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심층취재

Home>월간중앙>특종.심층취재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 인터뷰|종합 6위 지킨 경희대 박영국 총장 대행 

경희대, 국제화 노력 결실, 호텔관광대학 세계 톱10 올라 

의·치·한의·약학 등 기존 간판 학과 외 첨단 공학 분야 성과
강의실에서 교수 권력은 끝나, 지식의 융합 고민해야


▎박영국 경희대 총장 대행은 “예술대생들이 코딩을, 의대생들이 인문학을 배우고 고민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며 변화의 방향을 설명했다.
국내 대학 중에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학과가 있는 대학은 어디일까. 답은 경희대이고, 해당 학과는 호텔관광이다. 지난해 세계대학평가기관인 상하이자오퉁대(上海交通大) 평가에서 호텔관광분야 8위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학부)이 올랐다. 교수들이 외국 대학교수들과 연구 협력을 한 실적이 높게 인정됐다.

경희대는 올해 평가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순위(6위)를 유지했다. 교수연구 부문이나 학생성과 부문 등에서 두루 좋은 실적을 냈다. 박영국 경희대 총장 직무대행은 “대학은 연구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만들고, 교육을 통해 지식을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며 “평가가 없었다면 대학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는 현재 총장 선거 중이다. 신임 총장이 나올 때까지 대학 행정은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이 맡고 있다.

평가가 대학을 바꿨나?

“그렇다. 얼마 전 교수 등 구성원들이 대학평가를 놓고 컨센서스(합의)를 이뤘다. 대학이 평가에 경도돼 교육과 같은 대학 본연의 역할을 소홀하게 수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평가는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측정하는 것이며, 측정되지 않으면 우리가 잘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나왔다. 대학평가는 대학 발전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수험생들이 왜 경희대를 선택해야 하나?

“수험생들이 왜 대치동에 가나, 다른 곳에 갈 수도 있을 텐데. 머리 싸매고 경쟁하며 공부하는 분위기 때문 아닌가. 클럽 가면 춤추고 싶은 분위기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에 오면 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위기에 젖을 수 있다.”

1학년 전원 세계시민 교양교육

입학생들은 어떤 교육을 받게 되나?

“1학년 때 명품 교양교육을 받을 수 있다.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 전원이 이수하고 있는 '후마니타스칼리지'라고 하는 교양교육과정을 말한다. 2019학년도부터는 세계시민교육을 시작했다.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기후위기, 생태환경 문제, 빈곤, 불평등, 민주주의 위기 등 시대적 난제가 학생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빅뱅에서 문명까지’ 같은 수준 높은 강좌를 접하고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해보는 ‘독립연구’도 한다.”

요즘 학생들이 기후변화 등에 관심을 가질까?

“지난 9월 본교에서 열린 제38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제정 기념행사(피스 바 페스티벌) 때 피터 와담스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을 둔 기후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450여 좌석이 다 찰 정도였다. 요즘 학생들이 이러한 전 세계적 문제를 자기 전공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할 수 있게 가르친다.”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겠다.

“이제 강의실에서 교수들의 권력은 끝났다. 교수가 아는 지식은 이미 학생들도 알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치의학 전공 지식 관련 동영상도 유튜브에 수백 개나 올라와 있다. 교수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융합시대에 어떻게 자신의 전공 지식과 다른 학문의 지식을 융합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칠지 고민해야 한다. 대학의 교육과정도 융합 쪽으로 가고 있다. 예술대생들이 코딩을, 의대생들이 인문학을 배우고 고민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

경희대의 간판 학과는 의대인가?

“의대·치대·한의대·약대 등이 전통적인 간판 학과였다면 호텔관광대학과 공학 계열의 정보디스플레이학과(서울), 소프트웨어융합대학(수원 국제캠퍼스)은 요즘 뜨고 있는 분야다. 특히 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휠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독보적인 첨단 학과다. 중앙일보 평가에서도 현장실습 항목이 있는데 정보디스플레이학과 학생들은 산업체에서 4주간 인턴십 과정을 경험한다.”

외국인 학생들도 캠퍼스에 많이 보인다.


“현재 180개국에서 6000명(비학위 과정 포함)이 와 있다. 중국 학생 일변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동남아 지역과 중남미 등에서도 유학을 많이 온다.”

재정적인 측면은 어떤가?

“올해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3년간 총 210억원을 지원받는다. 전국 최대 규모다. 이런 재정을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실적을 갖춘 교수들을 영입하고, 이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박영국 총장 대행 약력
■ 1981년 경희대 치대 졸업
■ 2013년 경희대 치과대학병원장
■ 2014년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장
■ 2017년 FDI세계치의학연맹 교육이사
■ 2018년 11월 경희대 총장 대행 겸 서울부총장

- 강홍준 중앙SUNDAY 사회에디터 kang.hongjun@joongang.co.kr

201912호 (2019.11.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