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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국회 문턱 넘은 의료용 대마 합법화 현실화 되나 

“마약사범 낙인 찍혀도 고통 없이 살고 싶어요”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난치성 질환 치료 효과 높아 외국에선 판매 자유롭고 연구개발 활발…국내에선 규제에 막혀 국제 경쟁 뒤처지고 의료·산업용으로 활용 불가

▎난치성 질환 치료 목적의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지난 8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치병 환자 가족들이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을 이끌고 있는 강성석 목사.
김미혜(가명): 저는 다섯 살 뇌종양 아기 엄마예요. 국내에선 수술이 불가능해 시한부 판정을 받았어요. 방사선 항암치료를 할 수는 있다지만 말 그대로 ‘할 수만 있을 뿐’ 치료한다고 끝이 달라지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부모로서 아이를 포기할 수 있겠어요. 비용 생각하지 않고 좋다는 건 다 받아봤는데 상태는 나빠져만 갔어요. 그러다 대마 오일이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외국의 지인을 통해 구입했어요. 정말 마지막 희망이었어요. 그런데 통관 과정에서 세관에 적발이 됐어요. 평범한 주부일 뿐이었는데 졸지에 마약밀수 사범이 된 거죠. 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는 동안에도 처벌이 무섭다기보다 아이를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는 사실에 더 두렵고 괴로웠어요. 단지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것뿐인데….

차성우(가명): 저는 CRPS 복합부위 통증증후군이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추락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수술을 받았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이후부터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을 때 느끼는 고통이 24시간 계속된다고 생각하시면 어느 정도 통증인지 짐작 가시겠죠? 병원에서 처방해 준 마약 패치와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해 겨우 견디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마초가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얘길 듣고 몰래 피워 봤어요. 그동안 진통제로도 통증을 잊기가 어려웠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어요. 심리적으로도 많이 안정이 됐고요. 주치의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외국에선 대마초도 처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불법이라고 하시더군요. 계속 불법인 걸 알면서도 음성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어서 중단했어요.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이 통증을 이기며 살아갈 방법도, 힘도 없습니다. 안락사를 생각해 봤는데 그마저도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더군요. 저를 대마초 사범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좋습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이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어요.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뿐인 것 같아요.

황주연·최익준: 저희 부부는 의사예요. 일곱 살짜리 아들이 ‘가스토레녹스증후군’이란 난치병을 앓고 있어요. 뇌전증(간질)의 일종이에요. 하루에도 10여 차례씩 경기(발작)를 일으켜요. 그럴 땐 옆에서 몸을 붙잡고서 항경련제를 먹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독성이 강한 항경련제를 먹고 나면 아이는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해요. 멍한 눈으로 축 늘어져 있기도 해요. 의학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봤지만 나아지지 않더군요. 해외 신경학 논문과 미국뇌전증학회 자료를 뒤지다가 대마초 추출 성분인 CBD 오일이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견했어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미국 홈쇼핑 사이트에서 공개적으로 팔고 있길래 직구를 했어요. 약을 받아서 아이에게 먹여봤더니 눈에 생기가 돌더군요. 병원에서 한 뇌파검사 결과도 많이 호전된 걸로 나타났어요. 주치의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추가로 주문을 했는데 세관에 적발됐어요. 이게 불법인지도 몰랐어요.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니 마약범처럼 소변과 머리카락 검사를 하는 거예요. 주치의 소견서를 제출하고 여론의 도움도 받았어요. 다행히 담당 검사도 저희 처지를 이해해 줘서 기소유예 결정을 받았어요. 하지만 저희에게 마지막 희망이었던 치료제는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됐어요. 저희처럼 CBD 오일을 필요로 하는 난치병 환자 가족이 적지 않아요. 중독성이 강한 모르핀과 같은 마약류는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외국에선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대마 추출물을 왜 국내에선 엄히 금지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불합리한 규제라면 지금도 절망에 빠져 있는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하루빨리 개선해 주길 바랍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안타까운 실제 사연이다. 이들의 숙원은 단 하나,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돼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다. 대마 추출물을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구하거나 직접 외국에 나가 사서 몰래 들여오기도 한다. 적발되면 ‘마약사범’이란 딱지가 붙지만 이들의 유일한 희망의 끈이기에 처벌도 감수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법 앞에 무릎 꿇은 난치병 환자들의 눈물


▎1975년 말 박정희 정권은 대마초 일제 단속을 벌여 당대 인기가수 등 50여 명의 음악인들을 잡아들였다. 이듬해 최고 사형에 처하도록 한 대마관리법이 제정됐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돼 법정에 선 가수 윤형주(오른쪽).
이들이 ‘마약사범’이란 딱지를 떼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1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9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개정안은 ‘국내에 허가된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 없어 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대마에서 유래한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을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의료용 대마 추출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마약관리법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해 자가 치료를 위한 의료용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을 수입할 길을 열어줬다.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1월 식약처가 정부 입법으로 개정안을 국회에 낸 적이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의 무지와 선입견의 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합법화의 취지보다 대마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커서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법안 심사에 참여했던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이듬해(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마초를 찬성한다’는 오해를 받게 될까 봐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안은 결국 처리시한을 넘겨 무효화됐다.

