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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E NEW WORK | 대담]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권오준 포브스코리아 편집장 

대전환 시대, 디지털 전략의 재구성 

포브스코리아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주최로 지난 11월 19일 열린 웨비나 [BRAVE NEW WORK: 미래생존을 위한 혁신전략]에서 권오준 포브스코리아 편집장은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 대표와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고민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대적 상황, 디지털 전환의 단계별 적용방법, 기업규모별 접근방법, 조직문화 혁신방향 등을 폭넓게 다뤘다.

▎지난 11월 19일 열린 [BRAVE NEW WORK] 웨비나에는 국내 기업 임직원 600여 명이 참가등록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다양한 이슈에 주목했다. 사진은 권오준 포브스코리아 편집장(좌)과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의 대담 사전 촬영 현장.
맥킨지&컴퍼니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기업의 70%가 실패한다. 디지털 기술 도입 후 실패에 대해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는 지속성이 없거나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분명 충분한 의미가 있으며 실패 경험을 기반으로 혁신을 가속화하고, 지속가능한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성공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디지털 기술 도입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것부터 하나둘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의 척도라고 말했다.

권오준 편집장: 대전환 시대에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지은 대표: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든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게 대전환일 것이다. 학교와 기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우리 생활에서 밀접했던 많은 서비스가 급변하고 있다. 금융, 소매, 교육 등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보면 자율주행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고, 카 셰어링 등 이용방법도 변화했다. 금융은 인터넷뱅킹, 소매는 매장이 없는 e커머스가 급성장했다.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사일까 아닐까? 많은 이가 테슬라를 IT기업이라고 여기고 있다. 스타벅스 역시 선불카드와 앱으로 전 세계에서 현금을 5조원(2020년 기준)가량 보유해 웬만한 중소은행 보유금액으로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린 대표적 사례다. 이런 기업들의 역량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및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지속적인 디지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코로나19 상황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은 2년 동안 일어날 디지털 전환을 불과 2개월 만에 경험할 수 있도록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들 말한다. 변화와 속도,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지금 대변환 시대의 특징이다.

권오준: 기업별, 업종별로 다르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주된 고민은 무엇이라고 파악하는가. 또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지은: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기업들이 왜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를 묻는 게 큰 변화다.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더불어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에 대한 방향성을 많이 고민한다. 국내 기업들의 특징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벤치마킹 사례를 많이 조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은 고민과 공부를 넘어 행동할 때라고 본다. 왜냐하면 속도전에서 누가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무 오랜 공부는 오히려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권오준: 전통 제조업체의 경우 디지털 전환을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길을 찾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

이지은: 디지털 전환이 유통·금융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 고민이 크다. 주된 내용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려는데, 조직 내 IT 전문가가 없고 어떻게 인력을 채용, 양성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많은 디지털 기술 중 자사에 무엇을 적용하는 게 효과적인가’ 등이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 현장에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혼합현실 등을 적용하거나 인공지능을 이용해 검수과정을 줄이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또 한국 제조사들은 보안에 대한 걱정이 큰 편이어서 보안성을 갖춘 클라우드 등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선도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 임직원이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제품, 고객, 다른 사업군과의 협업 등에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권오준: 대기업의 경우 인력과 기술적 측면에서 혁신을 거듭해온 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디지털 기술 도입에 요구되는 인력과 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망설임이 많을 수 있다. 어떤 접근이 필요한가.

이지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가볍다는 게 오히려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대기업에서 기존 역량, 다수의 직원이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것은 마치 큰 배가 서서히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빠르게 새로운 방식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대규모 인력이 아니기 때문에 새 기술을 습득하기도, 외부와 협업하기도 더 유리하다. 열린 마음과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권오준: 뉴노멀 시대에 재학습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지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모든 게 재정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을 충분히 학습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재학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원의 생각과 업무 방식이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 역량을 모을 수 없게 되고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없다. 신규 사업도 어려움에 봉착한다. 따라서 임직원이 지속적으로 재학습을 추진하며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 좋은 예가 바로 MS다. MS 역시 한동안 침체를 겪었는데, 다시 성장의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부 학습이 있다. 학습을 기반으로 여러 산업의 변화를 예측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자율주행이 화두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은 이런 종류이므로 어디와 제휴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방향 수립과 의견 반영이 학습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를 기반으로 조직의 전략이 전개됐다.

