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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시험에 실패한 SAT 

SAT 소유주인 미국 대학위원회에 해당하는 것을 고르시오. 

A. 수십억 달러 규모 독점 기관
B. 학 생을 성공과 기회로 연결하지 않음
C.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음
D. 위의 모두 해당됨

혼돈. 코로나19가 팬데믹 이전부터 신음하고 있던 미국 고등교육 시스템에 미친 영향이다. 오랫동안 상아탑 사이에 자리한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여겨왔던 미국 대학위원회의 현재 상태만 보더라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대학위원회의 핵심 상품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은 지난 50년 이상 대학 입학의 표준을 설정해왔다.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SAT와 심화학습과정(AP) 테스트를 제공하는 미국 대학위원회는 뉴욕에 있는 비영리 기구이며 거의 독점에 가깝게 영업한다. 학생 고객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학위원회의 시험은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1억 달러가 넘는 비과세 수익을 남긴다. 대학위원회는 4억 달러를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했으며 매킨지 출신인 CEO 데이비드 콜먼(50)은 연간 2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영 보상금을 받는다.

그런 대학위원회 요새가 공격받고 있다. “대학위원회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 거주하는 두 10대 소녀의 어머니 앤이 말했다. “대학위원회가 학생들의 안위를 걱정했다면 시험을 중단했겠죠.” 앤의 17살 난 딸은 지난봄부터 SAT를 보려고 했지만 세 번의 시험 날짜가 모두 취소됐다. 100만 명 넘는 학생이 같은 처지다.

“이렇게 무능하고 무모하다니!” 스테이시 포크 핀실버가 대학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핀실버의 딸 해나는 워싱턴 텀워터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8월 29일 시험을 이틀 앞두고 서로 다른 내용이 담긴 이메일 세 통을 받았다. 시험 시작 12시간 전에야 시험을 취소한다는 최종 통보가 왔다. “대학위원회 집단소송에 관심 있는 변호사분 계신가요?”

대학위원회의 문제는 당황한 학생들과 거품을 물 지경인 헬리콥터 부모들만이 아니다. 이 비영리 기구와 SAT는 오래전부터 부유층을 선호하는 시스템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학위원회는 자신들의 사명이 “학생을 성공과 기회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학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흑인 학생은 백인 학생보다 SAT와 AP 시험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단체로 시험을 포기하게 만든 팬데믹에 맞춰 운영을 안전하게 조절하지 못한 것은 대학위원회의 무능 때문이다. 3월 이후 아이비리그의 모든 학교를 포함한 500개 넘는 대학이 ‘시험은 선택’ 운동에 참여했다. 총 1600개가 넘는 4년제 대학이 2021년 입시에 시험 점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갈수록 많은 대학이 시험 점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인종 차별적인 시험”

이 같은 시험 외면 현상은 많은 학생과 대학에 2021년을 역대 입시가 가장 당황스러운 해로 만들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 변화는 일시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팬데믹 이전에도 명망 높은 캘리포니아대학(UC) 시스템의 교육위원회는 시험을 완전히 외면할지 고려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SAT 시험을 보는 학생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곳 교육위원회를 움직이게 한 것은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데이터였다. 교육위원인 조너선 슈어스는 UC 콘퍼런스 콜 도중 “이 시험은 인종차별적인 시험이라고 믿는다”며 “여기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UC 시스템은 자신들의 대학 입학사정관이 2023년부터 시험 성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학위원회에 복구 계획이 있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포브스의 반복적인 고위 경영진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이메일 질의응답에만 응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 대학위원회 대변인은 “현지 학교와 시험 센터는 SAT를 실시할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대학위원회가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는 매년 700만 명이 넘는 학생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닦아나가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전 대학위원회 고위 관계자 13명을 포함해 관계자 75명을 인터뷰한 결과(이 인터뷰 대상자들은 교육위원회가 교육 업계에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익명 처리를 요청했다)에 따르면 대학위원회는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엘리트주의 최고경영자가 이끌고 있다. 2012년 CEO가 된 콜먼은 조직을 무적의 현금 기계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그 기계가 실패의 원인이 됐다. 이제 일각에서는 SAT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봄과 가을 시험이 취소되면서 학생 150만 명이 SAT를 치르지 못했고, 그 결과 대학위원회는 약 2억 달러 매출을 놓쳤다.