‘최고 사형’ 구시대가 낳은 대마초 엄벌주의


▎미국 등 해외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시판되고 있는 대마오일(CBD oil).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는 다양한 대마 추출 건강보조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대마합법화운동본부, 아마존 홈페이지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무지했는지 잘 나타난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2015년 11월 17일 열린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특별히 국내 의학계에서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 흐름 때문에 한다고 하는데, 식약처에서 굳이 이렇게 하려고 하는지 잘 공감이 안 된다. 의약품을 어디서 개발하는데 식약처가 정리를 안 해줘서(개발을) 못한다, 이런 것도 아닌데 왜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부분의 의원도 법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질문을 하며 시간을 끌다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당시 합법화를 애타게 기다렸던 난치성 질환자 가족은 “의원들의 토론 내용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의료용 대마 이슈에 대해 전혀 준비하지 않은 티가 역력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전망이 밝다. 최근 들어 난치성 질환자와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치료 목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설 시민단체인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가 만들어졌다. 이어 8월에는 비영리단체인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가 출범했다. 카나비노이드는 대마의 성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의료용 활용 가치가 높아 의학계에게 주목하는 물질이다.

대마를 사회악으로 규정해 금기시된 건 20세기 들어서부터다. 이전까지는 인류가 의료용으로 이용했던 천연물 의약품으로 대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서 대마초를 진통·안정 효과가 있는 약초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대마초를 의료용으로 사용한 건 약 5000년에 이른다.

대마초 금지는 그 자체의 중독성보다 사회적 분위기와 더 깊은 관련이 있다. 세계적으로 대마초가 금지화된 시기는 1960~70년대에 집중돼 있다. 반전운동과 저항적 청년정신이 확산되던 시기다. 미국에선 닉슨 정부가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히피 세력의 억압 수단으로, 국내에선 박정희 정권이 히피 영향을 받은 반체제 성격의 포크 문화를 억압하려는 수단으로 대마초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1975년 말 느닷없는 대마초 단속으로 가수 등 당대의 대중음악가 50여 명이 연루된 ‘대마초 파동’을 계기로 제정된 대마관리법은 최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이를 정도로 처벌이 가혹했다. 2000년에 대마관리법이 폐지되고 마약류관리법으로 통합됐지만 대마초에 대한 엄벌주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의 강성석 목사는 “마약이어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가 있는데 대마는 그냥 향정신성약품도 아닌 별개의 마약으로 분류돼 의료용으로 사용할 가능성마저 차단됐다”고 말했다.

1990년대 들어 대마초의 의학적 가치가 다시 조명되기 시작했다. 1992년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의료용 대마 생산과 제작을 법으로 허용했다. 이어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9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다. 캐나다는 2001년 화학요법에 의한 항암치료의 부작용 등을 완화하기 위해 의료용 대마를 허용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했다.

의학계가 주목하는 대마초의 성분은 약의 주재료인 칸나비디올(cannabidiol)이다. 국내에선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제조와 유통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도 효능을 인정한 의약품 원료로 활용 가치가 높다. WHO는 지난해 11월 제네바에서 열린 약물의존성 전문가위원회에서 “의료용 대마가 뇌전증과 완화 치료에 유용한 치료법이며 중독 위험이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칸나비디올은 알츠하이머·파킨슨병·뇌전증·정신병·불안·우울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중독성 환각물질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을 뺀 대마 오일(CBD oil)은 특히 뇌전증 증세 완화에 뚜렷한 효과를 보인다. 독성이 강해 유·소아에게 쓰기 어려운 항경련제에 비해 부작용도 적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CBD 오일을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해 편의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한다.

