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유광종의 한자 이야기 ③요령(要領) - 대통령의 ‘요령(要領)’ 

사람의 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要)와 머리(領)… 나라의 지도자는 일의 본말(本末)을 제대로 알고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유광종 출판사 ‘책밭’ 고문
한자(漢字)는 그 출발점이 자못 비장(悲壯)하다. 춘추전국(春秋戰國)의 혼란기에 등장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깊은 사색을 담기 전, 당송(唐宋)의 현란한 시가문학(詩歌文學)의 정련(精練)의 과정을 거치기 전의 한자는 사실 다채로운 인문(人文)에 앞서 비릿한 피 냄새를 풍겼다.

요령(要領)이라는 단어도 그런 흐름에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요참(腰斬)이라는 말이 있다. 지독한 형벌의 하나다. 사람의 허리를 자르니 말이다. 앞의 글자는 ‘허리’를 가리킨다. 그러나 원래의 글자는 要(요)다. 초기 한자인 갑골문(甲骨文)에서 조금 진화한 소전(小篆)체를 보면 이 글자는 손으로 허리를 가리는 사람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니 요(要)라는 글자는 원래 사람의 허리, 또는 몸에서 가장 소중한 곳을 가리키는 의미를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漢)나라 때 들어서는 중죄를 지은 범인에게 가장 무겁게 내리는 형벌, 즉 허리 자르는 일을 ‘要斬(요참)’으로 적기도 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503호 (2015.02.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