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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 ‘인류를 보듬는 어머니 사랑’ 

“지구촌 가족의 행복을 위해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최경호 월간중앙 취재팀장
■코로나19 팬데믹 속 여성·아동·난민 지원… 국경 초월 복지활동
■글로벌 인도주의 활동가이자 ‘더불어 사는 삶’ 일깨우는 계몽가
■인류를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봉사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응원하며 희망 나누는 일에 매진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코로나19 때문에 봉사를 많이 못해서 아쉬워요. 이웃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하는데…. 맛있는 김장김치 드시면서 좋아하시던 어른들 얼굴이 생각나네요.”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의 문이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개인과 사회, 국가와 세계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때, ‘희망의 대명사’로 불리는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약칭 위러브유) 회장을 만났다. ‘인류 평화와 행복’이라는 전 지구적 목표를 향해 수많은 세계인의 인도적 활동을 이끌고 진취적 변화를 만들어온 인물이다.

장길자 회장은 인권 보호와 차별 없는 사회 조성, 전쟁 없는 세상과 평화 구현을 위해 평생 헌신해온 인도주의 활동가이자, 나눔과 봉사로 서로 돕고 보살피며 더불어 사는 삶을 일깨워온 계몽가다. 그 행보에는 온 인류를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는 ‘어머니의 마음’이 있다. 인터뷰는 12월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최근 중미 국가 온두라스 이재민 구호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년 말에 닥친 허리케인으로 지금도 온두라스 국민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몰랐다면 모를까, 고통을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요. 당시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의 요청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임시 격리시설에 간이 샤워부스 15동을 설치하고, 이듬해 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대사와 만나 추가 지원을 논의했습니다. 현지 회원들을 통해 수해가 잦은 지역에 필수 식료품부터 전달했어요. 아이들과 취약계층 피해가 크다는 소식에 한국 회원들도 십시일반 옷과 신발·가방·학용품·생필품을 기부했습니다. 내 가족이 사용한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해서 품질도 좋고 양도 얼마나 많은지, 충북·대전권 회원 160명과 함께 포장하는 데도 하루가 꼬박 걸렸어요. 마스크 12만매를 포함해 대형 화물 컨테이너 2대 분량이었습니다. 우리도 한국전쟁을 겪으며 외국의 도움을 받을 때 얼마나 힘이 됐습니까. 우리가 전하는 구호품이 온두라스 이재민들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바랍니다.”

한 나라의 외교사절 기관에서 민간단체에 원조 요청을 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각국 정부기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온두라스와는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좋은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지구촌 곳곳을 돕고자 개최해온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각국 외교관 초청 간담회에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에서도 꾸준히 함께했어요. 2019년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서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자발적 무상헌혈 확대와 시민의식 증진에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내 활동뿐만 아니라 각 나라 회원들이 오랫동안 현지에서 복지활동을 해오다 보니 여러 정부기관과 관공서, 시민단체도 위러브유의 취지에 공감하며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2021년 페루 오지에 있는 밀림 지역 주민들에게 휠체어 10여 대를 원조할 수 있었던 것도 15년간 이어진 인연과 신뢰가 바탕이 된 덕분입니다. 회원들이 2007년부터 지진 피해학교 재건을 비롯해 노약자 지원, 헌혈, 클린월드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개발사회통합부 장관이 ‘정부와 민간단체 협력에 위러브유가 좋은 모델이 된다’고 고마워하더군요.”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도 도울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


▎장길자 회장과 회원들이 온두라스 이재민에게 전달할 구호품 포장을 끝낸 뒤 ‘손 하트’를 만들어 응원을 전하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위러브유의 국제적 활동이 매우 활발합니다. 30개국에 달하는 코로나19 방역 지원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코로나19는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 지구적 재난이다 보니 모든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보건용 마스크(KF94) 2만 매와 성금 2000만원을 기탁하며 취약계층 방역과 생계를 돕고자 힘을 보탰는데요, 해외도 신속히 도우려고 각국 회원들을 통해 정부·기관 등과 협력을 추진했습니다. 브라질·엘살바도르·라오스·몽골·모잠비크 등 약 30개 국가에 마스크와 진단키트 같은 방역물품과 성금, 식료품, 생필품을 지원하며 위기 극복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의 경우 1차 지원에 이어 현지 외교부의 요청으로 대통령 취임식을 위한 진단키트를 추가 지원하고, 우크라이나는 마스크 가격이 비싸 의료진조차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 코로나19 지정병원에 긴급 전달하기도 했지요. 확진자 증가세가 큰 우간다에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기증했는데, ‘함께하면 이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기여, 연대에 감사하다’며 보건부 차관이 편지를 보내와 보람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폭우 피해까지 발생한 네팔에도 주한 네팔 대사관과 연계해 마스크 15만 매와 방호복, 각종 구호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들도 도왔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자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난민들의 형편은 그야말로 막막합니다. 수용국의 어려움도 크고요. 2021년 초,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님과 협력해 현지의 시리아 난민과 취약계층에 코로나19 방역 위생 키트를, 난치병 환자에 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그동안 대사관과 협력해 식료품과 난방용품을 지원했는데, 코로나19로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도 도울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소중한 지구촌 가족”


