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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특별기획│월간중앙·타임리서치 여론조사] 전국 유권자 1011명에게 물었다! 제3지대의 리더는 누구? 

“안철수·반기문 유승민·손학규가 적임자”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유권자 10명 중 7명 정계개편 전망, 47%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제3지대 태풍의 눈 될 것”… 반기문 지지하는 전통 보수세력과 안철수 중심 중도·호남의 결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월간중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와 공동으로 제19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00만 명이 운집한 ‘제3차 촛불집회’ 바로 다음날인 11월 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임의전화걸기(RDD)를 통한 자동응답(ARS) 방식을 택했으며, 100% 휴대전화를 통해 표본을 추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월간중앙]·타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제3지대 리더의 적임자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8.4%로 1위에 올랐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7.6%로 오차범위 내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0.1%로 4위를 달렸다. / 사진·중앙포토
1. 정계개편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유권자의 65.2%는 “정계개편 등이 일어나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 등 현재 3당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는 전망은 28.0%였고, 6.8%는 응답을 유보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보다는 남성, 연령별로는 30대, 지역별로는 영남권에서 정계개편 등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보다는 야당과 무당층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현 체제가 지속될 것 같다는 의견은 수도권과 20대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해성 타임리서치 대표는 “새누리당 내 친박은 당의 주도권을 비주류에게 넘겨주더라도 새누리당의 틀을 유지한 뒤 후일을 도모하려 할 것이다. 반면 비박은 정계개편을 통해 대선에서 기회를 보거나 최소한 자신들이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려 할 것”이라며 “정치지형의 변화에 따라 비박의 집단탈당에 의한 메가톤급 정계개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2. 정계개편은 어떻게 진행될까


만일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두 개의 보수정당이 나올 것” 33.3%, “새누리당 비박이 탈당 후 국민의당과 함께 제3지대를 만드는 방식” 23.9%, “새누리당 비박과 더불어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모두 탈당해 포괄적 제3지대를 만드는 방식” 13.7%였다. 전체 응답자 중 29.1%는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하는 새누리당이 친박-비박으로 갈릴 것이란 전망이 다수인 데 비해 60세 이상에서는 비박이 국민의당과 결합하는 제3지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층과 무당층은 새누리당 분당 수준과 정계개편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다. 하지만 국민의당 지지층은 다수가 새누리당 비박계와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만드는 방식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박해성 대표는 “호남의 정서를 감안했을 때 평시라면 새누리당 일부와 국민의당의 연대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최순실 게이트가 오히려 보수세력이 바라던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되는 듯하다. 친박에 폐족(廢族)의 멍에를 씌우고 ‘전통보수+중도+호남’이 이뤄진다면 대선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 4일 의원총회에 앞서 새누리당 전체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최순실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3. 대선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가


내년 대통령선거가 친박 중심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제3지대 정당 등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질 경우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새누리당” 13.9%, “더불어민주당” 43.1%, “제3지대 정당” 30.0%였으며 13.0%는 응답을 유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월 25일 취임식을 마친 뒤 무게차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76.5%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새누리당 지지층은 49.7%가 새누리당, 25.8%가 제3지대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지지층은 23.0%가 더불어민주당, 57.2%가 제3지대 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선후보 지지층별로 보면 문재인 후보 지지층은 84.5%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으나 반기문 후보 지지층은 “친박 새누리당” 37.7%, “제3지대 정당” 33.4%로 지지가 갈렸다.

정현복 타임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아직 형태와 인물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3지대 후보 지지응답이 30%로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3지대가 더불어민주당으로는 넘어올 수 없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품는 빅 텐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백상 장기영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4. 제3지대 정당을 이끌 적임자는 누구?


정치인 7인의 이름을 순환해 제시하고 정계개편이 일어 날 경우 누가 제3지대 정당을 이끄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안철수” 18.4%, “반기문”과 “유승민”이 각각 17.6%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최근 정계 복귀한 “손학규” 10.1%, “박지원” 5.2%, “김무성” 4.4%, “정의화” 1.7% 순이었으며 25.1%는 의견을 유보했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55.0%가 반기문 사무총장, 국민의당 지지층은 46.0%가 안철수 의원이 제3지대 정당을 이끄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33.3%가 응답을 유보한 가운데 유승민 의원을 선택한 비율이 21.7%로 가장 높았다. 무당층에서는 ‘반기문’ 20.2%, ‘유승민’ 14.8%, ‘안철수’ 14.2% 순이었다.

한편 3번 질문에서 내년 대선 때 제3지대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경우(303명)에는 제3지대 정당 지도자 선호도는 ‘안철수’(26.3%), ‘반기문’(20.4%), ‘유승민’(17.1%) 순으로 응답했다.

박해성 대표는 “새누리당발(發)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전통보수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중도+호남의 결합 가능성도 작지 않아 보인다”며 “유승민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의 경우 지지율은 높게 나왔지만 ‘구체적인’ 자기세력이 적은 만큼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남대학교 정규직·비정규직 교수 170명이 11월 8일 교내 중앙도서관 앞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영남대는 박 대통령이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재단 이사장 등으로 재직했던 학교다. / 사진·중앙포토
5.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다섯 명의 외국 정상 중 현재 한국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지도자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한 결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44.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독일 메르켈 총리” 17.4%, “중국 시진핑 주석” 11.9%,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8.7%, “러시아 푸틴 대통령” 3.8%로 나타났으며 14.1%는 답변을 미뤘다.

전반적으로 시진핑, 두테르테, 푸틴 등 독재형 지도자보다는 오바마, 메르켈 등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는 20~30대 저연령층에서 특히 높았으며 여당보다는 야당 지지층에서 높았다. 40~5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독일 메르켈 총리가 가장 가깝다는 응답이 많았고, 40대에서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라는 의견이 10.2%로 다른 연령대보다 다소 우세했다.

박해성 대표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을 겪으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적 국정운영과 리더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독재형 리더십에 대해서는 공감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6.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후 지지 후보 바꾸었나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11월 12일 서울 세종로·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 명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 집회 등 일련의 상황을 고려해 최근 한 달 정도 사이에 지지하는 대선후보가 바뀌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59.7%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으나 “바뀌었다”는 응답도 33.8%로 적지 않았다. 6.5%는 응답을 유보했다.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3위를 차지한 문재인(23.4%) 전 대표, 반기문(16.7%) 유엔 사무총장, 이재명(14.5%) 성남시장의 지지층별로 보면 이재명 시장 지지층 중 61.9%가 한 달 전과 지지 후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최순실 정국’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이재명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부터 이재명 시장을 계속 지지해온 응답자는 35.5%에 불과했다.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 중에서는 13.2%, 반기문 사무총장 지지층 중에서는 23.1%가 한 달 전과는 지지 후보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 중 84.2%, 반기문 사무총장 지지층 중 66.6%는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지지 후보 변화가 없는 계속 지지층으로 분석됐다.

정현복 책임연구원은 “이재명 시장의 경우 특유의 간결하고 선명한 메시지가 젊은층에 어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최순실 정국’을 통해 얻은 인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612호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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