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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 자유한국당 쥐락펴락하는 홍준표의 실세 측근 ‘신5인방’ 

제 욕심 없는 사람 혹은 예스맨?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김대식·이영수·강남훈·나경범 등에다 홍문표, 류석춘 등 파워맨으로 ... 충성 경쟁 탓? 홍 대표의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에 대부분 순종

▎지난해 12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8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 후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송봉근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진 국회의원 신분이던 2009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 [변방]은 이런 결론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자신의 유년 시절과 청·장년 시절을 돌이켜 ‘변방 인생’이라고 칭하곤 했던 그였다. 그런 홍 대표가 네 번의 국회의원 선거(15~18대)에서 승리하고 2008년 여당인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그리고 얼마 뒤 펴낸 [변방]에서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 검사와 정치인 시절을 모두 변방에서 보내다가 드디어 나는 중심부로 들어왔다”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탈(脫)변방 선언을 한 것이다.

그 중심부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해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돼 ‘하방(下放)’한 이래 지난해 경남지사 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컴백할 때까지 그의 기준으로 보자면 줄곧 변방으로 밀려나 있었다.

지금은 어엿한 제1야당의 수장이다. 네 번의 국회의원, 두 번의 경남지사, 한 번의 집권여당 대선후보 관록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해 7월 보수의 적통을 자임하는 자유한국당 경선을 통해 대표 자리에 올랐다. 오매불망하던 정치의 중심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몰락한 보수 정당에는 이렇다 할 후보감이 없었다. 그나마 지명도를 갖춘 잠룡들이 하나둘 불출마로 돌아서면서 경남지사로 있던 홍 대표가 급조된 대안으로 대선에 뛰어든 것이다. 홍 대표 주변에 세력이 있을 리 만무했다. 지금의 ‘홍준표 사단’도 홍 대표가 끌어모았다기보다 그들이 홍 대표 주변으로 붙었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당의 공식 라인에서는 홍문표 사무총장, 윤한홍 조직부총장, 강효상 비서실장 등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홍 사무총장은, 홍 대표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주변의 반발을 무릅쓰고 그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기용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 직전 복당한 그를 그해 7월 당 사무총장에 기용한 것도 막강한 신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행정고시(32회) 출신의 윤한홍 조직부총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서울시, 청와대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할 만큼 가까운 인물로, 홍 지사와는 2013년부터 경남도지사 행정부지사로 본격 인연을 맺었다. 홍 지사의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쇄, 채무 제로 프로젝트 등 대표적 도정을 실무 차원에서 주도했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에 이어 자유한국당 조직부총장에 기용하면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강효상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홍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 비서실장 등 요직에 발탁되면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이들 3인은 당의 계선 조직에서 홍 대표를 보좌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자기 정치를 하는 현역 의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부산시장 선거를 목표로 하는 이종혁 전 최고위원, 경북지사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철우 전 최고위원 등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홍 대표의 사람으로 분류되지만 이미 독자 영역 구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배지를 달거나, 선거 승리를 우선시하는 이들은 목표가 분명하고 활동 반경도 제한돼 있어 홍 대표를 위해 온몸을 던지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김 원장, 자네는 지치지도 않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측근 인사들. 김대식 여의도연구소장, 이영수 KMDC 회장,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류석춘 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강남훈 공보특보(왼쪽부터).
차라리 홍 대표의 그림자 내지 외부 조력자로서 뛰는 이들이야말로 홍 대표와 긴밀하게 교감하면서 당 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파워그룹일 수 있다.

자유한국당 내부 동향에 정통한 이들이 홍 대표 핵심 참모를 꼽을 때 빠뜨리지 않는 인물이 있다면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을 들 수 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부산 동의대를 졸업한 그는 1995년부터 부산 동서대(일어학) 교수로 재직해왔다. 2000년대 초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정치권에 본격 발을 담근 이래 이 시장이 2007년 대선에 나서자 전국을 돌며 선진국민연대와 같은 외곽 조직을 만드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인수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지난해 대선 때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아 측근 보좌에 나서면서 홍 대표의 그림자 참모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해 7월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홍 대표는 원외 인사인 그를 현역 의원들이 맡던 당의 싱크탱크인(사)여의도연구원 원장에 지명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새 지도부에 입성했던 이재만 당시 최고위원조차 이 같은 파격적 인사를 두고 “당의 주요 당직을 측근 인사 꽂아 넣기 식으로 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홍 대표를 사로잡은 김 원장의 매력은 뭘까? 홍 대표를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대표가 싫어할래야 하기 힘든 캐릭터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은다. 홍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거친 언사와 막말이 고유한 캐릭터로 인식될 정도였다. 의사 표현이 직설적이고 저돌적인 홍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일은 진을 빠지게 하는 감정노동이기도 하다. 이런 홍 대표에게 어떤 얘기를 들어도 얼굴빛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가 대선후보 수행단장을 지낸 김 원장이라고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홍 대표는 좀 까다롭고 푹 내지르는 스타일이라 오래 모시는 참모들이 녹초가 되기 십상”이라며 “김 원장은 이를 좋은 얼굴로 잘 소화해낼 뿐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요령껏 의견을 개진할 줄도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 대표의 한 참모는 김 원장을 일러 “사람이 싹싹하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홍 대표가 김 원장의 의견은 잘 받아들이는 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지도 모른다. 김 원장 본인도 “홍 대표가 가끔 ‘자네는 지치지도 않나’라며 신기한 듯 바라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 눈에 김 원장은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으로 비쳐진다는 말로 해석된다.