입학시험에 대한 비판은 미국의 고등교육 접근성이라는 더 큰 논제의 일부다. 조지타운대학 교육노동센터 이사인 앤서니 카니베일은 미국의 최우수 대학들이 부의 불평등을 심화하고 영속화한다는 내용의 2020년 저서 『성적의 신화(The Merit Myth)』에서 “대학은 계급 및 인종 계층구조를 강화하고 고착화하며 소외계층을 더 어렵게 만드는 불평등 기계의 머릿돌이 됐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위원회에서 일했던 경제학자인 카니베일은 제국”이라며 대학위원회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카니베일은 “대학위원회는 악의 “SAT는 기본적으로 회피다. 부유한 집안 아이가 가장 좋은 대학에 가도록 보장하는 불평등한 시스템을 빛나는 과학이라는 가림막으로 덮은 것에 불과하다. 그 모든 것이 과학이 아님에도 마치 과학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SAT vs ACT

입시에서 대학위원회의 역할은 100년도 더 전에 시작됐다. 이 조직은 1900년 컬럼비아대, 프린스턴대 등 15개 엘리트 대학과 예비학교 단체가 설립했다. 동부 해안 외부에서 아주 뛰어난 학생의 지원율을 높이는 게 목적이었다. 1926년 처음 실시된 대학입학자격시험은 프린스턴대 심리학자 칼 브링엄이 설계했다. 브링엄은 종을 선택적으로 번식시켜 낮은 지능 같은 특질을 제거하자고 했던 우생학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브링엄은 흑인이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믿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병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지능 테스트를 변형한 이 시험은 지식이 아니라 똑똑함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대학위원회의 유일한 경쟁 상대는 아이오와시다. 아이오와는 미국대학시험(ACT)이라는 자체 지역 조직을 설립하고 1959년에 아주 다른 종류의 입학시험을 개시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시험은 대형 공립대학을 대상으로 홍보됐다. ACT는 미국 중부에서 자리를 잡았고 SAT는 해안 지역을 차지했다.

SAT를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대학위원회의 초기 주장에도 불구하고 1938년 브루클린에 사는 배관공의 아들인 스탠리 캐플런이 부모 집 지하에서 SAT 준비반을 개설했다. 캐플런과 그가 일으킨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시험 준비 업계는 SAT의 인기를 높였을 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기여했다.

1960년대부터는 SAT가 시간당 1000달러에 달하는 예비학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부유한 가족에 불평등하게 이득을 준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하나의 타깃은 대학위원회와 다른 두 법인이 1947년 설립한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비영리 기구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였다. 이 조직은 SAT 문항을 개발하고 시험 관리 및 채점을 맡았다. 이런 서비스에 대해 대학위원회는 ETS에 2018년 3억5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현재의 최고경영자인 콜먼만큼 대학위원회를 휘저어 놓은 사람은 없었다. 맨해튼에서 자란 콜먼의 아버지는 정신과 의사였다. 어머니는 진보적인 사회연구 뉴 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학과장을 지내고 이후 베닝턴칼리지의 총장이 됐다. 콜먼은 명망 높은 스타이브샌트 고등학교를 나와 예일대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이때 콜먼은 뉴헤이븐의 소외계층 고등학생에게 개인 교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브랜치(Branch)를 시작했다. 1991년 졸업 후에는 로드 장학금을 수상하고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콜먼은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 입사했지만 5년 만에 퇴사하고 학교가 표준화된 시험 결과를 분석하도록 돕는 스타트업인 그로우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콜먼은 당시 논란의 대상이던 공통핵심기준 운동을 받아들이게 됐다. 당시 전국 공립학교에 표준 교육과정을 도입하고자 했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이 운동을 지지하고 있었다. 스타트업을 매각한 직후 콜먼은 공통핵심기준을 홍보하는 비영리 컨설팅 조직인 학생 성취 파트너(Student Achievement Partners)를 설립했다. 이 교육과정은 독립선언문 같은 기초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1년 뉴욕 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콜먼은 대다수 공립학교 교육과정의 핵심을 차지하던 개인적인 글쓰기의 가치를 무시했고, 이후 교사들로부터 오만하고 시대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콜먼은 “자라다 보면 사람들이 여러분의 감정이나 생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듬해 대학위원회는 콜먼을 위원장 겸 CEO로 임명했다.

