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휴대용 전화기를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이가 지금의 아이폰을 상상하지는 못했다. 아이폰 출시 이후, 통화하고 문자를 보내던 이동통신 기기가 이제는 일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창조물이 됐다.
한때 괴짜로 불리던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기자동차 시대를 현실로 만들어버렸다. 그의 도전은 소형 자동차 위주였던 전기차 시장의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고, 이제는 보급형 버전의 모델들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애플이 그러했듯이 테슬라는 이제 비주류가 아니라 퍼스트무버가 됐다.

테슬라 차량을 실제로 경험해보면 많은 것이 놀랍고 새롭다. 먼저 자동차의 UI/UX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버렸다. 테슬라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버튼과 계기판들을 모조리 없애고 오직 아이패드 크기의 화면만 덩그러니 설치했다. 그렇다고 해도 자동차를 핸들링하는 데 부족함은 없다.

주행 중 화면에 제공되는 정보는 일반 자동차를 운전할 때보다 훨씬 많지만 매끄럽게 인지할 수 있다. 내가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운전하고 주변 차량과 교통 혼잡에 따라 정지와 재출발을 하는 것은 물론 차선 변경과 목적지에 따른 IC 진입까지도 가능하게 해준다. 우리나라보다 규제가 덜한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집 앞에서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기본 차량 값에 옵션에 따라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과정들이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마치 애플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라기보다 애플스토어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트 플랫폼 메이커로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기름을 연료로 엔진을 구동하는 방식 대신 전기모터를 돌려 굴러가는 전기차는 자동차 부품도 훨씬 적게 들어간다. 테슬라 차량에는 후면 트렁크 외에 전면에도 물건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내부 공간도 동일한 크기의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넓다.

장점은 또 있다. 모터 기반 엔진은 일반 자동차 대비 기계 노후화 속도가 훨씬 더디다. 여기에 각종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져 테슬라의 모든 차량은 신청 후 상당 기간 대기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전기 충전 과정이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순간부터 생겨난 새로운 생태계가 지금의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인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생겨난 토양이 되었듯이 앞으로 테슬라가 만들어가는 혁신은 기존의 자동차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시작점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 손창현 OTD 코퍼레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