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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④]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기부와 지혜의 파동에 동참하라! 

고미숙 고전평론가
화폐에 대한 사랑이 맹목이듯, 에로스 역시 맹목인 시대… 소유에 대한 탐착 벗어나 사람 불러모으는 노년 맞아야
본성과 우주가 마주치는 덕목 중 가장 뚜렷한 항목이 기부와 지혜다. 기부 없는 지혜도 없고, 지혜 없는 기부도 없다. 그 흐름 속에서만이 신체의 역량은 증가한다. 그러니 간절히 발원하라, 기부와 지혜의 파동에 동참할 수 있기를!

“인간과 자연의 구별은 없다.” 산업 또한 “자연과의 근본적 동일성 속에서 파악”된다. “인간은 만물의 왕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온갖 형태 또는 온갖 종류의 깊은 삶과 접촉해 있으며…” “기관-기계를 에너지-기계로, 나무를 자기 몸으로, 젖가슴을 입으로, 태양을 엉덩이로 끊임없이 가지 뻗는 자, 즉 우주의 기계들의 영원한 담당자이다.”(들뢰즈/과타리, 김재인 역, , 28쪽) 요컨대 인간과 자연은 서로 맞서고 있는 두 항이 아니라 생산과 욕망이라는 차원에서 하나의 순환계를 이룬다. 음양오행론과 마주치는 지점도 여기다.

생산 혹은 욕망의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운동과 창조다. 들뢰즈/과타리 식으로 말하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라고 할 수 있다. 이 흐름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당연히 시작도 끝도 없다. 오직 접속(타자와의 마주침)과 변용(다르게 되기)만 존재할 뿐! 인간은 이 흐름에 참여할 때만이 신체적 역량이 증가한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때의 정서가 바로 ‘기쁨’이다. 반대로 흐름이 멈출 때, 다시 말해 접속도 변용도 일어나지 않을 때 신체적 역량은 감소한다. 그때 발생되는 정서가 슬픔이다. 슬픔을 떨쳐내고 기쁨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코나투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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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호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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