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

Home>포브스>CEO&People

[손욱의 對話(16)] 손병두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정신과 문화의 리더십이 21세기 생존 조건”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한국의 고도성장은 카리스마 있는 기업가와 그들의 리더십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갈수록 파편화되고 다원화되는 사회에서는 독선적 리더십이 통할 리 만무하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서강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KBS 이사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호암재단 이사장을 거쳐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에 이르기까지. 손병두 고문의 이력에는 300여 개가 넘는 리더의 면면이 새겨져 있다. 한국 사회에서 손 고문만큼 재계와 교단, 사회재단 등 각계에서 리더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이를 찾기란 어렵다.

손욱의 대화 열여섯 번째 순서에선 ‘리더십 구루’로 통하는 손 고문을 만났다.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끈 기업의 한복판,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현장, 사회 통합과 안정을 위한 재단 등에서 평생을 바쳐온 손 고문은 “물질을 넘어 정신과 문화의 고양을 이뤄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직과 배려, 준법과 감사로 이어지는 사회적자본(Social Capital)이 이 시대 리더십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손욱: 기업가정신의 가장 큰 덕목은 조직의 비전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 기업을 보면 그저 실적에만 집착할 뿐, 국가와 민족을 염두에 둔 큰 그림과 사업보국의 정신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병철 회장이나 정주영 회장 같은 기업가를 찾기 어렵고, 이분들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지도 않았죠. 기업가정신이 없는 경영자를 기업가라 부를 수 있을까요? 한국 사회 곳곳에서 리더십을 펼쳐온 손병두 고문님을 모시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업가정신,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갈 리더십의 향방을 여쭙고자 합니다.

손병두: 예전에는 리더십을 논할 때 리더의 자질을 중심에 놓았습니다. 세종과 이순신, 포드와 잭 웰치 등 그분들의 자질론을 많이 연구했죠. 요즘은 이런 분석보다는 상황적 리더십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인물도 중요하지만 모든 성과는 시대의 상황에 들어맞았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지요. 한국 경제의 리더십을 말할 때 꼭 등장하는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최종현 회장 등도 그분들이 맞닥뜨린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성공한 기업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일제 36년 지배가 끝나고 광복을 맞았을 때 이병철, 정주영 회장은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혈기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정미소, 국수공장, 상회 같은 수준이었죠. 하지만 독립 국가에서 무언가를 해보자는 꿈, 실천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만 믿고 나아갔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던 시기니 소위 애국심과 소명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국가를 앞에 두고 사업을 벌였습니다. 이른바 사업보국 정신이죠. 1세대 기업가들은 특히나 사업으로 가난한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의지가 컸습니다. 제 첫 직장이 전경련 조사역이었는데, 실제로 재계 어른들이 밤낮으로 모여서 하는 이야기가 사업보국이었어요.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완전기업’이란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품질에서 1등을 하고, 이익을 내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익을 낸다는 건 기업의 축재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익이 없어 국가에 세금을 내지 못하는 기업가는 국민에게 죄를 짓는 거라 말씀하셨어요. 세금을 못 내니 국가에 죄를 짓는 것이고, 종업원에게 월급을 못 주니 또 죄가 되고, 소비자에겐 좋은 물건을 공급하지 못하니 그것도 죄라는 뜻이지요. 요즘처럼 돈 벌어 한몫 잡겠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했던 게 아닙니다.

손욱: 창원공단이 2008년에 생산량에서 피크를 맞았다고 합니다. 울산공단은 2011년, 구미공단은 2015년부터 내리막에 접어들었죠. 1980년대 이후 벌써 40년 넘는 세월이 흘렀는데, 20세기 우리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온 기둥, 즉 수종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업가들도 창업을 통해서 국가와 인류에 기여하겠다는 소명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손병두: 그래서 더욱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기업가정신은 리더의 리더십, 즉 리더의 정신을 말합니다. 기업은 기업가 혼자가 아닌 임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만들어 내야만 하지요. 기업은 혼자 동떨어진 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숨 쉬는 존재입니다. 혹자는 기업을 환경적응업이라 얘기할 정도지요. 그 시대에 맞는 정신과 맥을 같이 해야만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광복 이후 시대정신은 신생 독립국에서 우리 자력으로 살아보자는 거였어요. 6·25전쟁 이후에는 가난에서 벗어나서 잘 살아보자는 게 시대정신이었고 그런 리더십이 필요했습니다. 사업보국이란 말도 당시의 시대정신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죠.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화두인 21세기에는 자연히 그에 맞는 시대정신에 발을 맞추어야만 합니다. 20세기에는 100대 기업의 순위가 대개 정해져 있고 변화가 거의 없었죠. 지금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같은 기업이 1등을 다툽니다. 이미 산업의 주력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우리도 1990년대 중후반 이후 2000년 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국가적 리더십이 바뀌었습니다. 소위 민주화와 산업화가 동시에 이루어졌죠. 반면 소득격차 확대와 사회적 양극화 같은 그늘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욕구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먹는 것이 해결되면 자아실현의 단계로 갈 수밖에 없죠. 국가나 개인을 가리지 않고 문화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적 변화가 온 것입니다.

