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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 ‘인구절벽’ 시대 국제화로 살길 찾는 대학들 

숙명여대, 유학생 국적 다양성 2위 ... 경희대, 교환학생 1429명 최다 

국내 학생 줄고 등록금 동결 속 유학생 10년 새 두 배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외국인 교수 비율 등 질적 노력도 분주


▎한국외대 국제여름학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 사진:한국외대
한쪽 벽면에 거울이 붙어 있는 연기연습실. 황정이(黄靖怡·20)씨가 혼자 연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영화배우가 꿈인 황씨는 지난해 재학 중이던 중국 광둥외국어대에서 중앙대 글로벌예술학부 입학을 위한 실기시험을 치르고 9월에 TV방송연예전공 18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해 즐겨 봤다”며 “한국에서 연기를 배우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황씨처럼 한류 스타의 꿈을 안고 한국으로 날아온 유학생을 포함해 이 학과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총 200여 명이다.

중앙대는 이 학과를 신설하면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큰 중국 대학들을 발굴했다. 교수들이 현지에서 실기 전형을 심사하며 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노래와 악기 연주연습실, 방송 스튜디오, 1인 미디어실, 녹음실 등도 새로 마련했다. 홍준현 국제처장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기 원하는 분야와 우리 학교가 강점이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시장 분석을 거쳐 학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중앙대는 ‘글로벌 캠퍼스 구축’을 발전 계획의 하나로 발표했다. 중국 저장대 등 6개 대학에서 중앙대 입학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홍콩 대학들과는 편입학 협정을 맺어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하기도 한다. 중앙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6년 1817명에서 2019년 2902명으로 3년 만에 1000명 이상 늘었다.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주요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균관대는 재학생 대비 외국인 학생 비율이 15%(언어능력 충족 여부에 따른 가중치 반영)로 가장 높다. 3782명의 유학생이 학위 취득 목적으로 성균관대를 찾았다. 유학생의 질적 수준도 높았다. 교육부가 권고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언어 능력인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또는 토플(TOEFL) PBT 530점 수준 이상인 학생의 비율이 89%다. 이 대학은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도 47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 초 겨울방학에 신설 운영한 국제동계학기에 2000여 명, 국제하계학기에 15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이 성균관대를 찾았다. 학교 측은 “외국인 교수의 비율도 1996년 3.5%에서 올해 11%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캠퍼스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100개 국가에서 찾아오는 서울대 다양성 1위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크게 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소속된 외국인 유학생은 16만165명으로, 지난해(14만2205명)보다 12.6%(1만7960명) 늘었다. 2009년 8만여 명 수준이던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올해 평가 결과 ‘외국인 학생 다양성’ 지수가 가장 높은 대학은 100개 국가에서 찾아온 서울대였다. 이어 숙명여대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숙명여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카메룬·에티오피아·에콰도르·과테말라·독립국가연합(CIS,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국가들) 등 42개국과 협력을 맺고 학생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대학은 국제교류협력 프로그램의 운영 지원을 위해 CIS 출신의 직원도 채용했다.

한국외대(외국인 학생 비율 8위, 교환학생 비율 3위)는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 세계 대사관과 재외공관의 추천을 받아 해외 친한(親韓)파 엘리트를 육성하는 ‘IDS(International Diplomatic Scholarship)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유학생에게는 4년간의 학부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고 기숙사를 우선 배정해주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총 42개국 128명의 장학생이 선발됐다.

외국인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수업의 선택폭을 넓히는 학교도 있다. 세종대(외국인 학생 비율 7위, 외국인 교수 비율 7위)는 경영학·행정학·호텔관광경영·컴퓨터공학 전공에서 수업 전 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트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어로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많아지면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네팔·파키스탄 등 새로운 국가에서도 유학생이 유입됐다. 내년 신학기부터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실용음악·경제학과에도 영어트랙을 신설할 방침이다. 세종대는 “본교 외국인 유학생 중 55%가 영어트랙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으며, 현재 약 60개국으로부터 유학생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학생들에게는 각 대학이 해외 파견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는지가 관심사다. 어학연수·교환학생 등 해외 경험이 ‘스펙’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학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학생을 해외로 파견한 곳은 경희대(1429명)였다. 그다음으로 고려대(서울, 1424명), 한국외대(1415명), 성균관대(1156명), 동국대(서울, 985명) 등의 순이었다.

재학생 수 대비로는 부산외대가 교환학생을 파견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9.5%, 정규학기 기준). 지난해 기준 학부 및 일반대학원 재학생 8811명 중 838명을 해외로 보냈다. 다양한 제도와 지원 정책 덕분이다. 특히 본교에서 2년, 해외 대학에서 2년을 수학하면 두 개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해외 복수학위 취득 제도’를 적극 시행 중이다. 미국 센트럴미시간대학, 영국 브래드퍼드대학, 호주 퀸즐랜드대학 등 12개국 66개 교와 협정을 맺고 있다. 이 밖에도 해외에서 1학기 또는 1년간 공부하면 학점을 인정하는 ‘해외 장단기 수학 제도’, 자매 대학에서 1학기 동안 영어를 공부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해외 영어학기 제도’ 등을 운영한다.

-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최은혜·김나윤 중앙일보 기자 / 이태림·장유경·정하현 연구원, 김여진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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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호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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