▎장길자 회장과 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 대사가 온두라스 이재민 긴급지원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임기를 마치고 본국에 귀국하기 전 주한 요르단 대사의 언론 인터뷰를 보니 “한국에서 장길자 회장님을 만난 것이 가장 기쁘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오랫동안 아다일레 대사님을 알고 좋은 일에 함께하다 보니 정말 가족 같은 마음이 듭니다. 대사님이 수년간 위러브유의 복지행사와 여러 활동에 동행해주셨습니다. 한국 사람, 한국 음식, 한국 문화를 참 좋아하셨지요.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나라는 가까운 인연이 되는데 요르단도 형제 같은 나라로 느껴집니다. 지금도 소식을 주고받고 있어요. 본국에서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가족 같다’는 말이 참 정답게 느껴집니다.


▎장길자 회장이 2020년 어린이 미술대회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어린이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국가와 언어, 문화가 달라도 인류는 한 가족이지요.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지구는 하나의 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전 세계 사람들은 ‘지구촌 가족’ 아니겠습니까. 가족은 소중한 존재이기에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런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구촌 가족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돕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나라가 재난, 질병, 빈곤 등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하며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위러브유가 하는 일입니다.”

나라·지역·개인마다 필요한 내용이 다른데, 재난 구호도 그중 하나겠지요. 미국에서는 2021년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발생해 구호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9월 초강력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어요. 현지 회원들이 큰 피해를 본 뉴저지주 리틀폴스 지역으로 달려가 망연자실한 주민들을 위로하고 처참하게 무너진 주택들과 가재도구를 복구했습니다. 사실이 지역은 2018년에도 허리케인 피해를 겪어 우리 회원들이 복구에 힘썼는데 주민들이 이를 기억하고 구호활동을 요청한 것입니다. 회원들은 10여 가구의 주택 복구는 물론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희망의 회복도 도왔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태풍·허리케인·폭염·산불·가뭄 등 환경재난이 더 강력하고 극심해졌어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파라과이 홍수, 모잠비크 사이클론 피해 복구 등 각국에서 구호활동을 했습니다. 한국도 2020년 대규모 태풍과 최장기 장마에 시달렸지요. 한여름 폭염에도 회원들이 남원의 침수 가정에 도배와 장판 시공으로 보금자리를 복구하고, 곡성에서는 군청 등과 힘을 합쳐 붕괴 위험이 있는 다문화가정의 주택 신축을 지원하며 새 출발을 응원했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돕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이것이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복지 분야는 광범위… 핵심은 ‘행복한 삶’


▎장길자 회장과 내빈들이 ‘2019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 참석해 MOU 체결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겨울이면 어려운 이웃들의 고립감이 커집니다. 최근에도 전국의 소외이웃들을 도우셨다지요?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코로나19 상황에 닥친 겨울은 더 춥고 외롭습니다. 회원들과 논의해 2020년에 이어 전국 각지의 홀몸어르신가정, 한부모가정, 장애인가정, 다문화가정 등 이웃들의 보금자리 개선에 힘을 모았습니다. 한기 없이 훈훈한 집 안에서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생활하도록 단열과 창호, 보일러와 배관 공사를 하고 각종 시설 개보수까지 성심껏 도왔지요. 각 지역 관공서마다 적극 협력해 준 덕분에 도움이 시급한 가정들에 꼭 맞는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매년 명절마다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전하며 온정을 나눴던 것처럼 올해는 이웃들에게 포근한 겨울 이불을 나누고자 합니다. 형편이 어려워 낡고 얇은 이불조차 버릴 수 없었던 분들이 정성이 담긴 이불을 덮고 따뜻한 위로를 느끼면 좋겠습니다. 생활환경이 쾌적해지면 밝은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됩니다. 가족 같은 손길에 이웃들의 마음이 밝고 화창해지길 바랍니다.”

