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성우의 청와대와 주변의 역사·문화 이야기(24)] 나라 팔아서 230억원 받은 윤덕영의 ‘벽수산장’ 

친일 대가로 지은 ‘조선 아방궁’ 기둥만 쓸쓸히 

일본에 받은 은사금으로 22년 공사 끝에 옥인동 대저택 완공
“가장 사치한 집”으로 불려… 1966년 화재 뒤 1973년 철거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을 동쪽에 두고 북쪽으로 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시장을 하나 만나게 된다. 아직도 재래시장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통인시장’이다. 주말이면 인파로 북적대는 시장 골목을 눈요기할 겸 구경하다 보면 시장 끝자락에서 그나마 널찍하면서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명칭은 ‘필운대로’다. 세종대로나 강남대로처럼 넓은 도로는 아니지만, 이 동네 기준으로는 가장 넓은 도로이기에 나름 ‘대로’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좁은 골목길들도 비록 좁은 길이기는 하지만, 저마다 이름을 지니고 있다. 군인아파트 방향으로 올라가다 ‘필운대로7길’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좌우로 빌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런데 빌라 사이 좁은 도로에 낯설지만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물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반대편 빌라 주차장 입구 옆에도 비슷한 형태와 석질의 대문 기둥 같은 것이 보이고, 어떤 것은 빌라의 담벼락에도 박혀 있다. 도대체 이것들은 무엇이고, 왜 이렇게 주변과 부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며 남아 있는 것일까?



15년 전 처음 이 지역을 답사할 때 가지게 된 궁금증이었다. 궁금증은 오래지 않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옛 신문을 뒤지다 1924년 7월 21일 [동아일보] ‘내동리명물’에서 소개하는 ‘옥인동 송석원’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려 있는 사진을 통해서였다. 옥인동 송석원은 윤덕영의 ‘벽수산장’(碧樹山莊)을 말하는데, 이 물체들은 벽수산장의 정문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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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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