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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건강의 배신 | 헬스케어 산업이 퍼뜨린 ‘무병장수 판타지’ 

 


오늘날 우리는 자신을 잘 절제하고 생활방식을 관리하면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약속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수많은 헬스케어 산업들은 때로는 건강과 젊음을 돌려주겠다고 유혹하며, 때로는 불안을 조장하거나 협박하며, 자신들이 제시하는 규칙과 조언만 잘 따르면 누구나 ‘성공적 노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제 이들은 ‘나이를 거스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이를 되돌려 주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노화를 질병이자 적으로 규정하면서. 사회가 건강과 장수에 집착하도록 부추기는 주장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제대로 검증된 근거는 없다. 저자는 노화가 일어난 이유를 논할 때도, 이전까지의 삶(과로, 유전적 결함, 가난)이나 물리적 요인(재산, 교통수단, 사회적 지지)을 완전히 배제한 채 전적으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순점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현대의 의학과 건강 산업 전반에 회의를 가진 저자는 병원과 의료계 현장으로 뛰어들어 현대 의학이 증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주장, 즉 헬스케어가 무병장수를 보장한다는 약속이 정말인지 샅샅이 돌아본다.

실리콘밸리로 파고들어 ‘마음 근육 단련’으로 영생을 이루겠다는 그들의 꿈이 실현 가능한지도 따진다. 그리하여 이 모든 산업과 열풍의 근간이 되는, 우리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과연 사실인지 검증한다.

‘언제부터 생로병사가 이토록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일이 되어 버렸는가?’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함으로써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질문들을 독자에게 던진다. 책을 읽는 동안 당연시됐던 사회적 통념과 가치관들이 재해석되는 것을 경험한다.

- 박호수 인턴기자

201909호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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