손욱: 시대정신의 변화는 어떤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보십니까?

손병두: 기업을 보면 대개 1세대가 물러난 후 충분한 준비 없이 갑자기 승계가 이뤄진 경우가 많아요. 미래 산업에 대한 탄탄한 준비, 기업의 미래에 대한 충분한 대비와 후계 기업가 스스로의 비전이 없었던 게 또 하나 큰 문제입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에 도달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부족한 게 많아요. 정신 문제, 행복에 대한 문제를 기업가들이 고민해야 합니다. ‘헬조선’이란 말을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기업가도 반성해야 해요. 저나 손 회장은 모두 가정은 둘째고 ‘별 보기 운동’을 하던 세대입니다. 그게 가정과 회사, 나라를 위하는 거라 생각했죠. 이제는 아닙니다. 먼저 가정이 행복해야 합니다. 사회 구성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행복하면 기업이 행복하고, 그러면 사회와 나라가 행복해지죠.

손욱: 경제적으로 이미 OECD 상위권이지만 우리의 시민의식은 정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배척하는 문화로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가정이 행복해야 기업·국가도 행복


손병두: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가 선진국일까요? 아닙니다. 정신이 성숙하고 시민의식이 높은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죠. 선진국인지 아닌지의 대표적인 지표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입니다. 소외된 이웃을 배려해야 하죠. 우리는 장애인시설을 혐오시설이라 부릅니다. 동네에 이런 시설 짓는다고 하면 집값 떨어진다고 난리죠.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볼까요? 제 외손녀가 시각장애인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을 다니다 미국에 갔습니다. 학교에선 왕따를 당했고, 동네에선 학부모들이 렌트해 운영하는 차량에 태워주지 않더군요. 정말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그러다가 미국에 갔더니 집 앞에 스쿨버스가 오고, 상급생이 내려서 아이 손을 잡고 에스코트하더군요. 학교에선 커다란 데스크톱 컴퓨터를 준비해주고 점자 선생님을 붙여 줬어요. 주말이면 자원봉사자들이 자전거와 수영, 스키를 가르쳐주었습니다. 고교 졸업 때 졸업생을 대표해 스피치를 했고 작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에는 UN에 초청되어 스피치를 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4명에게만 주는 쿨리지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또 161명이 뽑히는 대통령 장학생이 되었습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대에 동시합격도 했지요. 만약 이 아이가 계속 한국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손욱: 서강대 총장으로 일하실 때 장애인 학생을 비롯해 탈북자 등 소외된 아이들을 적극 지원하신 배경이 이해됩니다.

손병두: 서강대는 미국 예수회에서 세운 학교입니다. 처음부터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턱 없는 건물을 지었죠. 학교 어디를 가든 장애인용 전동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총장 취임 후엔 늘 장애인 학생을 둔 부모님을 모셔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시험도 따로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서강대가 사회적배려 평가지수에서 항상 1등을 한 이유죠. 미국에서 손녀 딸을 돌봐준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대부분 상류층이었다고 해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미국사회의 속살과 저력을 제 손녀를 통해 봤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는 ‘히스토리언’이라 해서 외부 행사 때 학교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어요. 집에선 말렸다고 해요. 앞을 보지 못하니 부모로선 걱정이 앞섰겠죠. 그런데 히스토리언 선발에서 2위를 해 떨어진 남학생이 손녀를 돕겠다고 나섰답니다. 자기가 어시스턴트를 맡아 손녀를 돕겠다고 자원한 거예요. 한국이었다면 선뜻 경쟁자를 돕기 위해 나섰을까요? 어릴 때부터 배려와 존중의 정신을 심어준 교육의 힘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손욱: 우리 기업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쏟아붓는 CSR 차원이 아니라, 사회공동체로서 기여하는 시민기업 정신이 커지고 있어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병두: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하면 자유민주주의도 시장경제도 어렵습니다. 자본주의의 원조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경제학자이기 전에 『도덕감정론』을 쓴 윤리학자였어요. 건전한 윤리 기반 위에서만 발전 가능한 게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사기와 협잡으로는 절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어요. 정직과 신용이 자본주의의 기본입니다.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거짓말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일하다 하는 실수는 용서해도 거짓말과 부정은 절대 용서치 않았죠. 삼성의 감사제도가 유독 엄격한 이유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부정하는 사람 5%, 절대 부정하지 않는 사람이 5% 있다. 나머지 90%는 분위기에 따라 부정하기도, 정직하기도 한다. 부정의 싹인 5%를 항상 잘라내야 건강한 조직이 된다”는 게 그분의 지론이었어요.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밖에서 받기 싫은 전화가 오면 ‘아버지 없다고 해’라고 아이에게 거짓말부터 가르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할까요. 미국에서 가장 모욕적인 말은 ‘넌 거짓말쟁이야 (You are a liar)’입니다.

