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은 중후함 대신 세련미를 선택했다. 국내 최고가 세단다운 승차감과 주행감은 물론이고,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도 돋보인다. 파격적인 변화로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정조준했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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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배제하고 비교 시승을 하면 과연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7시리즈 중에서 어떤 모델이 높은 점수를 받을까.’몇 해 동안 다양한 국내외 자동차를 시승하면서 든 생각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가격 대비 성능을 100% 배제하기는 사실상 힘들지만 말이다. 제네시스가 지난 연말 선보인 G90은 이런 궁금증을 더 심화시켰다. 2월 중순 서울 도심과 영동고속도로, 제2중부고속도로를 350㎞ 정도 달린 결과 G90에 대한 총평은 ‘앞좌석 운전자도, 뒷좌석 사장님도 다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세단’이었다. 벤츠나 BMW 최고급 세단의 가격을 염두에 두면 평가는 더욱 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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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0은 2015년 출시한 EQ900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에쿠스의 유산인 ‘EQ’를 과감히 떼어버리고 북미, 중동 등 주요 시장과 동일하게 G90으로 바꿨다. 이름뿐 아니다. 디자인이나 성능, 안전·편의사양에서 세련미를 더하면서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거듭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시승 차량은 3.8 가솔린 모델. V6 람다 3.8GDi 엔진에 자동 8단 변속기가 결합했다. 최대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 8.9㎞/L에, 가격은 7706만~1억995만원이다.G90의 장점은 매끄러운 주행성능과 지능형 반자율주행 기능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하니 초반 반응이 가볍고 상쾌하다. 덩치가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는 플래그십 모델은 초반 가속에서 굼뜨다가 훅 치고 나가는 성향이 있는데 이를 상당 부분 개선한 느낌이다. V6 람다 3.8 GDi 엔진은 강력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나타낸다. 가속과 제동 때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특히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위상의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덕분에 정숙성이 뛰어나다. 코너링에선 무게중심을 바짝 내려잡아 쏠림현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지능형 4륜의 제맛을 보여준다. 주행 결과 서울 도심에서의 연비는 7.9㎞/L,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10.1㎞/L를 나타냈다.
예열 끝내고 진격만 남았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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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반자율주행기술과 안전·편의사양은 독보적이다. 기존 스마트 크루즈 기능이 정체된 차량을 감지하고 속도를 줄이는 데 비해 G90은 40~50m 전부터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한다. 양쪽 차선을 읽어내어 자율주행을 돕는 차로유지보조(LFA) 기능, 터널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공조시스템을 내부순환모드로 변경하는 기술도 놀랍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꿀 때면 운전석 앞 계기판에 이동하려는 차선의 영상이 나타난다. 국산차 최초로 탑재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도 유용하다. 내비게이션을 사용 중인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다운로드와 설치가 진행돼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G90의 디자인 역시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범퍼 하단까지 내려온 오각형 그릴은 처음엔 낯설지만 ‘왜 아직 이런 그릴 디자인이 없었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측면은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중앙으로부터 여러 바큇살이 퍼지는 멀티스포크 형상의 휠 디자인은 특이하지만 난해한 감도 있다. 후면은 ‘다소 밋밋하다’, ‘링컨 뒤태를 보는 듯하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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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인테리어는 가죽과 우드로 빈틈없이 감쌌다. 도어버튼 부분이나 센터터널 약간만 플라스틱 소재를 썼을 뿐이다. ‘사장님 차’답게 2열 좌석에 많은 공을 들였다. 1열 헤드 뒷면에 모니터를 달았고, 버튼으로 시트를 밀고 당겨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다만 마사지 기능이 없어 아쉽다. G90의 파워트레인은 3.8 가솔린, 3.3가솔린 터보, 5.0 가솔린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외장 색상 9종과 내장 색상 7종을 조합해 선택할 수 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