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리더의 좌우명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변화무쌍한 세상에 좌표가 될 수 있는 좌우명 하나쯤 가지고 새길 일이다.

좌우명은 ‘스스로 경계하는 격언이나 마음에 담아두고 지침으로 삼는 글귀’를 의미한다. ‘오른쪽 자리에 새겨 둔다’는 뜻이며, 중국 제나라 환공이 늘 곁에 두고 아꼈다는 기울어진 술독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기울어진 술독에 술을 부으면 반쯤 찼을 때 저절로 똑바로 서고 가득 채우면 다시 기울어진다는 신기한 독이었다. 스스로 교만하지 말고 넘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필자는 『대학』에 나오는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을 학창 시절부터 좌우명으로 새기고 있다. ‘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고 또 매일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은나라를 건국한 탕왕은 세숫대야에 이 글을 새겨놓고 얼굴을 씻을 때마다 마음까지 씻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필자도 좌우명을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머리를 감는다. 어제와 다른 새로운 나를 매일 맞이하려는 나만의 의식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새로움에 도전하는 ‘청년정신’을 ‘조운호다움’으로 정의한 마음가짐인 셈이다. 청년 시절 가진 ‘조운호다움’을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 지킬 수만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정의했었다.

무상(無常)이라고 함은 항상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뜻이다. 부와 권력은 물론 젊음도 항상 그대로일 수 없는 것처럼 어려움과 고난도 한때라는 이치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성취의 기쁨을 맛볼 수도 있고 난관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조금 잘된다고 자만하지 말고 어렵다고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와 전화위복(轉禍爲福)에서도 그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禍)가 되고, 어느 것이 복(福)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재앙도 슬퍼할 게 못 되고 복도 기뻐할 것이 아님을 이르는 말이지 않은가.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현실과 본질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크게 흔들림이 없다는 현인들의 지혜를 새길 일이다.

십여 년 전에 대한민국 도예명장이신 항산(恒山) 임항택 선생으로부터 운경(雲耕)이란 호(號)를 받았다. 크게 와 닿는 바가 있어 큰절을 하고 받은 아호(雅號)를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경작한다는 것은 농부가 좋은 씨를 골라 뿌리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 서두르지 않고 수확하는 농부의 마음일 것이다. 하여 운경이라 함은 ‘농부의 마음으로 구름을 경작하라’는 뜻이겠지만 구름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니 구름은 나 자신이 될 것이고, 세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꼼꼼히 살피고 세상 속에서 역할을 찾아 농부처럼 스스로를 경작하며 살라는 가르침을 평생 화두로 삼고 있다.

-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201804호 (2018.03.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