콜먼의 간단명료한 접근법은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 출신으로 서민적이었던 전임자 개스턴 케이퍼튼과 완전히 달랐다. 콜먼의 취임 이후 1년 만에 사임한 한 위원회 임원은 “콜먼은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다른 사람들을 참고 견뎠다”고 말했다.

대학위원회에서 콜먼은 주요 경쟁 상대인 ACT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ACT는 14개 주 모든 공립 고등학교에 시험을 제공하기로 계약하면서 대학위원회의 시장 점유율을 앞질렀다. ACT는 대학 입학시험과 연방 시험 요건을 충족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및 수학 시험을 1회 비용으로 2회 치를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에 맞서 경쟁하려면 콜먼은 급격한 변화를 꾀해야 했다. 콜먼의 계획은 SAT를 ACT처럼 교육과정에 맞춰 개편하는 것이었다. impecunious나 noisome같이 사람들이 잘 모르는 SAT 단어를 외우게 하지 않는 것이었다. 2013년 콜먼은 ACT의 교육 부서를 38년간 이끌다가 나온 신디 슈메이저를 고용했다. 콜먼은 슈메이저를 위한 사무실을 아이오와 교외에 열어주고 ACT 직원들을 빼 오기 시작했다. 대학위원회의 아이오와 직원 수는 20명을 넘어섰다.

그런 다음 콜먼은 게릴라 마케팅 교본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전술을 구사했다. 테스트가 부유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대학위원회는 온라인 비영리 교육 기구인 칸 아카데미와 협력하여 무료 온라인 SAT 수업을 개설했다. 콜먼은 2016년 3월 텍사스 트리뷴 인터뷰에서 “대학위원회는 기회가 없는 평가를 죽은 것과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 SAT는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유지해왔던 2400점 만점 구조를 1600점 만점 구조로 되돌렸다. 대학위원회는 새 점수 제도를 부풀리며 ACT의 수입원 중 하나였던 이중 응시자를 노렸다. ACT가 동부 대학에서도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SAT 성적 우수자들은 ACT도 함께 치렀다. 대학위원회의 전략은 일종의 영리한 포장이었다. 1300점 만점인 새 SAT는 이전 버전의 수학과 비판적 읽기 영역 1230점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됐다. 공식 성적표에서 70점을 더 높일 기회를 마다할 17세 학생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실제 적성의 측면에서는 무의미하다고 해도 말이다.

콜먼이 ACT에 가한 최후의 일격은 주 단위 계약을 대폭 할인하는 것이었다. 대학위원회 직원이 ACT 고객의 입찰에 일부러 아주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015년 대학위원회는 미시간주와 3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가격은 ACT의 응찰가보다 1540만 달러 낮았다.

2018년 대학위원회의 새 SAT는 주 단위 계약 10개를 따냈다. 그중 3개는 ACT와 계약하던 곳이었다. 콜먼과 그가 도입한 새 SAT 덕분에 대학위원회는 다시 시장의 리더가 됐다.