권오준: 디지털 전환은 조직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가.

이지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자신을 비즈니스 리더보다는 기업문화를 바꾸는 큐레이터라고 정의했다. 조직문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나 경제 환경에서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왜냐면 새로운 제품은 한 번은 가능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전, 개선하려면 학습문화, 디지털 적용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경영자가 혁신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문화로 정착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다. 일상 업무에 기술과 혁신성을 내재화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요구된다.

권오준: 속도가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기업문화의 혁신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을까.


이지은: 코로나19 이전 상황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원치 않아도 강제적으로 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재택근무를 방해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었지만 현재는 자연스럽게 재택근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이러다 보니 꼭 출퇴근이 필요한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미 적응한 사람이 많다. 이게 바로 뉴노멀이 노멀이 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권오준: 스마트팩토리 등을 추진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사례가 많았다. 기업의 본질인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히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이지은: 디지털 전환은 제품 혁신과 더불어 임직원의 근무 효율성, 운영방법을 모두 포함한다.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혁신이 활성화된다. 그렇지 않으면 일회성 개선으로 끝날 수 있다.

권오준: 업종에 따라 디지털 전환을 차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사업군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는 천차만별이다. 업종의 본질은 그대로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은 이제 달라지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획기적으로 도입하고 시장을 이끌어가느냐가 성공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업의 본질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와 기술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권오준: 많은 기업이 민첩성, 유연성, 빠른 실패와 빠른 수정 보완, 협업을 강조한다. 이 부분에서 앞서가고 있는 사례를 소개해달라.

이지은: 새로운 일하는 방식으로 데브옵스(DevOps)가 언급되는데,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 진행해 소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 수개월 걸리던 작업이 최근엔 한 달 안에 가능해지며 민첩성과 유연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내부 프로세스 또는 제품·서비스의 개선을 일군 기업들이 있다.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의 경우, 넓은 매장에서 제품 정보를 일일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협업 도구를 도입해 직원이 어디에 있든 재고 시스템에 접속하고 동료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시간을 축소했다.

권오준: 조직문화 혁신의 접근방식을 제안한다면.

이지은:은 디지털 전환은 톱다운 방식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다. 최근 대부분의 혁신 과정을 보면 CEO가 방향을 설정하고 임직원에게 전파하며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효과적이고 빠르다. 경영진이 빈번하게 임직원과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이해를 얻고 함께 빠르게 행동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렇게 하면 임직원 모두가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혼란을 겪지 않게 된다.

권오준: 기업마다 어떤 기술을 어떤 시기에 도입할지 고민하며 취사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지은: MS는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부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보안환경, 원격제어, 혼합현실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필요한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나 갈 것을 기업에 제안하고 싶다.

권오준: 새로운 영역과의 유기적 결합을 위한 디지털 기술에는 무엇이 있나.

이지은: 디지털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기업 체질로 내재화하기 위해 테크 인텐시티(Tech Intensity) 개념이 강조된다.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고유 역량 혹은 노하우로 승화하는 것이다. 좋은 예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모든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커피콩 수급에서부터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커피 한 잔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애저스피어(Azure Sphere)라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스타벅스 매장의 커피 품질을 관리하고 폐기물 감소, 에너지소비량 감소, 수리시점 예측 등을 가능케 했다. 커피 생산지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이동경로와 최종 포장까지 전 공정을 공유하고 변동될 수 없도록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하는 ‘콩에서 컵까지(Bean to Cu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를 통해 날씨와 소비자 맞춤형 추천 시스템도 활용한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권오준: 최근 개발 민주주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일반인도 쉽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설 수 있다. 이와 관련한 MS의 지원 계획을 설명해달라.

이지은: 이것이 MS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이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AI,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동작이 정의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가져다 쓸 수 있고, 파워 오토메이트(업무 자동화 기능)를 구현할 수 있다. 펩시콜라의 사례를 보면, 넓은 물류창고 주차장에서 기사가 자신이 배치받은 트럭을 찾는 데 보통 20~30분이 걸렸다. 이를 본 한 직원이 이를 해소할 앱을 구상했고 딱 하루 만에 개발해 소요 시간을 1분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봤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현업에서 당면한 문제를 당사자 누구나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만드는 것이 MS가 추구하는 세상이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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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호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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