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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43인의 신년 에세이] 나의 화두Ⅲ 

 

새로운 출발 | 신재영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20대 중반. 대학을 갓 졸업하고 금융업계에 발을 내디딘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의욕 충만했던 20~30대 파란만장한 부침을 겪으며 알게 모르게 수많은 경험이 쌓였다. 50대 중반에 들어서야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몸담았던 금융업도 ‘조용한 격변’을 끊임없이 겪으며 변해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이 오가는 시장이라 확 와닿지는 않았지만, 일상생활에 변화를 가져왔으니 ‘격변’이라 불러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은행, 증권사에서 종이에 빼곡히 거래 기록을 적어 내려가던 때가 엊그제 같다. 이젠 모든 금융거래가 전산화됐고, 증권사 지점에서 주가현황판을 보며 주문을 외치던 풍경은 사라졌다. 다들 집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해 주식을 매매하고, 계좌·수익 등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투자상품이 속속 등장했고, 투자자들도 한층 똑똑해져 상품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따져 묻는 일이 잦아졌다.

금융시장은 점차 달라지며,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 2019년 금융시장에 거대한 흐름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추상적인 개념인 줄 알았던 4차 산업혁명은 글로벌 금융업권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인기 투자대상이 달라졌고, 자금은 더 빠르게 더 많이 자본시장으로 쏟아졌다. 실제 국내 온라인 펀드 시장은 최근 8년간 6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사도 기존 오프라인 채널을 축소하고, 온라인 채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시장은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는 펀드슈퍼마켓에 주목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권도 날개를 단 듯 발전 가능성이 더 커졌다. 그리고 이제 펀드온라인코리아와 함께 2019년을 맞이하려 한다. 이곳 대표직을 수락하며, 금융업에 첫발을 내디딜 때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던 열정을 되새겨 본다.

내공 | 안성기 배우


영화인으로 61년, 출연작 160여 편. 마치 역사의 뒤안길에 있는 사람으로 취급될까 무섭지만 난 여전히 현역이다. 평생 이 직업으로 살며 지금도 꾸준히 내공을 쌓고 있다. 세월은 많이 변했지만 영화인으로서 취향이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배우는 주어진 역할로 사회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소명 때문인지 작품 선택에는 더 신중해졌다. 영화만 고집했다. 관객에게 믿음을 주는 영화인이자, 꾸준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 1994년부터 25년째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부 수혜자로서 돌려주는 건 영화인을 넘어 인간의 도리라 생각해서다. 한국의 지정기부자는 1100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42만 명이 됐다. 유니세프 회원국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나누는 활동은 공감력을 키우고 내적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연기자로서 나는 여전히 훈련 중이다. 단기 목표를 정해서 뭘 한다기보다 삶에서 체화한다. 모름지기 습관이 돼야 한다.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배역에 몰입한다. 걸음걸이, 말투, 자세까지도. 이번에 [사자] 촬영을 위해서도 신부복을 미리 달라고 해서 입어봤다.

수십 년째 매일 운동을 하는 이유는 내적으로 에너지를 키우고 몸에 대한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연기는 원할 때까지 잘하고 싶은데, 체력의 한계로 놓고 싶진 않다. 노인 역할도 노쇠하면 할 수가 없다.

여유와 빈둥거림은 내 삶에서 중요한 모토다. 뭘 부지런히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시간을 가져야 영감이 생겨서다. 음악회에 가고 미술관도 간다. 음악도 하루 종일 듣는다. 여기서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는 게 핵심이다. 평소 느낀 대로 표출하면 그게 연기다. 인물의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선 생각을 많이 한다.

작품활동을 멈추지 않는 건 관객, 영화인들과 꾸준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인간 안성기는 나이가 들어도, 작품 속 안성기가 연기한 캐릭터는 필름으로 간직된다. 한국 영화 시장에, 사회에 기여하는 배우 안성기로 한 걸음 더 성장하려 한다.

시간여행 | 송지오 송지오옴므 회장


우리 삶에서 시간은 축복이자 진정한 선물이다. 유난히 밝게 빛나는 새해 일출처럼, 2019년 첫 달을 맞아 지나온 그 어떤 나날들보다도 더 찬란한 시간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한다.