복지 분야는 참 광범위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복지(福祉)란 뜻풀이 그대로 ‘행복한 삶’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의식주는 기본이고 사회·경제·문화 모든 면에서 원활하게 생활해야 하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하지요. 그런데 기본적인 생활환경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 보니 살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세계 각국 회원들이 전해오는 소식을 들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감염 예방을 이유로 대외활동이 줄면서 세계적으로 헌혈자 수가 급감해 혈액 수급난도 너무 심각합니다. 호주·필리핀·우루과이·인도·엘살바도르 등 각국 회원들이 헌혈에 참여해 생명나눔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케냐·말라위·토고·베냉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도 많이 참여하니 더욱 뜻깊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솔선수범이 좋은 본이 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 환경오염도 더 악화되니, 회원들이 세계 곳곳에서 클린월드운동으로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환경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평소 지구환경 살리기에도 앞장서 오셨지요. 작년에도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대규모로 진행하셨고요. 환경 캠페인을 열심히 이끌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당장 공기와 물, 자연이 없다면 사람은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야말로 인류 복지의 근간입니다. 이처럼 소중한 지구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환경오염으로 병들고 있습니다. 이에 지구촌 가족의 보금자리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2008년부터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각자 사는 지역의 도심과 하천·바다· 산림 등을 깨끗하게 가꿔가는 활동으로, 환경복지운동이자 의식증진운동입니다. 그동안 60여 국가에서 26만 명 넘는 세계인이 참여했습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유엔이 지정한 ‘푸른 하늘의 날(9월 7일)’을 전후로 클린월드운동을 전개했어요. 13개 국가에서 적극 동참해주신 만큼 더 많은 세계인들과 환경보호에 힘쓸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클린월드운동


▎2018년 제19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참석한 장길자 회장과 각국 외교관, 내빈들. 위러브유는 이 행사를 통해 국내 복지소외가정과 다문화가정 115세대에 의료비 및 생계비를, 해외 20개국에 교육 시설·물품 및 교육활동을 지원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클린월드운동을 내년에도 어떻게 지속할지 관심이 큽니다. 위러브유가 진행한 환경캠페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더군요.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범주 안에서 얼마든지 환경보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산과 하천·도심 등 주변 환경을 직접 정화할 수도 있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환경 살리기에 함께할 수 있어요. 위러브유에서 추진했던 클린액션 환경사랑 캠페인, 분리배출챌린지(분리수거 생활화), 통큰용기챌린지(다회용기 사용)에도 독일·페루·미국·인도·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즐겁게 동참했습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SNS로 각자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는 형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이 합쳐지니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그에 대한 교육과 방법을 공유하며 스스로 배우고 실천합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 잘 부합한 활동이어서 내년에는 더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방법으로 진행될 거라 기대합니다.”

위러브유가 추진하는 다양한 활동 덕분에 여성·청년·청소년 등 각계각층의 참여가 확대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클린월드운동만 해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개발도상국의 참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환경문제와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에서도 활동이 활발해 여성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어요. 가족 단위, 친구와 직장동료가 함께하니 가정과 학교, 직장 내 소통과 화합에도 도움이 된다는 후담이 많습니다. 헌혈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지역에서는 생명존중 문화가 확대되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남녀평등과 지구촌 공동체 의식도 높아져 청년과 청소년의 관점이 다양해지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평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교육 환경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미래세대 지원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에도 컴퓨터 지원을 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는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도와야지요.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교육이 보편화됐는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미국이 선진국이라지만 양극화가 심해 개개인이 겪는 어려움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에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안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데스크톱PC, 태블릿,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 300여 대를 기탁해 온라인 학습격차 줄이기에 힘썼습니다. 위러브유 활동에 공감한 여러 기업이 성금과 물품을 기증하면서 함께해주었습니다.

그동안 캄보디아·인도·필리핀·모잠비크·아이티 등지 학생들을 위해 학교 건물과 도서관 건축, 위생시설 개선과 교육집기 구비, 태양열 램프 지원 등으로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손길을 보탰습니다. 코로나19 방역물품도 지원하며 지구촌 아이들의 건강을 돌보고 푸른 꿈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목표 있으면 고난과 역경 이겨내게 돼”


▎장길자 회장은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이 봉사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러브유 활동에도 제약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봉사와 구호활동이 오히려 활발해진 비결이 궁금합니다.

