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앤 하스에 SAP 프로그램 설치는 3억 달러짜리 소모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과 사를 가름하는 중대 분수령이다1999년 화공업체 롬 앤 하스(Rohm & Haas)의 CEO 라지브 굽타(Rajiv Gupta ·57)는 40개 회사를 줄기차게 매입하다 기술적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 이는 초고속으로 기업 인수에 나서는 업체들이 앓게 마련인 고질병이다. 당시 굽타는 롬 앤 하스의 CEO를 맡은 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 그가 인수한 업체마다 자체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었다.
그 결과 생산 ·재무 ·노무 같은 주요 업무 처리에 64개의 서로 다른 시스템이 가동됐다. 일부 부서는 소프트웨어 충돌로 업무에 지장이 생기자 서류를 아예 프린트했다. 제품이 미국 공장에서 발송되면 제품 성능 보고서를 바다 건너 유럽에 팩스로 전송했다. 유럽 창고에서는 팩스로 받은 자료를 그곳 컴퓨터에 다시 일일이 입력했다. 많은 관리자가 직원과 재고 수를 잘못 계산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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