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담배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왔지만, 나는 이즈음의 금연운동을 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다.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줄이거나 끊으라는 권유는 옳다. 하지만 최근의 캠페인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개인적 취향마저 ‘교정’할 수 있다는 사회적 자신감마저 느껴져 불쾌하다. 이건 거의 협박조이니, 그렇게 피우다가는 제 명에 못 살 것이라고 윽박지르는 형국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개인은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 행위를 놓고 국가나 사회가 간섭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다. 그게 기호품의 마력이다.
그렇다고 끽연자들을 무조건 옹호하는 바는 아니다. 공중을 위해 예의를 지켜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간접흡연이 몸에 더 나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는데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 피워서야 되겠는가. 더불어 살아가려면 그 정도는 절제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어쨌든 세상은 흡연자들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려 놓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서부영화가 아련한 추억거리가 되었듯, 멋진 남성의 상징으로 위세를 떨쳤던 담배는 이제 추방해야 할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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