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PT의 함정 

 

노성호 뿌브아르 대표
PT의 함정이란 PT로 인해 함정에 빠진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분식(?)PT로 인해 CEO의 판단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연말연시는 인사철이다. CEO나 본부장처럼 새롭게 중책을 맡게 된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뭘까. ‘어깨에 힘주지 말 것’이나 ‘아랫사람의 시각으로 볼 것’ 등 주로 대인관계에 관한 조언은 당연한 얘기다. 시대는 ‘사람의 가치나 존중’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일에 관해서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실행한다’ 등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이것저것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에서 CEO의 역할은 결국 조직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포인트다. 조직관리의 핵심은 당연히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입사해 CEO가 되기까지 일관되게 승승장구한 사람에게도 해당되지만 자회사나 헤드헌터를 거쳐 완전히 새로운 조직의 CEO를 맡게 된다면 더욱 ‘사람’을 쓰는데 유의할 게 많아진다.

이번엔 ‘PT(프레젠테이션)의 함정’만 얘기해보자. PT의 함정이란 PT로 인해 함정에 빠진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분식(?) PT로 인해 CEO의 판단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업무나 신규 프로젝트에 관한 보고를 받는다고 하자. 가팀은 PT를 잘했고 나팀은 잘 못했다고 하자. CEO 입장에서는 당연히 준비를 잘한 팀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PT는 본질을 전달하는 데 최적의 방법일까. 아니면 마케팅의 일부로도 볼 수 있을까. 어떤 대답이건 PT가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면에 숨어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본질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도구는 절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작은 예로 ‘슈틸리케’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을 들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전문가나 국민은 슈틸리케 감독이 축협 관계자에게 PT를 워낙 잘해 실력에 비해 과대평가를 받아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만일 새 CEO가 PT의 함정에 빠지면 큰일이 발생한다. 시간이 흘러 CEO가 PT의 함정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느끼는 순간 대응방법은 ‘손절매’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손절매에는 자신의 명예, 경영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포함된다. 최악의 경우 조직에 큰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 PT의 함정을 가장 유념해야 할 집단은 공무원이다.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공무원에게 객관적인 수치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때로는 가팀(회사)의 능력이 월등해도 압도적으로 PT를 잘한 나팀(기업)에 국가 프로젝트를 맡길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 같은 사실은 현실이다. 큰일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CEO는 절대 PT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 노성호 뿌브아르 대표

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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