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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열전①] 나경원 “이겨봐야 이기는 길 안다” 

 

김태욱 월간중앙 기자
유력 후보 3인방 중 유일하게 총선 이긴 다선 중진
인지도에 비해 낮은 지지율은 약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의원이 내건 자신만의 강점은 '승리'다. 나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리는 결과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겨 본 사람만이 이기는 길을 안다"며 승리에 방점을 뒀다. 나 의원이 언급한 '승리'란 지난 4월 10일 총선에서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 국회에 입성한 것을 의미한다. 나 의원은 수도권에서 몇 안 되는 여권 생존자다.

나 의원이 기자회견 한 날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인천 계양을이 험지인 것은 맞으나, 결과적으론 낙선한 점을 나 의원이 우회적으로 저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승리와 함께 나 의원이 내건 당권의 명분은 '정통성'이다. 나 의원은 "22년 전 우리 당에 들어와 지금껏 단 한 번도 우리 당을 떠난 적 없다"며 국민의힘에 대한 주인 의식을 드러냈다. 당시 소통관 1층에서 나 의원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의 팻말에도 "보수를 지켜온 나경원"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승리'와 '정통성'은 자기만큼 당대표에 적합한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을 담은 '나경원의 필승 카드'인 셈이다.

보수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 지난 5선 정치인

나 의원은 22년 전인 2002년 정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판사의 길을 걷던 그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원희룡 전 장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소장파로서 당의 개혁과 보수의 체질 변화를 주도했다. 나 후보가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계기는 지난 2011년이다. 당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나 후보는 오세훈 시장을 '계백 장군'에 비유하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성전(聖戰)"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그로부터 7년 뒤 나 의원은 보수 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재조명됐다. 여대야소 국면에서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와 원외 투쟁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나 의원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참패(103석)할 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로부터 4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올해 4월 총선에서 다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당내 중진으로서 중량감은 커졌지만, 당권 확보 가능성은 그리 밝지 않다. 당장 낮은 지지율이 걸림돌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나 의원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나 원 전 장관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안이 지난 6월 17~18일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국민의힘 지지층(375명)에 물은 결과, 나 후보는 4위인 8.1%를 차지했다. 1위와 2위, 3위는 각각 한 전 비대위원장(56.3%), 원 전 장관(13.3%), 유승민 전 의원(9.0%)이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태욱 월간중앙 기자 kim.tae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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