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포브스코리아에서 개최한 오만 포럼에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다루는 ‘오만’이라는 어젠다(agenda)는 익숙하면서도 다소 생소하다. 어쩌면 조직의 리더로서 한 번쯤 짚고 가야 할 화두일 수도 있겠다 싶어 기꺼이 참가했다.나름의 성공과 권력은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져다주지만 지나치면 자만심과 오만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리더가 오만에 빠지면 주변의 충고와 비판을 무시하게 되고 무모한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 오만이 조직에 의도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오만 리더십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 리더는 벤치마킹이나 점검을 통해 스스로 고립된 공간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사소한 징후에도 귀 기울어야 할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에서도 얘기하듯이 자만이 넘쳐 오만으로 넘어가는 임계점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신호가 나타난다고 한다.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권력 뒤에 따라오는 공감능력 결여와 과도한 확신이 주는 자아도취를 일종의 질환으로 보기도 한다. 지속적이고 심각할 경우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진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과도하게 평가하거나 그간의 성취에 대한 과장은 물론 끝없이 인정받고 싶어 성공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키워 나갈 수 있다.물론 남다른 성공이나 일정한 권력을 지닌 리더로서 초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성공이라는 것이 개인과 집단의 우월한 능력이라기 보다 우연한 행운과 상황이 들어맞으면서 이룬운 좋은 성취일 수도 있다는 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지나친 낙관과 자만은 물론 규범을 무시하는 오만은 자기 중심적 사고와 공감능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기 주관에 강한 의지를 가지되, 겸손을 겸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종교계에서도 교만을 최고의 죄악으로 보고, 탐하고 어리석으며 화내는 것이 모든 고액의 원천이라고도 한다.소신과 의지로 자신을 무장하되 경청하며 배려하고 속단하지 않는 것이 오만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덕목이라고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변하는 골프 스윙처럼 때로는 스스로 점검하고 고쳐나가야 할 모양이다.오래전 선지식인으로 부터 얻은 세 가지 화두가 다시 떠오른다. 첫째,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둘째,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면 더 큰 세상이 보인다. 셋째, 사심을 버리고 공심을 가지면 더 큰 일도 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뿐만 아니라 셀프리더십을 위해서도 필요한 덕목이다.-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