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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마케팅에서 배운다] 골프선수 210명 후원하는 볼빅 

‘대한민국 골프 브랜드의 글로벌화’ 어프로치 

최창호 볼빅 전략기획본부 상무
볼빅은 국내 골프산업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대원칙을 세웠다. 지난 10년 동안 마케팅 비용으로 986억원을 투자했고, 2019 시즌엔 세계 7개 투어에서 1부 투어 선수 31명을 후원한다. 볼빅의 골프마케팅의 깊이는 차원이 다르다.

▎문경안 볼빅 회장(왼쪽부터 여섯 번째)이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그랜드힐컨벤션에서 열린 2019 볼빅 신제품 론칭쇼와 함께 치러진 ‘팀 볼빅’ 발대식에서 후원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볼빅
골프선수 후원, 빅 이벤트 유치 등 국내 기업의 골프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 투어에는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이 39개나 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는 50개 기업이 각기 다르면서도 비슷한 이유로 선수를 후원한다. 남녀 프로를 동시에 후원하는 복수 기업을 감안하더라도 가히 골프마케팅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골프마케팅은 기업 이미지 개선과 소비시장에서 잠재적 VIP층을 직접적인 타깃으로 삼고자 할 때 기업의 입맛과 딱 맞아떨어지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

10년간 마케팅에 986억원 투자

볼빅(Volvik)도 이들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성격과 가치 구현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 차이를 정의하면 ‘골프산업 vs 비골프산업’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볼빅은 국내 골프산업이라는 현실적 토양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대원칙을 전제로 한다. 비골프산업 기업은 특정한 시기에 골프마케팅을 접을 수도 있지만, 골프산업에 기반을 둔 볼빅은 그 시장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볼빅의 선수 후원 등 골프마케팅의 깊이는 그 차원이 다르다.

986억원. 문경안 회장이 2009년 연간 매출액 50억원 수준의 볼빅을 인수한 뒤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이다. 전문가들은 볼빅의 연 매출을 감안할 때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라고 평가한다.

문 회장은 “쇼트트랙과 양궁 등은 선수들의 실력이 곧 국가의 산업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골프도 선수와 스포츠산업이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는 해당 산업이 선수를 키우고 선수로 인해 그 산업이 성장함으로써 선수에게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볼빅은 선수 후원(팀 볼빅, Team Volvik)과 골프대회, 광고, 이벤트 등 여러 마케팅 툴을 이용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해왔다. 이것은 오로지 ‘대한민국 골프 브랜드의 글로벌화’라는 지상 명제 때문이다. 국내 1부 정규투어는 물론이고 시니어, 주니어, 각종 아마추어골프대회를 개최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특히 국내 골프용품 업계 최초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호주·2013~2015년)를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인 LPGA 볼빅 챔피언십(2016~2018년)을 3년 동안 개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LPGA 투어에서 순수 국산 골프 공으로 우승한 선수가 4차례(2013년 이일희, 2015년 최운정, 2014·2017년 이미향)나 배출됐다. 이미 선수층이 두껍다는 국내 여자 무대에서도 우승자(2011년 최혜정)가 나왔다.

이와 함께 볼빅이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WLDC)의 메인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세계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볼빅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2017년 이 대회의 결과는 놀랍다. 팀 볼빅의 마리스 알렌(미국·남자부)이 결승에서 비거리 440야드를 기록하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알렌이 사용한 골프 공은 대회 공식 사용구인 볼빅의 ‘비비드XT’였다. 같은 날 필리스 메티(뉴질랜드)는 여자부 준결승에서 비비드XT로 406야드를 날려 이 부문 드라이브샷 최장거리 신기록을 세웠다.