손욱: 성숙한 정신문화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업과 사회, 국가의 리더가 어떻게 공유하고 전파하는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손병두: 조직의 공유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게 바로 리더의 역할입니다. 요즘 젊은 기업가들에게 그런 투철한 정신이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겁니다. 기업구성원의 공유가치 쉐어드 밸류(Shared Value)가 이른바 기업문화인데,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오늘날 한국 기업가들에게 주어진 절실한 과제지요. 20세기와 달리 산업 생태계 자체가 많이 변했고, 문화적으로 굉장히 다원화된 사회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그저 ‘나를 따르라(Follow me)’고 말하면 통했죠. 하지만 지금은 리더가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와 같이 일해야 해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을 설득하고 조화해 목표대로 끌어가야 합니다.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리더가 위에서 군림하지 않고 밑에서부터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하는 리더십이죠. 예수도 “내가 종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손욱: 돌이켜보면 우리 세대는 지금보다 리더의 역할이 더 단순했던 것 같습니다. 카리스마, 때론 독선적인 리더십도 통하곤 했죠.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창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손병두: 태어날 때부터 자유를 만끽하고 풍요 속에서 자란 이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고민스러울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굉장히 창의적이죠. 자유가 있는 곳에서 창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흐름과 시대정신은 점점 더 많은 자유를 향유하고자 합니다. 이걸 억압하려 하면 안 되죠. 현재 우리 기업들은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시대에 맞는 적합한 리더십이 나올 때 위기가 기회로 다가오겠죠. 지금 미국에서 스티브 잡스를 데려온다고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과 문화를 이해하고 더불어서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기 때문이죠. 유연한 사고와 이를 반영한 조직문화,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한 방향으로 나아갈 목표와 비전을 만드는 것이 지금 CEO들의 숙명입니다. 돈 잘 벌고 실적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죠. 10년 이상 앞을 내다보고 끊임없이 공부해 시대정신을 읽고, 그에 맞는 리더십을 찾기 바랍니다.

손욱: 고문님 말씀 중 인상적인 게 윤리, 즉 정직을 바탕으로 한 신뢰사회입니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되려면 노동력의 질이 담보돼야 하고, 2만 달러는 기술력이, 3만 달러는 에티켓이 있어야 한다더군요. 4만 달러는 매너가 있어야 하고, 5만 달러 이상이면 비로소 선진국이라 합니다. 사회의 근간이 신뢰라는 뜻이죠.

손병두: 행복한 사회와 나라를 위한 기초가 있습니다. 이를 사회적자본(Social Capital) 또는 도덕적 자산 (moral asset) 이라 하죠. 저는 이것을 정직(진실)과 배려(사랑), 준법(정의)과 감사(나눔)로 생각합니다. 정직하면 신뢰하게 되고 신뢰하면 소통이 되고, 소통하면 협력과 화합이 이루어져 행복한 가정, 행복한 직장, 행복한 사회,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서강대 총장 시절 미국 유수의 대학 총장들을 만나면 딱 두 가지만 물었습니다. 인성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또 펀드레이징은 어떻게 하는지였죠. 우리는 초중고 시절엔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하고 대학에 와서야 인성교육에 나서니 너무 늦고 어렵습니다. 반면 구미 선진국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가르쳐 성숙한 시민을 양성하는 게 최고의 교육 목표입니다. 대학 저학년 때는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리더십, 협력과 배려, 소통,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는 겁니다. 요즘 우리는 초.중.고에서 인성을 가르치나요? 기본을 망각한 교육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손욱: 요즘은 플랫폼 산업이 대세입니다. 글로벌 ICT 회사들이 다 플랫폼 기업들이죠. 한국은 왜 플랫폼에 약할까요? 전 플랫폼의 기본이 이타, 즉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배려하는 게 바로 플랫폼이죠. 우리는 그런 공감과 측은지심의 능력이 사라져버려 플랫폼에 모이지 않습니다. 우버나 페이스북 등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는 마인드를 사업적 아이디어로 바꾼 기업들이죠. 한국은 20세기 기술 시대에는 잘 적응했지만, 21세기 플랫폼과 융합·창조의 시대가 오니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손병두: 손 회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제는 문화와 정신의 시대죠.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보세요.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어떻게 시대 흐름에 맞게 접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요즘 기업들의 CSR을 보세요. 연말에 연탄 배달하고 김치 담근다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끝날까요? 돈을 넘어 공동체의 진짜 문제가 뭔지 고민하고, 뒤처져 소외된 이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을지를 기업이 고민해야 합니다. 나이 들수록 이런 생각이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집약되더군요. 젊을 때는 일과 성과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공동체의 사랑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변했듯 한국 사회와 이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변하면 좋겠습니다. 경제적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왔으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공동체에 뿌리내려야만 합니다. 적과 동지로만 나눠서는 우리가 그토록 외치는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 손욱 전 회장은… 40여 년간 삼성그룹에서 근무한 정통 ‘삼성맨’이자 국내 최고의 기술경영자(CTO)로서 평생을 혁신에 전념해왔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최측근에서 보좌했고, 삼성그룹의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 시스템 구축도 그의 작품이다. 삼성인재개발원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이후 농심에서 현역 생활을 마친 손 전 회장은 현재 한국형리더십연구회 회장, 감사나눔운동 전파 등 사회문화 운동으로 또 다른 혁신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images/sph164x220.jpg
202011호 (2020.10.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