김 원장의 인생 멘토 3인에 홍 대표가 들어간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김 원장은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동서대 설립자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은 내 교육의 멘토이며, 나를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발탁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나의 행정 멘토”라고 전제, “홍 대표는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줬다는 점에서 나의 정치 멘토”라고 규정했다.

“신세는 홍 대표가 내게 진 것”


▎지난해 12월 일본을 방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관계자들과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자유한국당
정치란 게 원내 감정적 친밀감이나 일방의 인내만으로 굴러가는 건 아니다. 정치는 비즈니스처럼 냉엄해서 ‘기브 앤 테이크’ 또한 분명하다. 여의도연구원장이라는 자리도 그저 주어진 게 아니라는 게 자유한국당 내부를 잘 아는 이들의 시각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조직한 전국적 네트워크도 김 원장의 탄탄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의 휴대전화에 입력된 번호가 4만 개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지난해 5월 대선에 이렇다 할 준비도 없이 뛰어들었다. 변변한 조직과 자금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당시 홍 대표가 유세 현장에 적지 않은 청중을 끌어모은 것도 김 원장의 조직 동원력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망해가는 정당의 대선후보로 나선 홍 대표에게 그는 든든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공로에 힘입어 여의도연구원장이라는 감투가 주어졌으리라는 해석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그는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의 해외 인맥과 조직은 야당으로 전락한 자유한국당 홍 대표가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리는 데도 중요한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은 당협위원장 직무평가, 지방선거 공천 준비에 관계되는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조직이기도 하다. 홍 대표가 그에게 이런 중요한 조직을 맡긴 것도 김 원장에게 힘을 불어넣게 하는 요인이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당내 견제와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여연이 지역 정치인 줄세우기 등 홍 대표의 사당(私黨)화에 동원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부산의 [국제신문]은 최근 여연이 당협위원장 희망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에게 여연 산하 각종 위원장 직함을 남발하면서 홍준표 계파 심기에 나섰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당무 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한 일부 현역 의원은 “친홍(親洪) 실세 3인방이 줄세우기 당무 감사를 자행했다”며 김 원장을 비롯한 홍 대표 측근 인사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당협위원장 선임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홍 대표가 누가 옆에서 얘기한다고 들을 사람도 아니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나아가 그는 홍 대표의 용인술을 일러 “자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사람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적지 않은 사람이 이영수 케이엠디시(KMDC) 회장을 홍 대표의 측근 인사로 꼽는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홍 대표의 의식 저변에는 소외와 비주류라는 심리가 자리한다. 콤플렉스를 충분히 극복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당 대표가 되기까지 외부의 지원도 적지 않았다. 그 외부의 조력자로 인식되는 이가 바로 이영수 회장이다. 보수진영의 한 분석가는 “정치는 결국 돈과 조직”이라며 “이를 해결해주는 사람과 손을 잡게 된다면 그중 한 명이 이 회장”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민자당 시절부터 보수정당의 청년 조직에 관여해온 정통 보수맨으로 구 여권 실세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두텁다.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민자당 후보 수행단장, 1997년 대선에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경호실장을 지냈다.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거쳐 2007년 대선 때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유세본부장을 지내는 등 역대 대선에서 전국적 조직 가동이 가능한 마당발 인사로 손꼽힌다. 지난해 대선에선 전국 18대 지부 등 총 30만 회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진 ‘뉴한국의 힘’을 기반으로 홍 대표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자유한국당 주변에서는 “당 대표 경선이든, 대선이든 보수 진영에서 일을 도모하자면 이영수 회장이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 회장 자신도 “나는 특정 개인이 아닌 보수우파의 관점에서 정당의 인물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이 회장이 홍 대표와 본격적 인연을 맺은 건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장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홍 대표를 거들었다. 그 뒤 두 번의 당 대표 선거와 경남지사 선거 때도 돕는 등 홍 대표가 가는 길목에 늘 이 전 회장이 함께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대선과 7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도 마찬가지. 그래서인지 그는 “홍 대표가 내게 신세를 졌다면 진 것이지 내가 홍 대표에게 신세 진 건 없다”고 자신했다. 자신이 홍 대표의 복심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홍 대표와 내가 상하관계가 아니므로 복심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나아가 “나는 킹메이커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며 “내 자신이 정치를 할 생각이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친홍(親洪)의 저수지 ‘경남도 사단’


▎지난해 5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서울 대한문에서 열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 진영 정치인들의 그에게 더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도 하겠다. 홍 대표의 다른 측근 인사는 이 회장을 일러 “당의 외곽에 있지만 조직을 가진 인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올 6월 지방선거 경남지사 자유한국당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이 회장과는 동서지간이다.

