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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식] 창립 12주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의 도약 속도 낸다 

상반기 5공장 착공,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 본격화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1~4공장 노하우 집약해 효율성 극대화… 생산능력 초격차 확대
7조5000억원 투자… 인천 송도의 ‘K바이오’ 글로벌 허브화 시동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총 7조5000억원을 투자해 5공장을 비롯한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한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창립 12주년을 맞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2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5공장 증설로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를 열기로 했다. 차세대 의약품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도 진출한다.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미국 뉴저지에 세일즈 오피스를 여는 등 ▷생산 능력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확대 등 3대 축 중심 발전 계획을 통해 재도약에 속도를 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5공장 증설을 결의했다. 5공장은 인천 송도 11공구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에 연면적 9만6000㎡ 규모로 건설한다. 투자비는 1조9800억원, 연간 생산 능력은 18만ℓ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에는 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을 집약한다. 삼성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자동화 기술을 확대 적용해 운영 효율도 최적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5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5공장 완공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총 78만4000ℓ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세계 1위인 생산 능력을 압도적 초격차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인천 송도 11공구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곳에 총 7조5000억원을 투자해 5공장을 비롯한 대규모 추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설비를 건설한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 등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예상 수요 증가와 바이오 의약품 산업 성장세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5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빅파마 고객 확대와 증액 계약 증가 등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13억원, 영업이익 98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33%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톱티어 종합 바이오 기업 도약”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에 속도를 내 글로벌 톱티어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 계약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4공장 완공 이후에도 수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 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증권가 등의 분석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1~3공장은 풀가동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을 시작으로 오는 6월 완공을 앞둔 4공장은 고객사 8곳과 11개 제품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로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에 대한 CMO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수주 금액은 14억2000만 달러로, 이미 4공장 풀가동을 위한 수주 물량을 채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논의 중인 34개 제품을 유치하기 위해선 5공장 건설이 필수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의약품 생산의 아웃소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5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에 속도를 내 초격차 경쟁력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톱티어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 분야 신사업 발굴을 위해 2021년 삼성물산과 총 1500억원 규모로 공동 출자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펀드를 앞세워 지난해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재규어 진 테라피’와 미국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개발 기업 ‘센다 바이오사이언스’ 등 두 곳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펀드 셋째 투자처로 스위스 바이오 기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2일 ‘아라리스 바이오텍(이하 아라리스)’에 투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자금은 아라리스의 ADC 후보 물질 추가 개발 등을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ADC 등 차세대 먹거리 선제적 투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투자한 미국 바이오테크 ‘센다 바이오 사이언스’ 연구원이 실험하고 있다. / 사진:센다 바이오 사이언스
ADC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이 ‘링커’라는 연결 물질로 결합된 바이오 의약품이다. 항체가 특정 세포를 표적 삼아 유도탄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항암 효과는 강력한 반면,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 할 수 있어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꼽힌다.

아라리스는 지난 2019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에서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차세대 ADC 링커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DC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무작위로 결합시키는 1세대, 항체 유전자 변형을 통해 특정 위치에만 약물을 붙이는 2세대를 거쳐 3세대까지 발전해왔다. 3세대 기술은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다.

아라리스는 3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균질한 ADC를 생성한다. 기존 기술로는 링커와 약물을 항체의 특정 위치에 부착하기 위해 별도의 엔지니어링이 필요했다. 반면 아라리스의 링커 플랫폼은 추가 가공 없이 항체와 결합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품 형태의 항체에 안정적으로 약물을 부착하는 식이다. 부착되는 약물의 개수와 종류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아라리스의 이 같은 링커 기술은 기존 기술 대비 확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라리스는 특히 질환별로 최적화한 ‘링커툴 박스’를 보유하고 있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ADC 기술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아라리스와 ADC 치료제 생산·개발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아라리스는 동급 최고 수준의 ADC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며 “향후 신약 제조·개발 분야에서도 협업 가능성을 타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거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10월 미국 대표 바이오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개발(CDO) R&D센터를 오픈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3월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에 영업 사무소를 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뉴저지 세일즈 오피스 가동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과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하고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사의 의약품 개발 과정을 보다 꼼꼼하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가능한 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안착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ESG 위원회를 출범한 이후 ESG 관련 정책 수립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중심 내부 통제 전문화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회계평가그룹을 감사위원회 직속으로 신설했다. ESG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등 부문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거점 확대… ESG 경영에도 중점

지난해 7월에는 지속가능한 CDMO 도약을 본격 선포하기도 했다. ‘지속 가능한 삶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미션 아래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환경) ▷건강한 사회 구축(사회) ▷책임 있는 비즈니스 활동 이행(거버넌스) 등 3대 핵심 가치를 선정하고, 관련 9가지 중점 영역에 대한 세부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2021년 대비 직·간접 배출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을 54.3%, 밸류체인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을 25.7% 감축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협력사 및 물류 등 밸류체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까지 줄여나가기로 했다. RE100 이니셔티브,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등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 움직임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영국 왕실 주도의 기후 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MI, 지속가능시장계획위원회)에 CDMO 업계 대표로 참여해 공급망 탄소 배출량 절감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금융감독원 기후환경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프로젝트(프론티어1.5D) 등의 기후 변화 대응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건강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을 목표로 ESG 관련 협력사 행동 규범을 강화하고 진단 지표를 개발 중이다. 핵심 협력사에 대해서는 ESG 진단과 실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급망 ESG 리스크를 줄이고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천 지역 소외 계층 청소년 대상 장학금 전달, 난치병 환우 의료비 지원 사업(인천 소재 4개 종합병원과 연계), 바이오 원부자재 및 기자재 기부(인근 대학),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 지원 등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속가능 경영 행보는 여러 ESG 평가 기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한국 ESG기준원(KCGS)에서 2년 연속(2021~2022년) 종합 평가 A등급을 획득했다. 2022년 9월에는 글로벌 지속 가능성 조사기관 ‘에코바디스’에서 ESG 평가 상위 5%에 부여하는 골드 등급을 받았다. 또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에 2년 연속(2021~2022년) 편입됐고, 지난 1월에는 ‘지속 가능한 시장 이니셔티브’의 일환인 ‘테라 카르타 실(Terra C arta Seal)’을 획득하기도 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ESG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CDMO 업계의 ESG 도입을 촉진하고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류의 건강과 안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는 등 지속 가능한 CDMO이자 ESG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05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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