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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패트롤]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의장 곽용환 고령군수 - “올해 안에 가야문화권 개발특별법 제정한다” 

4월 국회의원회관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개최…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 대가야 문화 세계에 알릴 것 


▎도시 전체가 문화유적 박물관이라고 말하는 곽용환 고령군수.
경북 고령군은 1600년 전 영호남을 아울렀던 대가야국의 도읍지로 고대 역사의 아스라한 신비를 간직한 고장이다. 지천에 늘린 가야 고분과 문화재, 풍속을 한데 묶는 대가야문화사 정립 사업 등 역사의 향기가 물씬 뿜어져 나오는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그래서 안동의 유교문화권, 경주의 불교문화권과 함께 경북의 3개 역사·문화 거점으로서 자리매김할 풍부한 잠재성을 가진 지자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안동이나 경주에 비하면 아직 고령은 외지인들의 눈에는 미지의 세계다. 1958년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서 태어난 곽용환 고령군수는 1977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2010년 5기 민선 군수에 취임하기까지 33년간 고령군의 일선 공무원으로 일했다. 고령 관내 구석구석을 두루 누볐을 법한 그는 ‘고령의 스토리’를 누구보다도 잘 얘기할 수 있는 적임자다. 그는 “고령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고, 학업까지 마친 순수한 고령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잊혀진 왕국 가야의 후예를 자임하나?

“가야는 고구려·백제·신라와 함께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를 장악했던 소국(小國) 연맹체로 알려졌다. 고령은 가야 중에서도 기원전 42년부터 520년간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대가야의 도읍지였다.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의 출생지로 문화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도시 전체가 박물관과 같은 유서 깊은 고장이다. 특히 가야산, 낙동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대가야의 차별화된 문화 인프라가 어우러져 가야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고령이다.”

코앞에 도청소재지인 대구시가 있는데 고령은 어떤 지리적 장점을 갖추고 있나?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대구광역시와 마주하며, 동일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대도시 인근의 근교 농업이 발달했다. 또한 중부내륙고속도로, 88고속도로, 국도 26·33호선이 동서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장기 계획으로 잡혀 있는 남부내륙 고속철도, 대구-광주간 철도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미래의 고령은 전국 어디든 두 시간대에 사통팔달하는 영남권 내륙 물류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농촌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고장은 2010년 3만4천 명이던 인구가 지난해 3만6천 명으로 늘었다. 억대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1천 호가 넘는다. 작지만 강한 도시가 고령군이다.”

‘대가야 도읍지 정체성 확립’ 사업이 눈길을 끈다.

“정체성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무형자산이자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 고령군은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연계한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자 대가야 정체성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고령읍의 행정구역 명칭을 ‘대가야읍’으로 바꿨다. 읍 명칭 변경에 앞서 주민의견 조사를 했는데 83%가 찬성했다. 이에 고령군 의회가 관련 조례를 개정하면서 고령읍이 올 4월부터 대가야읍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행정구역 명칭변경이라는 과감한 혁신을 선택한 주민들의 의지는 대가야읍은 물론 고령군의 희망찬 새 역사를 써 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가장 고령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대가야 도읍지로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찾기 위해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나?

“2013년 12월엔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UNESCO World Heritage Tentative List)으로 등재됐다. 함안군의 말이산 고분군, 김해시의 대성동 고분군과 연계해 2018년까지 최종 등재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대가야 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대가야 종묘 조성사업과 대가야 관문 건립사업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 대가야 문화 융성의 꿈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지산동 고분군의 봉분은 몇 개나 되나?

“경주시 고분군보다 많은 704기에 이른다. 지산동 고분군 32호에서는 왕권을 상징하는 금관이 발굴됐다.”

대가야 하면 악성 우륵선생이 생각난다. 우리 음악의 발상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가야의 찬란한 역사를 바탕으로 군립 가야금 연주단을 창단하고, 실경 뮤지컬 ‘대가야의 혼 가얏고’를 제작하는 등 우륵 재조명 사업이 한창이다. 실경 뮤지컬은 실내 무대가 아닌, 고택이나 경관이 뛰어난 ‘실경(實景)’을 배경으로 펼치는 뮤지컬을 말한다. ‘대가야의 혼 가얏고’는 올 10월 서울광장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트로 전국에 널리 알릴 예정이다. 또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유명한 세계적인 바이올린 도시 이탈리아 크레모나시와 공동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가야국의 역사루트 재현 사업도 흥미로워 보인다.

“고령의 멋스러움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존의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일대에 대가야 역사루트 재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더해 대가야 농촌체험특구, 대가야 문화누리사업 등 대가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문화관광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이 합쳐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그 상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고령군은 그동안 낙동강 레저스포츠 체험밸리, 낙동강 역사 너울길 조성사업 등 4계절 종합관광도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1월 1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227개 기초자치 단체를 대상으로 관광의 잠재성이 큰 3개 중소도시를 선정했는데 거기에 고령군이 뽑힌 것이다. 이로써 향후 3년 동안 국비 25억원, 도비 7억5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여기에다 군 예산 17억7천만원을 들여 체계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리라 보나?

“대가야 고령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또 고령의 정주인구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야문화권은 5개 광역시·도 15개 시·군에 걸쳐 분포한다. 지난 2005년 결성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는 전국 최대 규모의 행정협의체이기도 하다. 곽 군수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이 협의회 의장을 맡아 가야문화권 상생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한다.

가야문화권 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 움직임도 있다고 들었는데.

“고령군은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해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국회 본회의 상정 및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4월에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이 특별법은 국토 균형 발전과 대가야 문화융성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곽 군수가 꿈꾸는 고령군의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사람과 자연, 문화와 경제가 조화를 이루고 군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 ‘가장 고령다운 것’이 ‘고령의 세계화’라고 본다.”

- 박성현 월간중앙 취재팀장

201504호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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