SAT의 대안

대학위원회가 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 판매하는 브랜드 가운데 SAT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수익성은 크지 않다. 전 직원의 말에 따르면 시험 하나를 만드는 데는 약 200만 달러가 들어가며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미국과 해외에서 매년 12회 분량의 시험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 각 시험에 들어가는 154개 문항을 새로 구성하려면 2년간 정성을 들여야 한다. 평가 설계자와 개발자가 문항을 만들면 외부 위원회가 이를 검토한다. 대다수 시험에는 샘플 문항이 들어 있는 20분짜리 섹션이 포함되는데, 이는 학생의 점수에 들어가지 않고 향후 시험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 용도로 사용된다.

전 직원들은 대학위원회가 SAT 시험으로 잘해야 본전치기를 하는 데 그친다고 주장했다. 각 시험의 가격은 52달러, 쓰기 영역을 포함한 시험은 68달러다.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시험비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SAT는 대학위원회의 마케팅에서 PSAT와 함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대학위원회는 1959년부터 PSAT를 제공해왔다. PSAT는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시간 45분짜리 미니 SAT이며 가격은 17달러다. 매년 이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 8000명에게는 성적 장학금 2500달러가 지급된다.

PSAT는 대다수 고등학교 가정에 무료로 제공된다. PSAT가 각 주, 교육구, 개별 학교와 비용을 면제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공된 PSAT 시험 390만 건 가운데 학생의 가족이 비용을 지불한 것은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 대학위원회 내부 관계자는 말했다. PSAT는 실제 SAT에 대비하는 좋은 연습이 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위원회의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학생들의 정보가 수집된다는 사실이다. 콜먼의 지휘하에 대학위원회는 8학년부터 치를 수 있는 13달러짜리 PSAT 8/9 시험을 새로 선보였다. 이 시험 성적표는 종종 학생에게 이수해야 할 AP 수업을 제안하며 학생을 대학위원회의 또 다른 상품으로 연결한다.

대학위원회의 취업 및 등록 부서에 저장돼 있는 학생 데이터베이스야말로 수익의 보고다. 2018년 이 부서는 1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수익률은 41%에 달했다.

긴장한 어린 응시자들이 시험을 치려고 자리에 앉으면 감독관은 응시자들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경우 장학금과 대학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도록 지시를 받는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에 응한다. 그리고 시험 응시자 47%에 대해 대학위원회는 인종, 종교, 성별, 부모의 교육 수준 등 학생 정보를 대학과 기타 외부 기관에 ‘임대’한다. 여기서부터 학생의 가정이 입학까지 수년 동안 견뎌야 할 막대한 홍보 우편물과 브로셔 폭격이 시작된다. 지난해 말 일리노이 연방 법원에는 대학위원회가 주의 어린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겼으며 이익을 위해 기만적인 행위를 했다는 소장이 접수됐다. 대학위원회는 유사한 소송이 수년 전 기각됐다고 지적했다.

PSAT와 SAT 시험은 어떤 의미에선 학생을 대학위원회의 돈줄로 연결하는 미끼 상품이다.

10년 이상 전에 대학위원회에서 일했던 한 임원은 “스피릿 항공을 생각해보라”며 “항공권 가격은 싸지만 부가 상품으로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대학위원회는 학생의 성적을 시험 응시 후 10일 이내에 4개 학교로 무료로 보내주지만 그보다 많은 학교에 결과를 보내려면 하나당 12달러의 요금을 부과한다. 급행으로 보내고 싶을 때는 추가로 수수료 31달러를 내야 한다. 공용 원서(common application)와 같은 전자 플랫폼 덕분에 많은 학생이 성적을 10개가 넘는 대학에 보낸다. 응시자가 자신이 어떤 문항을 틀렸는지 알고 싶다면 18달러를 내야 한다. 바쁜 고등학생들이 자주 그러듯이 시험 일자를 바꾸려면 또 30달러가 들어간다. 이런 수수료는 SAT와 PSAT를 관장하는 대학위원회의 평가 부서가 2018년 벌어들인 매출 4억600만 달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위원회의 가장 큰 수입원은 AP 프로그램이다. 이를 담당하는 부서는 2018년 매출 4억8300만 달러를 올렸다. 대학위원회는 AP 미국 역사와 AP 영어 등 가장 인기가 많은 과목에서 규모의 경제로 이득을 본다. AP 부서의 수익률은 29% 정도지만 일부 시험의 수익률은 50%가 넘는다고 전 직원들은 말했다. AP 프로그램은 대학위원회가 맡은 1955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경쟁 상대가 거의 없었으며 비판하는 사람도 적었다. 그 확장 방식은 고급 제품 마케팅 수업의 예시로 사용해도 될 정도다. 본래 포드 재단이 지지했던 AP의 취지는 성적이 뛰어난 소수 학생에게 어려운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시작부터 아주 엘리트주의적인 프로그램이었다”고 이 프로그램을 12년간 연구한 경제학자 크리스틴 클로펜스틴이 말했다.

