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H.강 이노베이터스박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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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큰 삶의 교훈들은 일이 잘 안 될 때 찾아오곤 한다. 특히 혼자였다고 생각했을때 우리는 그 순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일어서거나 쓰러지는 결과를 맞이한다.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새 직원을 고용했으나 시작 전날 그가 퇴사한다는 통보를 했을 때, 6개월 동안 협상해 큰 계약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백지화됐을 때, 몇 달 동안 준비한 워크숍으로 출장 가려는데 바로 전에 다리를 다쳤을 때 등이다. 다 된 밥에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기도 하고 왜 그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나 스스로 짧았던 식견을 탓하기도 한다. 사건 당일엔 속상하고 답답할 때가 많지만 그 순간을 이겨내고 나면 훗날 그 시점들이 바로 중요한 새 관점, 관계, 경험을 쌓는 특별한 순간들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인가, 성공하는 리더와 회사들은 항상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들이 있는 게 공통점이다. 이것이 복원력(Resilience)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다시 새로운 길을 터득하는 사람들이다.1월이 되면 이 초심의 중요성을 다시 새겨놓고 싶은 이유는 새해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121년 전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다. 1903년 1월 102명의 한국인이 처음으로 미국 호놀루루에 이주를 했다. 한국인들은 한국을 떠나 새로운 기회를 개척해보기 위해. 미국에서는 당시 수수농장에 필요한 새로운 노동 인력을 찾기 위해, 미국의 수요와 한국의 공급 시작으로 한인 교포들이 처음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이 첫 이주의 공감을 받아 이후 7500명의 한국인이 2년 사이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김새, 습관, 언어, 생각, 음식 취향까지 다른 이 외국에 이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 어려운 환경을 어떻게 꿋꿋히 이겨나갔을까? 그들의 언어와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자리 잡았을 때 어떻게 답답함을 풀고 자기의 길을 개척해 나갔을까? 그들의 용기 때문에 그다음 세대 한인 교포들은 미국에 정착하고 그다음 세대 한인 교포들은 사업을 차리고, 학교 차리고, 심지어 미국 상원의원까지 되어서 미국 사회에 큰 일을 많이 도모하게 됐다. 어떻게 그 여정이 시작되었나 생각하면 지금 미국에서 자리 잡은 무려 200만명 한인 교포들의 현실은 기적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반면 그 사람들의 일상적인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현실이 보이기도 한다. 아시안이 많이 일하는 다양한 대기업에서도 임원 차트를 보면 아시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K-드라마,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태어나고 평생을 자란 이들도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자주 당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자라고 정착하고 생활하는 한인은 많아도 정말 성공하고 자리잡은 사람들은 극소수다.그렇게 열심히 사는데 이게 다인가 생각될 때도 많고. 성공하는 한인 교포들의 이야기들을 보게 되면 더욱더 반갑고 얼마나 힘든 환경을 이겨내서 성공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언제가는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희망도 가져보기도 한다.미국에서는 이 한인 교포들의 복원력 역사와 그들의 미국 사회 참여에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2005년에 미국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공동으로 매년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Korea American Day)’로 선정했다. 그래서 매년 1월에 미국에서는 새해 맞이도 하지만 한인 교포들 사이에서는 한인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들이 복원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미국에서는 “당신은 당신 조상들이 꿈꾸던 사람이고 살았으면 하던 삶을 살고 있어요(You are your ancestors’ dream)” 라는 표현을 쓰면서 우리가 닥친 상황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바로 아무리 지금 이 상황들이 힘들어도 우리의 현실은 바로 우리 조상들이 꿈꾸던 후손들의 멋진 미래라는 표현인데. 항상 감사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다. 맞는 말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기회는 내 노력도 있지만 분명 다른 이가 미리 나무를 심고 가꿨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렵고 답답한 순간들이 닥칠수록 이게 끝이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생각을 바꿔서 이 경험 때문에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지 올해는 더 마음을 새겨듣고 바꿔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