한 인재 많은 한국이 제격”
인터뷰 - 다니엘 메이란 SLBI(서울명품비즈니스교육원) 사장

블루벨코리아의 다니엘 메이란(59) 대표. 그는 2001년부터 프랑스 명품의 로컬 면세점 유통회사인 블루벨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블루벨코리아는 바바라 부이·모스키노 패션, 펜디·셀린 시계, 크리스찬디올 향수, 부르주아 화장품 등의 명품을 공급한다.

루이뷔통 CEO인 이브 카셀 추천으로 에어프랑스 부사장 직을 떠나 한국 명품시장에 발을 담근 지 벌써 8년째다. 그는 2003년부터 명품 브랜드의 이익단체인 코르베위원회 한국사무소 설립을 주도하면서 3년간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때 명품 브랜드 대표들을 만나고 시장을 경험하면서 한국 내 명품시장의 인재 육성이 시급함을 체감했다. 그가 ‘서울명품비즈니스교육원(SLBI, Seoul Luxury Business Institute. www.slbi.co.kr)’을 만들게 된 계기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 명품시장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상품은 명품인데 서비스나 이를 행하는 종사자가 명품이 아니면 진정한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없죠. 까다로우면서 똑똑한 명품 소비를 하는 한국 고객을 위해 명품 판매원들의 서비스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SLBI의 설립을 서두르게 됐죠.”

7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여는 서울명품비즈니스교육원은 프랑스의 대표적 상경계 그랑제콜인 HEC(Haute Etude du Commerce)의 교수진과 패션디자인스쿨 ‘IFM’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명품 전문 컨설팅회사인 ‘럭셔리 애티튜드’의 고객기업 네트워크와 프랑스의 명품산업 컨설팅 단체 ‘LBI’의 자본 등이 합쳐 탄생했다. 3년 안에 한국시장의 럭셔리 비즈니스와 관련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2010년부터 명품도시 파리에도 역수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홍콩·상하이·도쿄·두바이 등으로 명품비즈니스교육원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가 서울을 가장 먼저 택한 까닭은 뭘까?

“에어프랑스 근무 시절부터 중국·홍콩 등지에서 근무했습니다. 세계 명품산업이 판매량뿐 아니라 숍 내 서비스 등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아시아에 의해 주도될 것을 예감했죠. 그 중 교육에 대한 열의와 똑똑한 인재가 많은 한국이 명품 관련 교육기관을 설립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명품 서비스를 원하는 한국기업들의 직원교육도 담당하고 싶다는 것이 다니엘 메이란 사장의 꿈이다.


200907호 (200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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