1988년 가족 영화 [스탠드 업(Stand and Deliver)]은 이스트 로스앤젤레스의 헌신적인 AP 미적분 교사 하이메 에스칼란테가 저소득층 라틴계 학생들이 모두 시험을 통과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는 대중의 상상 속에서 프로그램에 막대한 힘을 실어주었다. 대학위원회는 이에 힘입어 AP 수업을 모든 학생에게 밀어붙였다. 각 교육구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았다. 클로펜스틴은 “대학위원회는 AP를 기존 취지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AP 수업은 화학, 물리학, 역사 등 핵심 과목 11개에만 제공됐다. 교육과정은 대학 수준이었으며, 고득점자들은 때로 대학 학점을 받기도 했다. 제품의 수요가 높을 때 어떻게 시장을 확장할까? 고객을 다양화하면 된다. 제너럴 모터스가 SUV 모델을 20가지나 제공하듯이 오늘날에는 미술사부터 지리학, 심리학, 소묘에 이르기까지 40개에 달하는 AP 시험이 제공되고 있다. AP 컴퓨터공학의 수요가 높아졌던 2017년 대학위원회는 컴퓨터공학 원리라는 아주 쉬운 버전을 만들어 냈고, 이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9만6000건에 달하는 컴퓨터공학 원리 시험이 치러졌다. 이에 비해 자바 코딩 위주인 컴퓨터공학 A시험은 7만 건이었다. 대학위원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 사이 학생 49만6000명이 3개 이상의 AP 시험을 치렀다. 10년 뒤 이 숫자는 11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학위원회의 돈 줄

SAT와 마찬가지로 AP 프로그램도 수수료의 보고다. AP 시험의 가격은 건당 95달러다. 11월 등록 시한을 놓치면 여기에 연체 수수료 40달러가 붙는다. 등록하고 비용을 지불했다가 취소하면 45달러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성적을 두 개 이상의 학교에 보내거나 늦게 제출하는 경우 성적표당 15달러가 부과된다.

SAT 시험 성적과 마찬가지로 흑인 학생은 AP 시험에서도 백인 학생에 뒤처진다. 대학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AP 시험을 치른 흑인 68%와 라틴계 56%가 5점 만점인 시험에서 통과 기준인 3점 이상을 취득하지 못했다. 전체 학생의 불합격 비율은 41%였다.

실망스러운 통계에도 불구하고 대학위원회는 주에 로비를 해서 수익성 높은 AP 프로그램을 지지하게 했다. 이들은 AP 프로그램을 미국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을 높이고 학생이 대학에서 성공하도록 지원한다는 대학위원회의 사명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홍보했다. 고등학교의 AP 프로그램은 그 학교의 수준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그리고 학생의 고등학교 성적 증명서에 AP 수업이 몇 개나 있는지는 대학 입학사정관이 응시자를 평가할 때 주목하는 요소 중 하나다. 많은 주가 이 시험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AP 참여 또는 점수를 학교 및 교육구의 실적 평가에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약 2만3000개 고등학교에서 AP 시험 500만 건이 치러졌다.