진보 진영은 이 회장을 보수 진영의 자금줄로 보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컨대 2011년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배후로 이 회장을 지목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이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근거 없는 음해에 대해 깊은 분노의 뜻을 표하며, 야당의 배후설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국회의원 시절 ‘저격수’ ‘독고다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계보나 파벌과 무관한 아웃사이더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이라기보다 경제인이라는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의 인맥을 자신의 대선 가도에 적극 동원하고 청와대 요직에 등용했다. 홍 대표 주변에도 경남지사 시절 호흡을 맞춰본 이들이 손발 노릇을 하게 마련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경남도 정무부지사·정무특보를 지내고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역임한 조진래 전 국회의원, 언론인 출신으로 경남도 공보특보로 활동한 강남훈 당 대표 공보특보를 들 수 있다. 또 경남도 국회대책특별보좌관을 지낸 심재득 당 대표 사회특보, 경남지사 비서실장을 거친 정장수 당 대표 공보특보 등도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홍 대표의 영남고 후배이기도 한 조 전 의원은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홍준표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으로 일했다. 홍 대표와는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18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함께했고, 경남개발공사사장 시절 경남도 재경 기숙사인 남명학사 건립 등 정책사업에도 힘을 보탰다.

강남훈 공보특보는 홍 대표의 경남지사 시절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시절 언론을 총괄적으로 담당한 까닭에 홍 대표의 정책·정치 노선에 정통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향인 경남 고성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현지 동향을 홍 대표에게 전달하는 등 안테나 역할을 수행하리라는 추측을 낳는 측근이다.

경찰공무원 출신인 심재득 사회특보는 오랜 세월 정당과 국회 출입 업무를 담당한 이력이 말해주듯 시중 여론 수렴에 능통한 인사다. ‘경남도 사단’의 주요 인사들이 지방선거로 차출된 빈자리를 메우는 등 실질적인 총괄 특보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누가 홍 대표의 목에 방울을 달까?


▎경남지사 시절인 지난해 3월 대구를 찾아 ‘혼란기의 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한 홍준표 대표.
경남도 서울사무소장을 역임한 나경범 비서실 부실장은 홍 대표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오래 함께한 까닭에 남다른 포지션을 갖는다. ‘성완종 리스트’ 건으로 곤욕을 치른 홍 대표와 마찬가지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사선(死線)을 함께 넘은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궂은일을 포함한 대소사를 떠안는다면 그가 적임이며, 또 홍 대표에게 직보가 가능한 인물이라고 당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요즘 홍 대표가 각별하게 생각하는 인사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직을 최근 내려놓은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들 수 있다. 홍 대표는 새해 들어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 등 주요 행사에 가급적 류 교수와 동행하고자 한다는 게 홍 대표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측근 인사는 “자유한국당 내에서의 류 교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그널”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한번 ‘필’이 꽂히면 끝까지 가는 홍 대표의 스타일로 볼 때 앞으로 구성될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류 교수가 기용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홍 대표 주변에서는 신(新)실세 그룹이 등장한다면 류 교수가 그 중심에 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최근 홍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두고 골머리를 앓는다. 그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당 안팎의 반대 여론이 숙여지지 않는 탓이다. 반대파들은 올 6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자면 홍 대표가 대구로 갈 게 아니라 수도권 등 접전지역 내지 험지에서 선거를 지휘하는 게 타당하다는 논리를 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구에 출마할 의향이 없으며, 대구를 구심점 삼아 전국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홍 대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보수 지지층은 진정성이나 결연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황 평론가는 “홍 대표가 경남지사 생활을 하면서 중앙정치의 감각이 무뎌진 건 아닌지 궁금하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핵심 참모들은 홍 대표에게 시중의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고 직언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주변에서는 자칫 지방선거 이전에 홍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경고음마저 나온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주요 후보자 공천이 완료되고서도 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선거 전에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보수 진영 내의 물밑 기류를 짚었다.

홍 대표의 한 핵심 참모는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신청 건에 대해 “대구 의원들의 요청에 의한 결정”이라며 “(권위주의 정권 시절) YS가 부산을, DJ가 호남을 사수했듯 홍 대표도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확고히 다지고자 어렵게 내린 단안”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모 역시 “일부 보수층의 부정적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홍 대표의 대구행(行)은 지방선거 너머 그 이후까지 바라본 전략적 산물”이라고 총선, 대선까지를 바라본 포석임을 시사했다.

이쯤 되면 홍 대표에게 재고 진언을 하려는 참모가 있어도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게 내부의 분위기로 와 닿는다. 자칫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예스맨’들만 목청을 높이는 건 아닌지 홍 대표 본인이 둘러볼 문제다.

-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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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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