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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의 사물 읽기② 물건의 감촉] 완제품 그 차가움을 넘어 

 

안규철_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주로 시각적 형상이나 냄새, 맛이나 촉감 같은 감각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입력된 기억은 단편적이지만 언어로 개념화되는 그 이후의 기억들보다 오래간다.



내게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장면 중 하나는 어느 병원 진찰실의 정경이다. 무슨 일 때문에 그곳에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긴 철제 침대 위에 걸터앉아 윗옷을 걷어올린 다음 천장을 보고 누웠던 것은 생각난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내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여기저기를 손가락으로 두드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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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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