최근 대학위원회의 문제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경영진이 아직도 팬데믹 도중에 시험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치를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봄에 가상 AP 시험을 실시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대거 발생했고, 대학위원회 웹사이트가 학생 수천 명의 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5억 달러 규모의 연방 소송이 시작됐다. 대학위원회는 이 소송을 “홍보를 위한 쇼”라고 부르며 “사실과 다르고 법적으로도 근거가 없다”고 평했다.

대학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재정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대학위원회는 3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운용하며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지적 능력도 문제가 아니다. 대학위원회 경영진은 대단히 뛰어난 자격을 갖췄으며 막대한 보수를 받는다. 등록된 임원 18명 가운데 2018년 30만 달러 미만을 번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멤버십, 거버넌스 및 글로벌 고등교육’ 대표를 포함한 임원 11명은 5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팬데믹 도중 대학위원회의 서투른 SAT 관리로 인한 여파는 길어질 수도 있다. 전 대학위원회 임원들과 긴밀한 관계자들은 SAT 과목 시험이 실물 교육으로서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학, 수학 등 단일 과목 시험은 AP의 성공 공식을 곱절로 키웠지만 2012년 캘리포니아대학 시스템이 이를 요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다른 대학 수백 곳도 캘리포니아대학의 뒤를 따랐다. 대학위원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치러진 과목 시험의 건수는 2011년에 비해 30만 건가량 줄어들었다.

많은 이가 최근 캘리포니아의 결정이 SAT의 종말을 알리는 효시라고 생각한다. 1만4000개 회원 대학을 두고 있는 전국대학입학상담회의 에인절 B 페레즈 신임 대표는 “캘리포니아대학의 결정이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며 “다른 공립 시스템이 그 뒤를 따르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페레즈는 트리니티칼리지 입학 처장으로 일했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 있는 이 사립 인문대학은 2015년부터 시험 성적을 받지 않는다. 페레즈는 팬데믹 도중 시험을 선택 사항으로 바꾼 학교들이 “시험 없이 입시를 치르는 법을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비리그의 주요 학교들에도 SAT가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하버드대학이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을 차별했다고 제기된 소송에서는 시험 응시자들이 남긴 문서가 증거로 활용됐고, 예일대는 법무부에 의해 제기된 인종차별 의혹에 직면해 있다. 조지타운대의 앤서니 카니베일은 “학교는 최대한 단서가 적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종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SAT가 유색인종 소외계층을 차별한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한다. 대학위원회의 2019년 이후 데이터를 보면 칸아카데미와 협업한 무료 수업도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흑인 학생들의 SAT 점수 평균은 933점인데 비해 백인 학생의 평균은 1114점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SAT가 팬데믹에도 살아남는다면 이는 아마 현재 대학위원회의 무능에 가장 분개한 사람들의 완강한 수요 덕분일 것이다. 아들을 아이비리그에 보내려는 뉴저지 북부의 한 학부모는 “나는 표준화된 시험이 중요하다고 믿지만 대학위원회의 관리가 엉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최근 대학위원회 고객지원센터와 한 시간 반 동안 통화했다.

캔자스대학, 플로리다국제대학 등 ‘전인적’ 입시 과정을 치를 자원이 부족하여 지원자 수만 명을 걸러내기 위해 표준화된 시험 성적에 의존하는 공립 대학도 많다. SAT를 활용하여 학비 감면을 제공하는 이른바 ‘성적 장학금’을 제공하는 학교는 그보다 수천 개는 더 많다.

데이비드 콜먼도 잘 아는 공공연한 비밀은 그 많은 흠결에도 불구하고 SAT가 부유층에 필수적인 도구라는 사실이다. SAT가 수많은 대학, 궁극적으로는 성공을 지키는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와 순위 외에도 SAT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향해간다. 매킨지 같은 컨설팅 업체는 입사 지원자에게 SAT 점수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인근 학교의 SAT 점수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대학에 채권 금리를 부여할 때 SAT 수준을 고려한다.

