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세상의 슈퍼스타 알렉스 쿠퍼는 스트리밍 프로그램으로 미디어 제국을 구축하며 2024년 8월 라디오 시리우스(Sirius)XM과 1억2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구시대적 유물이 되어가는 위성 라디오 시리우스XM은 쿠퍼를 통해 신세대 팬들을 맞이하려 한다. 쿠퍼는 자신에게 1억2500만 달러짜리 가치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 사진:PHOTOGRAPH BY CODY PICKENS FOR FORB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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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 무대 위에 댄서 5명이 올라왔다. 에미넴의 ‘셰이크 댓’이 스피커에서 우렁차게 울려 퍼지자 남성 댄서들이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단 한 겹만 남았을 때, 한껏 흥이 오른 알렉산드라 쿠퍼(Alexandra Cooper)가 자신의 대표 의상이 된 핑크색 트레이닝복 세트를 입고 무대 위에 등장했다.“괜찮지 않은 투어(Unwell Tour)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30세인 쿠퍼가 극장을 가득 채운 젊은 여성 5000명을 향해 외쳤다. 이들이 내지르는 환성이 극장을 울렸다.벌레스크(burlesque) 쇼가 끝나자 쿠퍼는 펜실베이니아 뉴타운에서 자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스턴대학 시절 1부 리그에서 축구를 했던 경험과 롤러코스터처럼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연애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후 여러 번 다른 의상의 댄스 무대가 시작됐고, 팝스타 카밀라 카베요와 코미디언 헤더 맥마한이 그녀와 함께 무대에 올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넬리 퍼타도가 ‘맨이터’ 피날레 무대를 선보이며 공연은 마무리됐다.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쿠퍼의 팟캐스트 ‘콜 허 대디(Call Her Daddy)’의 형식을 빌려 쿠퍼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토크쇼 공연 7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었다. 콜허 대디는 월 청취자가 무려 1350만 명이 넘는 인기 팟캐스트 프로그램이다. 라이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쿠퍼의 성공적인 한 해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8월, 쿠퍼가 구독자 3400만 명을 보유한 대형 라디오 네트워크 시리우스XM과 1억2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언웰 네트워크가 보유한 팟캐스트 프로그램 5개를 3년간 시리우스XM에서 방영하는 조건이다. 언웰은 쿠퍼가 ‘Z세대 미디어 기업’이라 칭하면서 2023년 4월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맷 캐플런과 공동 창업한 트렌딩(Trending) 산하의 사업부다. 언웰은 콜 허 대디뿐 아니라 다른 인기 인플루언서가 호스트로 있는 프로그램도 보유하고 있다. 알릭스 얼이 진행하는 핫 메스(Hot Mess, 월 청취자 100만 명), 매들린 아지가 진행하는 프리티 론섬(Pretty Lonesome, 월 청취자 33만 명) 등이 대표적이다. 알릭스 얼과 매들린 아지는 쿠퍼와 마찬가지로 포브스 ‘30세 미만 30인’에 선정된 바 있다.쿠퍼가 꿈꾸는 트렌딩의 미래는 라이브 행사, 드라마, 리얼리티쇼, 팟캐스트, 투어, 상품 판매 등 정말 무궁무진하다. 이제 막 시작된 기업 트렌딩은 시리우스XM과 체결한 계약 덕분에 풍부한 현금흐름을 얻게 됐다. 계약에 대해 시리우스XM의 스콧 그린스타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흥미롭고 강렬한 사람,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고 방송에 파급력을 미칠 만큼 SNS에서 팔로워가 탄탄한 오디오쇼 인재들을 찾고 있습니다.”시리우스XM은 전에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 적이 있다. 2006년 5억 달러를 주고 하워드 스턴과 5년 계약을 체결했을 때다. 엄청난 돈을 써야 했지만, 효과는 상당했다. 2005년 3월 150만 명에 미치지 못했던 시리우스의 구독자 수가 1년 만에 4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구독자가 급작스럽게 늘어난 데는 스턴이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도 전년 대비 193% 급등해서 2006년 1분기에는 1억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 스트리밍이 지배하는 시대다. 20년 전에 먹혔던 전략이 지금도 유효할까? 이를 확인하려는 듯 시리우스XM은 다시 한번 과감한 베팅을 감행했다.시리우스XM과 계약을 체결하기 전 쿠퍼는 3년간 60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대표적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쿠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다. 쿠퍼는 “스포티파이와 함께하면서 우리 브랜드가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수익은 계속 나오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콜 허 대디와 언웰을 성장시키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정말로 그녀는 많은 성장을 했다. 2018년 뉴욕시 아파트에서 룸메이트였던 소피아 프랭클린과 함께 팟캐스트를 시작할 당시 쿠퍼는 실연을 당하고 직장도 없는 상태였다. 두 친구는 20대 싱글로 살아가며 겪은 자신들의 연애사에 대해 수다를 떨며 인기를 끌었다. 어린 여성 팬층이 생겨났고, 이들은 자신들을 ‘대디 무리(Daddy Gang)’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들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젊은 남성들을 겨냥한 디지털 미디어 바스툴 스포츠(Barstool Sports)의 창업자 데이비드 포트노이의 관심을 받게 됐다. 카리스마 넘치고 언제나 논란을 몰고 다니는 포트노이와 함께 제작한 프로그램은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200만 회를 기록하며 엄청난 히트작이 됐다. 2021년 스포티파이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연애와 섹스 위주였던 프로그램의 주제는 좀 더 다양해지기 시작했다.“사업에 관한 한, 제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전략적입니다.” 쿠퍼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지요. 계속 같은 주제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을 하면서 콜 허 대디는 대표적 저널리즘 방송 중 하나로 성장했고, 쿠퍼를 바버라 월터스나 하워드 스턴과 견주는 평도 많아졌다. 게스트진도 화려했다. 제인 폰다, 시몬 바일스 등이 출연했고, 10월에는 카멀라 해리스와 인터뷰가 성사되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틴더, 세포라, 에어비앤비 등이 스폰서가 되겠다며 몰려왔다. 이제 콜 허 대디는 팟캐스트 스트리밍 차트에서 더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 뉴욕타임스의 더 데일리와 1위 자리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쿠퍼는 “스포티파이 이전만 해도 인터뷰는 거의 없었고 그냥 내 꿈을 말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꿈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있고, 나와 함께하고 싶은 파트너를 선택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당분간 콜 허 대디는 스포티파이 등 시리우스XM이 아닌 플랫폼에서도 청취할 수 있다. 그러나 독점 방송을 시작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쿠퍼는 말했다.“시리우스는 온라인 쪽으로 확장하기를 원합니다. 디지털화하려는 거지요. 쿠퍼의 팬층은 더 젊은 세대 쪽이고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제시카 레이프 얼리치가 말했다. “팟캐스트에는 거물급 방송인이 소수 있는데, 그녀가 그중 한 명이지요.”기성세대로 이루어진 시리우스XM의 구독층을 자신의 새롭고 젊은 팔로워들로 채워 활기를 일으킬 수 있을지는 이제 전적으로 쿠퍼에게 달렸다. 쿠퍼는 “제가 구축하고 보유한 상품성 덕분에 이런 논의도 이어갈 수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나지만, 저는 워낙 도전을 좋아해서 괜찮습니다.”
