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MSP)* 메타넷티플랫폼은 지난 8월 18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Affirma Capital)로부터 약 1억 달러(한화 112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MSP를 포함해 국내 클라우드 관련 업체가 글로벌 사모펀드에서 투자받은 최초 사례이며 단일투자 규모로도 역대급이다. 이번 투자 유치의 배경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성장 로드맵을 이건전 메타넷티플랫폼 대표에게 들어봤다.
지난 2월 17일 서울 종로 메타넷티플랫폼 사무실, 이건전 메타넷티플랫폼 대표는 화상회의로 어펄마캐피탈 소속 고위 투자역을 마주했다. 이날 이 대표 발표의 주요 어젠다는 메타넷티플랫폼의 비전인 ‘아시아 태평양의 선도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이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세와 메타넷티플랫폼의 누적된 역량,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효과, 사업 영역별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한 단계별 계획 등을 장장 3시간 30분 동안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로드맵을 검증하려는 어펄마캐피탈 관계자들은 이 대표의 발표 이후 2시간 동안 날카로운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이날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기점으로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6개월간의 메타넷티플랫폼 투자를 위한 사전심사와 실사를 마치고, 이어 IT전문가의 심사, 내부승인 절차에 돌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8월 18일 1억 달러 투자 결정에 대한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로써 어펄마캐피탈의 투자 제안 연락을 받은 지 1년 2개월 만에 여정을 마쳤다.“2020년 6월 어펄마캐피탈에서 처음 연락이 왔어요. 어펄마캐피탈은 글로벌 단위로 IT·클라우드 기업에 큰 관심을 두고 평가한 후에 메타넷티플랫폼에 투자 의향을 밝혀 왔죠. 이후 어펄마캐피탈이 수차례 보낸 제안요청서(RFI)에는 총 1000여 개 항목 규모의 정보를 요청했어요. 해당 산업의 배경 및 시장성, 기업의 성장성, 사업 포트폴리오, 임직원 정보, 매출 구조, 재무건전성, 윤리경영 이수 여부 등이었습니다. 투자 적합성 검증 과정은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했어요. 이후 3개월 동안 실사가 이뤄졌고 최종 발표에서 우리의 성장 로드맵을 종합적으로 전달했습니다.”어펄마캐피탈은 영국계 다국적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의 사모펀드 담당자들이 분사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글로벌시장의 유한책임투자자(LP)와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35억 달러(4조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운용한다. 어펄마캐피탈에 따르면, 그들은 유능한 경영진과 창업주가 운영하는 기업 가운데 투자 대상을 엄격히 선별해, 해당 지역 및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어펄마캐피탈은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지난 18년 동안 90개 기업에 55억 달러(6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일부 투자 회수를 통해 50억 달러(5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수익을 실현해 높은 투자 수익율(ROI)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티맵모빌리티(약 2000억원), 세아그룹(약 1250억원)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어펄마캐피탈의 투자심사과정을 밟은 것은 우리로서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심사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비즈니스 로드맵을 더욱 견고하게 정비했고 그 결과 사업 목표를 정교화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번 평가가 2023년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향후 5000억~7000억원 재원 조달 계획
▎메타넷티플랫폼은 2023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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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펄마캐피탈이 높게 평가한 메타넷티플랫폼의 저력과 잠재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크게 4가지로 축약했다.첫째 성장가능성이다. 이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해당 산업의 성장성을 중요하게 보는데 메타넷티플랫폼은 클라우드산업의 성장 속도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993년 설립된 메타넷티플랫폼이 지난 28년 동안 다양한 고객군을 보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온 것이 성장의 기반”이라고 덧붙였다.둘째는 앤드투앤드 서비스다. 글로벌에서도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올어라운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온프레미스(자체 구축 서버),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모두를 서비스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없고 해외에서는 엑센추어를 포함해 몇 개 사에 불과하다”며 “메타넷그룹의 다양한 IT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투자사도 놀랐다”고 전했다.셋째, 재정안정성이다.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많은 MSP가 누적적자를 겪고 있다. 