“목표가 있으면 고난과 역경도 이겨내게 됩니다. ‘지구촌 가족의 미래 행복’이라는 변치 않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활동을 멈추기는커녕 더 힘있게 하게 됩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 회원들과 함께 복지활동을 하는 데다, 나라별로 사정이 다르다 보니 구호품 지원과 각종 봉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난관이 닥칠 때면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에 애가 탑니다. 그래도 구호의 손길이 전해져 좋은 결실이 맺힐 것을 생각하면 다시 힘을 내게 되지요. 코로나19가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지구촌 가족을 향한 사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위러브유는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로서 환경보호, 긴급구호, 난민지원, 빈곤기아해소, 교육지원 등 다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이를 집대성한 ‘세이브더월드(Save the World)’ 프로젝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동안 펼쳐온 각 분야의 복지활동은 인류와 지구의 희망찬 미래를 위한 활동으로 귀결됩니다. 한마디로 ‘세이브더 월드(Save the World)’입니다. 생명 살리기, 지구환경 살리기, 인류애 함양하기의 3대 중점활동에 지역사회협력, 국제협력을 더해 5대 비전과제를 구축했습니다. 인류의 생명을 지키고, 건강한 지구환경을 조성하며, 바른 인성과 인류애를 함양하는 일에 지역과 국가, 세계가 협력해 희망찬 미래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2019년 개최한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서 비전 선포식을 한 후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와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가 위러브유의 대표 복지행사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행사를 개최하지 못해 아쉬움이 클 것 같습니다.

“두 행사 모두 20년 전 심장병 어린이 돕기로 시작해 지금은 지구촌 각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글로벌 행사로 확대됐지요. 각국 대사님과 외교관, 각계각층 인사, 위러브유 회원과 시민까지 40만 명 넘는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물 부족 국가, 재난 피해민, 기후난민, 빈곤가정, 어린이와 노약자,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걷기대회는 국가와 문화·민족을 넘어 평화의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약 10년 전에 외국 대사관 가족들이 참석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낯선 문화와 언어로 서로 어색했던 분위기가 어느새 가족 같은 친근함과 환한 미소로 가득 찼지요. 이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페루·필리핀 등 여러 나라에서 릴레이로 걷기대회를 개최하며 사랑의 장을 이어갑니다. 함께할 때 사랑의 힘은 어떤 어려움도 물리칠 수 있는 위력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모일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는 늘 함께하기에 각자 처한 곳에서 사랑의 힘을 나누고 있습니다. 상황이 안정되고 다시 모이게 될 때 그 감회가 얼마나 새롭겠습니까. 그 기쁜 날을 생각하며 지금도 희망의 걸음을 내딛습니다.”

지금처럼 직접적인 대면 봉사가 어려운 언택트 시대에는 봉사나 지원, 나눔활동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창의적인 방법과 다양한 지혜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봉사의 밑바탕인 ‘사랑’과 ‘희생’의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그 위에 더 발전적인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방역기준 안에서 소규모로 활동하거나 비대면 봉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 필요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


▎2017년 제18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서 장길자 회장과 이사진, 각국 외교관들이 무대에 올라 밝게 웃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환경, 빈곤, 불평등 등 현재 지구촌 인류에게 당면한 공통의 과제가 많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범인류적인 ‘목표’와 경계를 초월한 ‘협력’의 중요성이 더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대신 ‘지구촌 가족애’의 마음으로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인류를 구성하는 최소의 한 사람부터 지역, 국가, 세계가 연대와 협력으로 함께한다면 진정한 ‘지구촌’이 이뤄질 것입니다. 위러브유도 어머니의 사랑으로 누구도 외롭지 않은 삶, 모두가 존중받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국제기구, 각국 정부, 기관, 시민사회와 협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누구도 외롭지 않은 삶, 모두가 존중받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말씀에 깊은 감동이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 필요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모든 관심과 사랑을 쏟으며, 가장 낮은 모습으로 평생 한결같이 헌신합니다. 자녀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지키고, 자녀들이 서로 화목하고 바르게 성장하여 사회에 공헌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이끕니다. 모두가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품고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다면 지구촌 가족의 행복과 평화가 구현될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위러브유 회원들과 이웃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해주십시오.

“2022년은 우리에게 기회의 시간입니다. 지구촌 가족들에게 더 따뜻한 사랑을 나눌 기회, 긍정적인 마음과 새로운 방법으로 지구촌의 행복을 만들어갈 기회입니다. 위러브유도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목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든 방면에서 응원하며 희망을 나누는 일에 더 전진할 것입니다.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지구촌 가족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최경호 월간중앙 취재팀장 squeeze@joongang.co.kr

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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