※ How To Play It - 지금 월스트리트는 성장주와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성장주가 아니더라도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다면 한번 돌아볼 가치가 있다. 시리우스XM 홀딩스(Sirius XM Holdings)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시리우스가 보유한 스트리밍 플랫폼 판도라(Pandora)는 스포티파이에 눌려 영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에 익숙한 고객들이 이제는 휴대전화로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들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매출 전망이 좋지는 않다. 그런데도 시리우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보유한 채무 100억 달러를 충분히 상환해나갈 수 있는 금액이고 주주에게 이익을 안겨주기에도 충분한 금액이다. 밸류라인(Value Line)이 추산한 2025년 예상 PER은 8배 정도로, 주가는 현재 매우 저평가된 상태다.
※ 윌리엄 볼드윈은 포브스 투자전략 칼럼니스트다.팔로워는 돈이자 힘소설 인플루언서들의 승리는 계속된다. 인터넷 상위 50위에 든 크리에이터들을 수입과 인게이지먼트, 기업가정신을 결합해 포브스만의 방식으로 가치를 산정해보았다. 이 50명이 유튜브와 틱톡, 엑스, 인스타그램에서 거느린 팔로워 수는 총 27억 명에 달했고, 지난해 총수입은 7억2000만 달러였다. 전체 목록은 forbes.com/top-creato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르 만(Dhar Mann) - 수입: 4500만 달러 / 팔로워: 1억25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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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과 영화, 막장 드라마를 결합한 장르 속에 왕따, 인종차별, 불평등 등 사회문제를 녹여냈다. 배우들이 출연하는 20분짜리 짧은 드라마를 선보이는데 인기 많은 쿼터백이 치어리더 단장과 사귀다가 자동차 사고 후 사지마비 상태로 병원에서 깨어나는 살짝 오글거리는 플롯이 많다. 왓츠앱과 유니버설 등이 브랜드 파트너로 있다.
조던 하울렛(Jordan Howlett) - 450만 달러 / 29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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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나 타코벨,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최애 메뉴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려 유명해졌다. 지금은 거미 잡기, 빨대로 만든 안경 등 그야말로 전방위 주제로 만든 영상을 선보인다. 욕실 창문에 가까이 붙어서 거울 속 자신에게 말을 거는 방식으로 동영상을 제작한다.
브렌트 리베라(Brent Rivera) - 1100만 달러 / 1억6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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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짜리 영상을 올릴 때마다 조회수가 2000만 회를 넘어간다. 사진을 정말 잘 받는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힘든 감정, 엔진 경고등이 켜진 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몰고 다니는 친구 옆에서 느끼는 초조함 등 사인펠드식 유머를 틱톡 세대에게 선보인다. 스폰서 기업으로는 아마존뮤직, 하스브로, 액티비전이 있다.
마이 응우옌(My Nguyen) - 150만 달러 / 10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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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볶아낸 피망, 쌀국수가 기름 속에 튀겨지는 가운데 날카로운 칼에 경쾌하게 썰리는 오이를 보다 보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응우옌 가족의 식당 레시피를 따라 베트남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첫 번째 요리책 『헬시, 마이 웨이(Healthy, My Way)』를 출간했다.
마르케스 브라운리(Marques Brownlee) - 1000만 달러 / 34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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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테크 리뷰를 올리는 브라운리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2100만 명에 달한다. 옐로 아이폰을 바나나, 뉴욕시 지하철 카드에 비유한 그의 언박싱 영상이 특히 유명하다. 뉴저지 출생으로 올해 31세인 브라운리는 15살이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튜브에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사바나 모스(Savanah Moss) - 100만 달러 / 15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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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에 들떠 꾸는 꿈처럼 초현실적인 스타일의 동영상을 만든다. 우유를 컵에 부으면 바로 사람 크기의 벌레가 나타나고, 양말을 벗으면 발이 있어야 할 곳에 손이 나타나는 식이다. (물론 계약을 먼저 해야겠지만,) 모스의 다음 목표는 주류 미디어 진출이다.- Alexandra York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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