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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그림을 읽다’] 삶과 죽음의 길 위에서 함께하는 것들 

인류의 희로애락 품은 오브제를 찬미하다 

바니타스의 해골, 페넬로페의 물레, 고흐의 구두… 그림 속 ‘이야기’와 철학적 성찰 대변하는 상징물들
내가 소유하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지지 말고, 내가 소유한 것 중에서 가장 은혜로운 것을 생각하라. 또한 나에게 그것들이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그것을 갈망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감사히 여겨라. 그리고 어떤 이유로 그것을 불시에 잃어버리는 불행을 당하더라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도록 하라. - 아우렐리우스

#1. 사물의 시선에 둘러싸인 인간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온갖 사물의 축복을 받으며 삶을 시작하고, 죽을 때도 온갖 사물의 배웅을 받으며 세상을 떠난다. 아기는 병원의 온갖 집기와 수술 도구는 물론 배내옷과 강보에 둘러싸여 탄생의 첫날을 맞이한다. 죽은 자는 깨끗한 수의에 감싸진 채 관에 넣어지고, 그가 가장 아끼던 애장품과 함께 관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문득 주변을 돌아본다. 우리는 혼자 있을 때조차도 수많은 사물의 시선에 둘러싸여 있다. 책상, 의자, 책들, 주전자, 머그컵, 컴퓨터, 스피커 등 익숙한 사물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우리는 사물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 때조차도, 사물들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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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호 (20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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