2009년 국내 시장점유율 1.5%였던 볼빅이 ‘컬러 볼의 대명사’가 되면서 2016년 시장점유율이 2위(29.5%)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끊임없는 투자 덕분이다. 볼빅이 2018년 기준 전 세계 80개국에 골프 볼을 수출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세계 톱 3 명품 브랜드’ 진입 목표

‘팀 볼빅’은 올 시즌 더욱 강력해졌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최운정과 이미향, 전영인(이상 한국), 파나랏 타나폴분야라스, 포나농 팻럼(태국), 린디 던컨, 베카 후퍼(미국), 루이신 리우(중국) 등 8명이다. KPGA 코리안 투어에서도 한창원과 김홍택, 이근호, 고인성, 김민수, 석준형, 이수홍, 임예택 등 8명이 활동한다. 또 KLPGA 투어에서는 루키 조아연과 한상희, 김연송, 김도희, 신다빈, 신혜원 등 6명이 맹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LET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유러피언투어, 호주여자투어 등을 합치면 무려 31명의 선수가 ‘Volvik’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그린을 누빈다.

이뿐만 아니다. KPGA 챌린지투어 33명과 KPGA 챔피언스투어 3명, KLPGA 드림&점프투어 18명, KLPGA 챔피언스투어 16명 등을 합산하면 100명의 선수가 팀 볼빅의 울타리 안에 있다. 또 WLDC의 매머드급 장타자인 저스틴 제임스 등 6명을 포함하면 최소 106명이 볼빅의 이름을 달고 있다. 국내외 남녀 주니어 골프선수 104명까지 더하면 210명으로 크게 늘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볼빅은 올해 이들 선수 가운데 신인왕과 복수의 우승자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키 시즌을 맞는 LPGA 투어의 전영인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시드전 수석을 차지하며 KLPGA 투어에 데뷔한 조아연은 해당 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볼빅이 연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팀 볼빅을 꾸리는 것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선순환 구조(선수지원-산업의 성장-재투자)’의 공격적인 마케팅 방침에서 비롯됐다. 이는 글로벌 토털 브랜드가 되어 오는 2023년까지 ‘세계 톱 3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볼빅의 목표와 무관하지 않다. 또 현재 4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브랜드가치를 7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 때문이다. 지금 세계 골프용품 시장에는 10년 전에 없었던 컬러 볼 볼빅이 존재한다. 그리고 볼빅은 컬러 볼의 원조로서 ‘Volvik=Made In Korea’라는 등식을 확고히 하고 있다.

[박스기사] 중견건설업체는 프로팀 운영, 금융권은 대회 후원


최근 프로골프팀 운영이 활발한 곳은 중견건설업계다. 동부건설, 호반건설, 요진건설, 문영건설, 대방건설 등이 수년 간격으로 골프단을 창설하며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2009년에 골프단을 창설한 호반건설은 남녀 골프단을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김상열 회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4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호반건설은 KLPGA 2부 투어와 시니어 투어를 개최하고 일부 2부 투어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골프 선수를 후원하고 골프단을 운영하는 것은 골프 수요층과 고가에 해당하는 아파트시장 주요 타깃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주로 골프를 즐기는 수요층은 40~50대 연령층으로 아파트 등을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이들이다. 아파트를 지을 때 단지 내 부대시설로 골프연습장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주로 여자골프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서다. 그들이 그린에 서 있는 동안 회사 로고가 생생하게 전달되고, 선수 기량이 회사 이미지로 투영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됐다. 보통 5명 내외의 중견건설기업 여자골프단은 평균 약 10억~20억원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유명 선수를 영입할수록 더 큰 비용이 들지만 프로야구·축구·배구·농구 등에 비하면 투자 대비 효과가 크고,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한 이유다.

금융권은 주로 VIP 고객을 대상으로 골프 모임과 유명 골프선수의 전문 레슨을 진행한다. 특히 프로골퍼들이 참가하는 프로암대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기업에서 주최하는 골프대회 갤러리 티켓을 제공하기도 한다. 역시 골프를 즐기는 고액 자산가나 중·장년층이 금융권의 영업 타깃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취미생활로 골프를 치는 고액 자산가나 중·장년층 고객이 많다 보니 골프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특히 VIP 고객 확보에는 골프마케팅만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201904호 (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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