팬데믹이 재정적 파국으로 미국 대학을 위협하는 이 시기에 대학들이 부유한 가족 학생들의 입학에 도움을 주는 선별 절차를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대학위원회는 팬데믹으로 인한 시험장의 혼돈을 관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으면서도 직원 1800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경쟁 상대인 ACT는 정리해고와 일시 해고를 발표했고 CEO가 갑자기 사임했다. 그러나 대학위원회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새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전 직원들은 대학위원회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데이비드 콜먼은 애틀랜틱에 ‘대학에는 입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아주 번거로운 일거리가 됐다. 학생에게 고등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전혀 가르치지 않는 일거리 말이다”라는 이 기사의 부제는 대학위원회를 비판하는 사람이 쓴 듯하다.

마치 방화범이 통제 불능으로 번진 불길에 대해 불평하는 것과 같다. 콜먼은 또 이렇게 썼다. “점수가 낮다고 해서 학생의 삶을 부정해서는 결코 안 된다.”

[박스기사] 팬데믹 시기 대학 입시를 위한 포브스의 가이드

입학시험을 치르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학교에서는 중간고사를 합격/ 불합격으로 전환하고, 외부 활동과 여름 취업이 모두 취소되는 시기에 어떻게 돋보이는 원서를 만들 수 있을까?

좋은 소식: 대학 입학사정관도 여러분의 고충을 이해한다. 학생이 힘겨운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포브스가 입시 전문가 및 뛰어난 교육기관의 고위 입학 관계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직 입학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치르지 말라.

스투 슈밀 MIT 입학처장은 학생이 점수를 제출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슈밀은 “지금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원서의 다른 부분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FairTest.org에서 시험을 선택 사항으로 하거나 시험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학교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가상 탐방을 활용하라.

대다수 학교는 직접 탐방을 허용하지 않지만 거의 모든 학교가 가상 탐방을 제공한다. 대다수는 실시간 질의응답 세션도 실시한다. 예를 들어 툴레인대학은 학생의 온라인 탐방 내역을 기록한다. 툴레인대학은 올해 처음으로 지원자 면접을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되 코로나19 관련 경험은 중요하지 않으면 공유하지 말라.

올해 대다수 학교에서 받아들이는 공용 원서에는 학생에게 팬데믹 관련 경험을 250단어 이내로 기술하라는 선택 문항이 포함됐다. 아주 심각한 사연이 있을 때만 이 문항을 활용하라.

격리 기간 동안 뭘 했는지 보여라.

일부 학생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선거 자원봉사를 했을 것이고, 초등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했던 학생들도 있다. 학교에서 외부 활동이 중지되고 여름 일자리도 잃었다면 그 대신 뭘 했는지 쓰는 것이 좋다. 개인 에세이나 공용 원서의 ‘추가 정보’ 섹션을 활용하라.

성적은 걱정하지 말라.

대학은 격리 기간 동안 여러분이 학교의 계획을 제어할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안다. 평가하는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 없다.

조기에 지원하되 마감 시한을 확인하라.

일반적으로 빨리 결정하고 행동할수록 합격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학생의 비자 발급과 여행이 제한되면서 등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졌다. 입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고 등급 학교 바로 아래의 뛰어난 학교들은 1학년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을 조기에 합격시킬 가능성이 높다. 캠퍼스 탐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찍 학교를 결정하기가 꺼려질 수는 있다, 그러나 2019년 법무부의 결정 덕분에 일찍 합격했다고 해서 다른 원서를 취소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마감 시한 변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부 대학은 화재나 홍수 등 재난의 영향을 받은 학생들을 위해 시한에 을 연장해줄 수도 있다. “올해에는 일정이 바뀌었다”고 브라운대의 로건 파월은 말했다. 프린스턴대는 팬데믹 때문에 조기 활동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했다.

※ 가장 똑똑한 사람 데이비드 콜먼 대학위원회 CEO는 SAT를 개량하여 되살려냈지만 칸아카데미와 협업하여 무료 시험 강좌를 제공했음에도 흑인 학생들의 성적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ANTOINE GARA, ELIZA HAVERSTOCK, SERGEI KLEBNIKOV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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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호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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