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외이사의 입지도 바뀌어 왔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면서 앞다퉈 들여왔지만 한동안은 CEO의 ‘거수기’란 지탄을 받았다. 이제는 퇴임한 고위관료로 정부의 입김에 바람막이를 해주는 사외이사부터 CEO의 자리까지 쥐고 흔드는 강력한 사외이사도 생겼다. 기업지배구조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제도에도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절제된 열정’을 가진 사외이사가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10월 포스코의 이사회에 포스코건설 상장과 관련된 안건이 올랐다. 이구택 회장까지 보고된 안건이었다. 집행 임원은 큰 무리 없이 안건이 통과되리라고 낙관했다. 막상 회의가 진행되자 한 사외이사가 “포스코의 여러 비상장 회사 가운데 포스코건설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현금흐름이 좋은 포스코가 굳이 포스코건설까지 상장해 자금을 유치해야 할 당위성을 말해달라는 것이었다. 임원이 머뭇거리자 “포스코의 장기적 청사진도 보여주지 않고 밥상에서 반찬을 집듯 포스코건설을 택해 상장을 검토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따졌다. 결국 포스코건설 상장과 관련한 논의는 포스코의 미래 전략을 살펴본 후 검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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