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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신간 - 광기의 시대에서 정치의 도를 구하다 

 

적어도 150명은 족히 넘는다. 조선의 10번째 임금인 연산군이 12년의 재위기간 중에 죽인 사람의 수다. 선비들의 직언을 ‘능상(凌上: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깔보아 업신여김)’으로 규정해 목숨 빼앗기를 파리 잡듯이 했다. 그의 아버지(성종)가 대신들을 견제하려 후원했던 삼사(三司: 언론기능을 했던 사헌부·사간원·홍문관)의 신진사대부들을 왕권을 제약하는 눈엣 가시로 보았다.

욕정에 눈이 멀어 전국에서 뽑아 한양으로 데려온 여자가 1만 명을 넘었다. 한양도성의 인구가 10만 명이 채 되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다. 한편으론 풍류에 능했다. 에는 그가 남긴 125수의 시가 전해 내려온다. 그중 상당수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 낭만적인 시구에 섬뜩한 기운을 담았다. 그가 자주 승정원 관리들에게 어제시를 내리고 답시를 지어 올리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폭주하지 않았다면 ‘시문정치’의 상징으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었을 터이다.

은 연산군이 남긴 88편의 시를 통해 그의 광기와 고독을 추적한다. 여러 사료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역사서다. 폭정의 원인을 연산군의 불행한 성장 과정과 응축된 분노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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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호 (20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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