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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규 BBB 대표 

미국 NASA와 손잡고 연구개발하는 한국 대표 스타트업 

최영진 포브스 차장 사진 오상민 기자
한국의 스타트업 BBB는 세계 최초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혈액진단기 엘리마크를 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일해볼까!’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전자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은 병역특례로 일할 분야를 고르고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는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남들이 다하는 레드오션 분야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 고심 끝에 그가 택한 곳이 바이오 진단 분야였다. 한국에서 최초로 당뇨 분석기를 제조·판매한 올메디쿠스라는 곳에 입사했다. 졸업한 선배가 창업한 곳으로 바이오센서와 채혈기기도 만들었던 스타트업이었다. 그렇게 선택한 바이오 진단 분야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혈액진단기 엘리마크(elemark)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최재규(35) BBB 대표의 이야기다. 요즘 최 대표만큼 핫한 창업가도 찾아보기 힘들다.

데이터 주고 받는 기능으로 주목


▎엘리마크로 주목받고 있는 최재규 BBB 대표. 카이스트 전자과를 나왔지만, 병역특례를 바이오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이 업계를 떠나 본 적이 없다.
글로벌 혈액진단기 시장 규모는 50조원에 이른다. 당뇨 측정기부터 암 진단기 등 다양한 혈액진단기가 시중에 나와 있다. 그래서일까. 엘리마크를 처음 본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색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혈액측정기와 비슷하게 보이는 엘리마크를 꼼꼼히 살펴보면 기능과 미래성에 놀라게 된다. 최신 기술과 다양한 확장성이 녹아있다.

“엘리마크로 51가지 질병을 체크할 수 있다”는 최 대표의 말을 들으면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스트립(혈액진단지)의 종류에 따라 20여 가지의 건강상태를 한 번에 확인할 수도 있고, 2~3가지 건강상태도 체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봐왔던 혈액 진단기는 기기 하나로 하나의 질병만 분석했다. 하지만 이제는 엘리마크 한 대로 51 대의 혈액진단기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던 사람들이라도 “이런 진단기가 처음 나온 게 맞냐?”는 질문을 던지기 마련이다.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엘리마크와 같은 기기가 없다는 게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라며 웃었다. 최 대표는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실행을 하느냐 마느냐가 차이를 만든다”는 알 듯 모를 듯한 설명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혈당, 콜레스테롤,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혈액을 통해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엘리마크가 51가지의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은 색다른 게 아니다. 다만, 엘리마크 이전에 51가지 질병을 한 기기에서 분석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다. 최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혈액진단기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다. “기술은 존재했지만, 엘리마크와 같은 서비스는 없었다. 이런 서비스를 누가 먼저 실행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리더가 결정된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엘리마크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특징은 첨단 기술이 녹아있다는 점이다. 외양은 마치 예쁜 스마트폰처럼 보인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고, 3G와 무선 인터넷(Wi-Fi) 기능도 있다. “통화만 안되는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대표의 말대로, 엘리마크는 스마트폰과 거의 흡사하다. 안드로이드 앱을 깔고 사용할 수 있다. 무선으로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고, 카카오톡이나 스카이프 등의 통화 앱을 사용하면 전화통화도 가능하다.