이 대표는 “메타넷티플랫폼은 전신인 IT인프라 전문기업 코마스를 흡수합병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이래,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며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은 전문가그룹을 육성하는 데 초기에 많은 투자가 요구되므로 적자인 경우가 많으나, 메타넷티플랫폼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덕분에 재무안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넷째, 선진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대다수의 클라우드 MSP는 현재 서비스형 인프라(IaaS) 수준이거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그는 “단순히 온프레미스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한다고 해서 고객사의 비즈니스가 크게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의 현대화(Modrenization)가 필요한데, 메타넷티플랫폼은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년 전에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센터를 국내와 베트남에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메타넷티플랫폼의 앱개발센터는 베트남 소재 ‘GDC(Global Delivery Center)’, 국내에서는 ‘ADC(Advanced Development Center)’로 이분화했다. GDC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인프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전 영역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팩토리(Cloud Migration Factory)로 발전 중이다. 또 ADC는 국내 프로젝트에서 최신 기술(애자일, MSA, Devops 등)을 적용한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현대화 부문에서 아키텍처 역할을 하고 있다.메타넷티플랫폼은 이번 어펄마캐피탈의 투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금은 성장을 위해 기한 내에 사용돼야 한다. 메타넷티플랫폼은 투자금을 고급 인력 확보와 더불어 AI, 모던워크플레이스, 메타버스 등 새롭게 성장하는 영역의 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우리는 초기에 외부 투자 유치 계획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투자 유치는 가까운 미래에 클라우드 관련 사업이 빨라지고 다양화할 것에 대비해, 우리 서비스의 가속화, 다각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진행했습니다. 향후 내부 조달 및 IPO를 통해 추가로 조달할 총 투자금은 5000억~7000억원 규모가 될 것입니다.”메타넷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원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성장 부문에서 외부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 및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특히 모던워크플레이스, 메타버스 등 관련 국내 몇 개 기업을 투자와 관련해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이는 현재 성장 속도를 가속화해 초고속 성장을 위한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이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의 진행 상황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현재 베트남에 이어 GDC를 설립할 두 번째 국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인도 등에 GDC를 구축하고, 현지 우수 인력을 확보해 전 세계로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인도는 글로벌 대기업의 아웃소싱 경험이 많아 뉴테크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고 영어가 지원된다는 점이 후보지로서의 강점”이라고 말했다.또 이번 투자 성사를 계기로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범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각각 솔루션 영역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기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 기업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메타넷티플랫폼의 글로벌 성장에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현재 목표는 전 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변곡점에 접어들어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이제까지 ‘클라우드 퍼스트’였다면 현재 ‘클라우드 스마트’로 전환하고 있다. 즉, 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경험이 초기였을 때 인프라 차원의 퍼블릭 클라우드에 몰렸고 구현하는 혜택은 저비용과 속도였다. 하지만 최근 더욱 스마트한 클라우드 이용 방법으로 기업 고객들의 니즈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국내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파일럿을 경험했고 이제는 고급 단계의 경험치를 쌓고 있어요. 그럼에도 클라우드를 비즈니스 영역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고민이 많고 자체 연구나 벤더사에 의존하고 있지요. 기존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때는 모든 것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일부의 경우 시행착오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중도에 중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에 필요한 모든 체계를 갖추기 위해 컨설팅을 제대로 받고 로드맵을 계획해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은 전방위적이며 숙련도가 높은 파트너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 이건전 대표는…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한국IBM 전략 아웃소싱 총괄 임원, 상무, 한국IBM 클라우드 담당 임원, 전무, 메타넷 테크놀로지 서비스 신성장부문장, 메타넷티플랫폼 대표(현)
*MSP(Managed Service Provider): MSP는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컨설팅부터 시스템 구축, 사후관리까지 클라우드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