하지만 이를 직접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면 불법이다.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에 따르면 대마 오일을 직구했다가 마약 밀수 혐의로 세관에 적발된 건수가 지난해에만 80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검찰과 법원도 사정을 어느 정도 참작해 형량을 감경해 주는 편이다. 지난해 6월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대마 오일을 직구한 김모씨에게 법원은 6개월의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뇌전증 환아를 둔 황주연씨도 해외에서 주문한 대마 오일이 세관에 적발됐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의료용 대마의 장점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의약품과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 물질이란 점이다. 대마초의 환각을 유발하는 THC 성분을 빼면 환각성과 중독성이 전혀 없는 의약품 개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외국에선 이미 의료용 대마 연구와 의약품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외국은 개발 경쟁 치열… 한국은 걸음마도 못 떼


▎일본의 건강정보 제공 웹사이트에 올라온 의료용대마 추출물 소개 기사.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25일 CBD 오일을 정제해 만든 항경련제인 에피디올렉스를 의료용 약물로 승인했다. 뇌전증이나 삼차신경통, 당뇨병성 신경증, 두통, 양극성 감정장애, 알코올의존증 등의 치료용으로 사용 범위가 넓다. 2005년 캐나다 정부가 승인한 사티벡스는 다발성경화증과 암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하루에 12달러 정도로 비용 부담도 적다. 강 목사는 “부작용이 큰 벤조디아제핀계가 아닌 천연물 의약품이 항경련제로 인정받은 것은 대마를 의료용으로 사용해 왔던 수천 년의 역사가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도 “FDA의 대마 추출 의약품 승인 소식은 한국 의료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고 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대마에 엄격하지만 CBD 오일과 같은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2016년 교토에서 세계 의료용 대마 활동가들이 모인 토론회에 직접 패널로 참석하는 등 대마 활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도 의료용 대마 처방과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정부는 2003년부터 대마 재배를 합법화하고 연구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대마 관련 특허 600개 중 절반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대마 재배와 의료용 대마 연구 개발에 적극적이다. 전 세계 의료용 대마 관련 특허의 절반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소개된 중국의 대마 산업 관련 기사.
하지만 국내에서는 축적된 연구 성과가 거의 없다. 2013년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대마의 THC 성분이 위암 세포를 죽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한 결과나, 경상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연구진이 카나비디올(CBD) 성분이 소아청소년 난치성 뇌전증의 새로운 치료 옵션(방법) 중 하나라고 발표한 것 정도다. 마약관리법상 대마초를 연구용으로 이용하는 건 허용돼 있지만 제품 개발과 상업화를 철저히 막혀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신약 개발업체 관계자는 “연구해 봤자 내다팔 수도 없는데 누가 돈 들이고 까다롭게 허가를 받아 연구하려고 하겠느냐”며 “이미 연구와 개발 성과가 풍부한 외국과의 수준 차이가 크고 특허권 때문에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Green Gold’가 규제에 묶여 버려지고 있다


▎국내에선 안동시가 대마 산업 장려를 위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안동은 전통적으로 품질 좋은 삼베의 주산지다. 대마 재배를 하고 있는 안동포마을 농민들.
국내에선 경북 안동시가 대마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다. 안동은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던 안동삼베(안동포) 주산지다. 지금도 안동포마을에 2만6000㎡ 규모의 대마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 삼베에 뒤처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 삼베 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대마 부산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대마는 식품·섬유·의약품·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를 인정받아 ‘그린 골드(Green gold)’라고 불리는 신성장 산업의 핵심 원료”라며 정부가 전향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권 시장은 “대마가 치매에 효과적이라는 게 우리 시 자체 통계에서 입증되기도 했다”고 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3만5490명 중 최근 10년 간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은 2459명으로 6.9% 정도다. 그런데 대마를 취급하는 안동포마을의 노인 180명 중 치매 환자는 단 한 명(0.6%)으로 집계됐다. 권 시장은 “삼을 제조하는 공정에서 침을 바르는 행동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유용 물질이 뇌의 노화 지연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국회에 오른 의료용 대마 합법화 법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이번에 허용하는 품목은 의약품에 한정된다. 국내에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자에게 한정해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 CBD 오일처럼 의약품으로 허가 받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대마 추출물은 치료 목적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수입과 사용이 금지된다.

뇌전증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발작을 일으킨다. 희귀의약품센터에 신청해 약을 받을 때까진 약 2개월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난치성 질환자와 가족들은 “필요할 때 의사 처방을 받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는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협회는 지난 8월 창립총회에 이어 이스라엘에서 카나비노이드를 처음 발견했던 연구진 멤버였던 츠미 벤트위치 이스라엘 사해과학연구소장과 협약을 맺고 국내 시범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축적한 연구 성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의료용 대마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계획”이라며 “의료단체들과 더불어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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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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