지난 두 해 동안 나는 송지오옴므(SONGZIO HOMME)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송지오옴므는 내 브랜드 중 가장 중심이 되는 퍼스트 라인이다.

나는 6개월을 한 시즌으로 잘라서 사는 패스트 사이클 패션업계에 종사한다. 하지만 숨 가쁜 레이스 중에도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정립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자부한다.

현재성을 갖는 패션 비즈니스는 짧은 주기로 계속 변화하는 신성(新星) 같은 형태다. 그 별이 오랫동안 연속성을 갖고 아름답게 빛을 내려면 핵이 되는 브랜드 콘셉트가 견고해야 한다.

이는 ‘별이 왜 아름답게 빛나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의구심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직업적 특성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사업가이기 이전에 창의적 신념으로 무장한 디자이너로서, 브랜드의 역사이자 미래의 중심이 되어줄 디자인 콘셉트에 완성 단계로 다가서는 것이 흥분으로 기대하며 맞이한 새해에 이룰 목표다.

10여 년 전 파리 컬렉션을 시작으로 브랜드의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던 즈음, 나는 글로벌 남성복 시장에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컬렉션을 소개했다. 판타지 스토리 ‘도령’을 주제로 한 컬렉션에 ‘1900년’을 초점으로 로맨틱한 복고 클래식을 현재 트렌드와 버무려 갖가지 상상력과 기능을 가미했다.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나의 작업 방식과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극대화한 것이다.

나의 ‘도령’은 시인이자 아티스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눈툭불이(bubble-eye)’ 흑붕어가 사는 커다란 어항을 통해 100년 전 과거를 넘나들며, 그 세계에서는 무사이자 자객으로서 악을 물리치고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들지만, 새해를 맞이하면 똑같은 시간으로 되돌아오는 절대 늙지도, 멈추지도 않는 청춘의 초현실주의적 인물이다. 한마디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판타지가 아닐까 싶다.

‘도령’과 함께한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와 멋진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은 아름다웠다. 그 오랜 여정 동안, 새로운 형태와 멋진 완성품을 맞이했던 환희의 순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했던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딛고 서서 2019년을 맞이하려고 한다.

올해도 나는 한 시대 패션의 영역을 넓혀갈 진정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 인생에 또다시 주어진 시간을 벅찬 희망의 미래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나의 영웅이자 나의 뮤즈, 나의 아들 ‘도령’과 한 해를 멋지게 살고 싶다.

인생의 CEO | 김은영 앨러간 아시아 총괄대표


CEO, 최고경영자는 회사라는 사회에서 최종 의사결정자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과 연결돼 있다. 직원과 그 가족, 회사와 거래 관계가 있는 협력사, 고객, 주주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다른 사회집단이나 국가와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CEO의 결정이 나비효과처럼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유다. 최종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는 중요한 자리다.

언제나 바람직한 CEO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할지 고민한다. 어려운 주제다. 회사가 어떤 산업에 속해 있는지, 회사 상황이 어떠한지, 목표가 무엇인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CEO에게 기대하고 평가한다. 숫자로 보이는 성과에만 치중해 내부 구성원에게 가혹하면 주주는 좋을지 모른다. 반대라면 회사 성장이나 변신을 꾀하긴 어렵다. 결과적으로 직원들마저 CEO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 누구나 CEO 자리에 오르진 않지만, 누구나 내 인생의 CEO는 바로 자신이다. 나조차 CEO이기 이전에,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언제나 ‘나는 내 인생의 CEO’임을 잊은 적이 없다.

