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공항에 내리면 한동안 부자가 된 것 같다. 100달러만 터키 통화로 바꿔도 지갑이 너무나 두둑해지기 때문이다. 100달러는 터키 돈으로는 1억 리라가 넘는다. 그러나 부자로 입국한 관광객이 환각에서 깨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룻밤이면 충분하다. 호텔비로 몇 억 리라 또는 몇 십억 리라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계산이 복잡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숫자 뒤에 붙은 동그라미가 7, 8개를 넘어서면, 이미 간단한 산수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겠는가. 커피 한 잔에 100만~200만 리라를 지불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터키는 화폐가치가 너무 떨어져서 계산이 불편해졌다는 이유로 2005년 1월부터 현재의 화폐 단위를 100만분의 1로 줄이는 화폐개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다. 화폐의 명목단위를 바꾸는 것이지만 기존의 지폐를 폐기처분하기 때문에 화폐개혁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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