창업 1년 만에 해외 수출 따내


▎모바일 혈액진단기 엘리마크. 통신 기능이 접목되어 사용자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51가지 병을 분석할 수 있다.
혈액진단기에 통신 기능을 넣은 것은 신의 한수다.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진단기를 통해 분석한 사용자의 건강상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는 새로운 보물이 된다. 최 대표가 준비 중인 ‘엘리마크’라는 플랫폼이 이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플랫폼에 저장된 데이터는 사용자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의사가 볼 수 있게 된다. “의사의 진단이 정확해지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자주 봐야 한다. 엘리마크가 환자나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편하게, 그리고 자주 진단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마크는 B2B 시장에서만 유통되고 있지만, 내년부터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플랫폼 엘리마크도 함께 오픈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용 플랫폼과 함께 병원과 의사를 위한 서비스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엘리마크 덕분에 사람들은 편리하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자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의사들도 사용자의 누적 데이터를 보면서 진단을 좀더 정확하게 내릴 수 있게 됐다. 기존 건강검진 혹은 혈액검사는 정확하기는 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혈액검사의 경우 검사를 한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2~3일이 소요됐다. 최 대표는 “의사에게 좋은 진단이 나오려면 환자 상태를 자주 봐야만 한다. 혈액 검사 한번 하려고 해도 몇 시간씩 기다리고, 결과도 며칠 후에나 나오는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를 신경 쓰기가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엘리마크가 해결해 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분석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최 대표는 분석결과의 정확성에 대해 “95% 이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신이나 약을 장기 복용 중이라면 분석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마크는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최 대표는 한국 식약처 병원용 인증을 완료해 엘리마크의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FDA 인증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혈액진단기 시장은 제약회사가 이끌어왔다. 미국의 종합 제약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이 혈액진단기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하는 이유다. 한국의 혈액 진단기 시장도 제약업계가 이끌어가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다. 이런 시장에 BBB가 겁도 없이 도전한 셈이다. 그럼에도 2014년 10월 창업 이후 1년 만에 이룬 성과에 업계가 놀라고 있다.

2015년 1월 BBB는 실리콘밸리 기반 하드웨어 전문 엑셀러레이터 ‘헥스(HAX)’ 프로그램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스타트업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스타트업은 HAX 및 SOS Ventures(넷플릭스 투자사)가 1억원을 투자한다. BBB는 헥스의 투자와 인큐베이팅을 받아 엘리마크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3월 홍콩대 R&D 센터 및 녹십자 MS가 공동연구개발 MOU를 맺는 성과도 올렸다. 4월 구글 익스체인지 프로그램 우승을 시작으로 5월에는 아시아 글로벌 테크미디어 ‘테크인아시아 어워드’를 수상했다.

해외 수출 계약도 따냈다. 9월 14일 BBB는 미국 하버드 의대와 파트너십을 맺고 엘리마크를 아프리카 가나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4분기에 200대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10만 대가 현지에 수출될 전망이다. “엘리마크는 가나에서 말라리아 진단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BBB는 하버드 의대·가나국립대 의대·노구치의학연구소와 협업을 맺고 엘리마크를 이용해 말라리아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서비스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미국 수출 계약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엘리마크는 1만 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올해 30억~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랑했다. 최 대표는 녹십자MS와 엘리마크 국내독점판매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는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NASA와 함께 프로젝트 진행 중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BBB는 미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중국(선전)·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의료기기 판매는 현지화가 가장 큰 숙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무실을 미국과 중국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엘리마크의 제조는 인건비와 부품 수급 문제로 중국에서 책임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BBB의 미국 본사가 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센터에 입주해 있다는 것.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나사는 혈액 연구를 BBB와 함께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고, 이에 따라 연구센터 입주가 가능해졌다. “우주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데, 모바일 디바이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우주 공간에서 일하는 우주인이 어느 나라에 속해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각국의 의료기기 인증 절차와 시스템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엘리마크를 우주에서 사용 가능 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채혈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연구 중이다. 최 대표는 “나사와 협업이 어떤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BBB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업계에서 최 대표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올메디쿠스를 시작으로 그는 의약업계에 오랫동안 몸을 담아왔다. 올메디쿠스를 나와 2005년 혈당측정 전문의료기기사인 세라젬메디스를 공동창업했고, 2014년에는 국내 체외 진단분야 1위 기업인 녹십자MS에 매각했다. 엑시트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BBB를 창업했다. 15년간 의약업계에서 일한 그 시간과 노력이 쌓여 이 분야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5명으로 시작했던 BBB는 현재 15명으로 늘어났다. 인력에 비해 추진 중인 사업은 크기만 하다. “이 시장에 들어오고 싶어도 경력이나 네트워크가 없으면 힘들다”는 최 대표. 그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BBB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BBB라는 사명에 대해 “발음하기 좋은 회사이름을 찾다가 만들었다”며 웃었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 오상민 기자

KOREA STARTUP 시리즈를 마칩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추천 이유! - 스마트폰을 이용한 혈액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BBB는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이다. 이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탄탄한 팀을 구축했고,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성과가 크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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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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