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깊이 패인 눈주름, 아래로 내려간 눈꼬리가 푸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다정한 인상을 풍긴다. 높낮이가 분명한 경상도 사투리가 정겨운 느낌을 준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고 덥석 손을 잡아 끌며 거리를 두지 않는다. 이강덕(53) 포항시장의 첫인상이다.
이 시장의 이런 모습만 보면 그가 한때 계급의 상하가 또렷한 경찰 조직의 수뇌부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친밀하게 느껴진다. 이 시장은 경찰대를 나와 부산, 경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거쳐 해양경찰청장을 지냈다. 경찰로서 초급 간부(경위)로 시작해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경찰청장과 해경청장 단 둘 뿐이다-에 이르기까지 경찰 조직 안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변신한 건 다소 뜻밖이었다.
4월 8일 KTX를 타고 포항에 내려가 이 시장을 직접 만났다. 16층짜리 고층으로 지은 시청의 9층에 있는 시장실은 지난해 7월 이 시장이 취임한 뒤 면적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한다. 대신 민원인 상담실 등 비서실의 업무 공간을 늘렸다. 시민과 소통하자는 취지에서다. 고층에 시장실을 두는 게 다소 권위적으로 비칠 수 있어 3층으로 이전하려 했으나 예산상의 문제 때문에 실행하진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실에서도 권위적인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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