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NEW YEAR ESSAY 2024] 다시, 초심(14) 박관병 이지네트웍스 대표 

난 다시 소대장으로 돌아간다! 


▎박관병 이지네트웍스 대표
30년 전 나는 단정한 스포츠형 머리에 소위 계급장을 달고 전방 특공부대 소대장으로 부임했다. 작은 체구였지만 나름 ‘깡다구는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군단에서도 내로라하는 병사들로만 구성된 특공부대 소대장은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시절 소대장으로 임관하기 전 굳게 다짐했다. “난 체력적으로나 정신력으로나 절대 지지 않으리라.”

군 생활 중에서 그나마 자유로웠던 BOQ(독신간부숙소)를 마다하고 내무반 생활을 고집했다. 주말 외박도 반납하며 병사들과 먹고 자고 운동하면서 함께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렇게 소대장을 무사히 마치고 연대 교육장교를 거쳐 다시 그 부대 중대장으로 복귀해 임기를 마치고 전역했다. 나는 아직도 그때 전우들을 만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다들 그렇겠지만 나에게도 23년간 회사를 경영하며 많은 고비가 있었다.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잘 넘기나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이어진 지난 몇 해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사업 성격상 물류비와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급격한 금리인상과 맞물리면서 수익구조가 현격히 악화됐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것인가. 2024년에는 30년 전 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 한다. 그 초심을 되찾고자 한다. 회사의 체력을 더 강화하고, 소대장 시절 했던 것처럼 직원들과 함께하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고 기존의 강점을 더 발전시키는 지휘관의 자세로 되돌아가 그들의 선봉에 서려 한다.

12월 초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서울(KIBA서울) 제5대 회장에 취임한 것도 같은 생각에서다. KIBA서울은 G밸리 입주기업의 친목과 협동으로 상호 발전을 도모한다. 이를 통해 생산과 수출을 증대해 회원 기업체의 이익은 물론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는 임기 동안 해외사업 교류분과를 신설해 한국산업단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힘을 합쳐 해외 진출 기업을 돕고자 한다.

2024년에는 소대장 시절의 그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안으로는 직원들과 함께하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을 도울 것이다. 다시 먼 훗날 이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추억하기를….

202401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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