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

2023년은 국내 게임업계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 시기다.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작품들이 많이 탄생했는데, 기존 강세였던 모바일게임은 물론, PC/콘솔 등 게임 플랫폼을 확대하며,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 게임사들이 부쩍 늘어났다. 서브컬처 게임이 주류 장르로 자리를 잡았고, 독창적인 게임성을 확보한 게임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색다른 게임의 재미를 찾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지난해 변방의 한국 개발사에서 북미 유럽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콘솔 게임에 도전했고, 소울라이크라는 마니악한 장르를 도입해 ‘P의 거짓’을 탄생시켰다.

‘P의 거짓’은 출시 이후 오랜 명성을 자랑하는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의 신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에서는 ‘K-소울라이크’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고, 외신들과 해외 게이머들 역시 ‘P의 거짓’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한국 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던 글로벌 게임 시상식에서 당당히 수상 후보에 올라 전 세계게이머를 놀라게 했다.

그 비결은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한 데 있다. 이제 게임은 단순히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떤 내러티브를 가지고, 어떻게 잘 만들 것인지’가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게임을 처음 만들 때 ‘이용자들에게 이 게임만의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는 곧 ‘재밌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최초의 마음, 초심이 된다.

그래서 결국 재‘ 미’는 초‘ 심’과 통한다.

‘P의 거짓’ 역시 ‘남들이 하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초심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이다. 콘솔 불모지인 한국 게임시장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가 제대로만 만든다면 게이머들이 알아봐줄 것이라는 초심을 상기했다. 그렇게 잘 만든 게임, ‘P의 거짓’이 탄생했다.

비단 ‘P의 거짓’뿐만 아니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시리즈, 인디게임 ‘스컬’, ‘산나비’의 흥행, 서브컬처 장르에 도전한 ‘브라운더스트2’의 탄생, 모바일 RPG 개발사 ‘파우게임즈’ 인수 등 초심을 지키기 위한 여러 노력이 더해져 네오위즈만의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모든 게임에는 보스를 물리친 뒤 마주하는 엔딩이 있지만, 네오위즈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큰 성장을 위한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 다시 초심이 필요한 때다.

앞으로도 네오위즈의 초심은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6년간 그랬듯 새롭고 독창적인, 네오위즈만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최상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네오위즈의 다음 이야기에 많은 기대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