다국적 기업의 CEO로 수년간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리더를 만났다. 그 경험을 토대로 ‘CEO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문화를 만들고 외부에서 그 문화가 긍정적으로 인정받게 만드는 자’다. CEO는 회사를 움직이는 책임자로, 그 회사만의 색을 만드는 일도 분명한 몫이다. 독단적이어선 안 되고 회사가 놓인 사회, 직원, 주주나 이해관계자의 입장까지 두루 고려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는 것도 CEO의 자격이다. 때로는 회사 선두에 서고, 뒤에서 후견자 노릇을 도맡으며, 일할 때는 개방성과 탄력성, 인내까지 두루 갖춰 최종 책임엔 물러섬도 없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겪을 고뇌와 외로움을 이겨내는 일이 리더십의 기본이다. 물론 나 역시 갈 길이 멀고 부족하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내 인생, 그리고 한 회사의 CEO’가 될 것을 다짐하며, 새해 초심을 다잡고자 한다.

차별화 | 한현옥 클리오 대표


올해로 ㈜클리오를 창업한 지 만 25년이 됐다. 꽤 긴 세월이다. 클리오의 역사를 돌아보면 매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가보지 않은 길도 과감하게 개척했다. 항상 새로운 도전 앞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는 건 동기부여다. ‘고객’의 측면에서, 클리오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엄-Z세대(MZ세대)’를 집중 연구해 그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충성도를 얻기 위해 함께 변화해갈 예정이다. 확고한 신념이 있는 젊은 세대에게 차별화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려고 한다.

클리오의 핵심 DNA인 ‘혁신’은 유통과 마케팅 전략에서 강조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화장품 유통 채널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심화로 많은 브랜드가 도태되는 동안, 우리는 유일하게 성장해왔다. 플랫폼의 다변화를 이뤄 디지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했을 뿐만 아니라, 타깃에 맞는 온라인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 잠재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강화했다. 2019년에도 마찬가지다. 난 과거의 성공 방정식과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으로 소비자 니즈에 근접한 혁신을 꾀할 계획이다. 당연히 ‘글로벌’ 부문에도 주목한다. 회사는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현지 환경에 발맞춘 유통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자 한다. 특히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 급변하는 중국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법인의 조직과 인력 재정비를 완료했고, 이커머스 플랫폼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도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제품 및 채널 전략을 강구했다. 이제 공격적인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펼칠 모든 준비를 마쳤다.

클리오가 맞이할 2019년이 더 기대된다. 우리의 비전인 ‘Every pouch one CLIO’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고도화된 해외 전략 | 송호근 ㈜와이지-원 회장


1981년 창업 후 엔드밀이 세계 1위를 차지하기까지 30여 년이 걸렸다. 엔드밀로 세계 1위를 하는 데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기회였다. 경쟁사는 투자를 줄이고 구조조정 등을 했지만 와이지-원은 해외 생산기지 확대와 같은 생산능력 강화 및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 2010년 이후 급속한 매출 신장을 이루며 엔드밀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와이지-원은 현재 세계 75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온다. 전통적인 국내 제조업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한 덕분이다.

최근 국내 노동환경이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제) 및 최저임금 상승, 노동인력 감소 등으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직원들은 일과 가정의 조화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와이지-원의 미션은 ‘고객에게 감동으로, 모두에게 행복을’인데, 이는 기업인으로서 기업이 잘되어야 우리 직원도 행복해지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와이지-원의 화두는 고도화된 해외 진출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국내 노동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무인자동화 시스템, 소재 개발 등 R&D 투자 및 해외 마케팅 부문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본사는 고부가 제품 생산 및 R&D의 핵심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해외 영업망과 해외 생산공장을 24시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글로벌 로지스틱스 체제를 구축해 국내외 모든 사업장이 일체화된 밸류체인을 조속히 완성하려고 한다. 이러한 집중화(Centralization) 전략과 함께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인구가 많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젊은 시장으로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다른 전략은 진출국가별 맞춤형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이다. 30여 년에 걸쳐 20여 개국에서 해외 사업을 수행해온 경험을 십분 살려 해외 주요 고객 특성에 맞는 R&D 특화거점(독일은 자동차산업, 미국은 항공기산업분야 테크 센터)을 마련할 것이다. 현지인 고용 비율을 높여 현지에 최적화된 생산 및 영업환경 구축을 위해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해외에 진출한 해외 법인의 자립형 성장 역량을 키우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현지 책임자를 중심으로 각 나라의 실정에 맞는 최적화된 시스템 장착과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력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신규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고용함으로써 미래형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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