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위기나 불황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졌다. 시절을 불문하고 불황이 아닌 때가 없고 반대로 호황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다. 특히 올해 초부터 전 지구를 휩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시대를 누리고 있다는 자만을 비웃듯, 원초적 공포와 두려움으로 세계의 문을 닫아버렸다.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은 직접적인 기업 실적 하락은 물론,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마저 우하향 일색으로 만들었다.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포브스코리아 한국 50대 부자 조사에서도 전체적인 부의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슈퍼리치 대열에 오른 50명 전원이 1조원대 자산가치를 보여준 데 비해, 올해는 1조원 미만 자산가가 7명이나 등장했다. 강력히 부상한 언택트(Untact) 트렌드를 반영하듯, ICT 기반 기술기업의 신흥 부자들은 갈수록 세를 불리고 있다. 10위 안에 든 부자 중 절반인 5명이 혁신과 창의로 무장한 ‘흙수저’ 출신이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