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NEW YEAR ESSAY 2024] 다시, 초심(20) 김인중 데이터히어로 대표 

변하지 않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 


사업가들이 자주 떠올리는 단어 중 하나가 초심(初心)이다. 내가 이 사업을 왜 시작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사업을 일궈낼지 등 사업에 대한 모든 생각을 압축하면 초심이란 단어가 된다. 초심은 경영자가 사업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고 방향키를 목표지점으로 돌릴 수 있는 푯대가 된다.

2023년은 스타트업계와 내가 몸담고 있는 핀테크 업계에 찬 바람이 부는 시기였다. 수십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 업계의 부러움을 샀던 유명 핀테크 회사들 중 일부가 폐업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동반자이자 경쟁자였던 그들의 중단된 도전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2019년에 설립한 데이터히어로가 내년이면 다섯 살이 된다. 어려운 사업 환경 가운데 창업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정신적 원동력이 ‘초심’이다. 우리는 데이터 기반의 투자 의사결정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위해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데이터에 깊이 몰두하며, 고객의 실질적인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여 해결책을 제공하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지향한다. 초심에 대한 우리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약해질 때면, 회사 유리창에 붙여놓은 이 세 가지 원칙을 다시 마음에 되새기며 초심을 다잡는다. 그러나 때론 초심이 장애가 되기도 한다. 시장 환경과 고객의 요구가 변화하는데도 불구하고, 초심으로 만든 서비스에 고착되어 개선하지 못하고 운영하다 서비스의 중단, 사업의 어려운 순간까지 맞기도 한다.

2023년은 생성 AI 인공지능 기술의 상용화가 주요 화두였다. 신년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서비스, 콘텐트, 마케팅, 인사 등 산업 전반의 생태계 변화가 기업의 생존에 폭풍처럼 들이닥칠 걸로 예상된다.

그래서 신년에는 더욱 초심이 중요하다. 변하지 않아야 할 초심의 가치도 있지만, 초심의 본질은 새로움에 대한 개방성이다.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를 떠올려보면, 새로운 도전이야말로 진정한 초심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 회사도 신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 바로 이 초심이 올해도 우리 회사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202401호 (2023.12.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