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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송갑석 “자기증명 거부…양심과 소신 따라 선택”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 아냐”
“李 불구속 재판받을 기회 보장되길 호소”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청래, 고민정 최고위원 등이 입장하고 있다. 앉아있는 이는 송갑석 최고위원. 연합뉴스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관련해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나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법부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송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하루 뒤인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표는 23일 사퇴를 수용했다. 송 의원은 이날 마지막으로 회의에 참석해 ‘사퇴 입장문’을 읽었다.

송 의원은 “나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라면서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비명계 축출 작업 본격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송 의원은 “나는 자기 증명을 거부한다”면서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재판 결과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그리고 형사법의 기본 룰인 불구속수사의 원칙 등의 원칙 준수라는 관점에서도 이 대표에게 불구속으로 재판받을 기회가 반드시 보장되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송 의원은 지난 3월 ‘탕평책’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하지만 이 대표 체포안이 가결된 직후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전원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송 의원도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당 내부에서 비명계 축출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ahn.deok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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