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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제1부 광복) 

제3장 - [7] 선전포고 

복거일(卜鉅一) / 조이스 진
1932년 1월 8일. 이봉창의 일본 천황 저격은 실패했지만 동아시아를 뒤흔들었다. 중국 신문들은 앞다퉈 호외를 발행해서 이 의사의 거사를 보도했다. 당연히 이봉창에게 호의적이었고 저격의 실패를 아쉬워했다. 덕분에 상해임시정부도 문득 활기를 띠었다. 천황을 암살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거사로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 동화되지 않고 독립을 열망한다는 것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을 자축했다. 임시정부는 바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번 거사를 한국독립당이 한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1931년 12월 17일 아침 중흥여관에서 이봉창은 일본으로 떠날 차비를 했다. 김구가 가르쳐준 대로, 그는 폭탄 두 개를 중국 비단으로 만든 길쭉한 주머니에 하나씩 넣어 허벅지 안쪽에 묶은 다음 주머니 끝을 배에 묶고 그 위에 팬티를 입었다. 이틀 동안 김구와 함께 지내면서 거사와 관련된 일들을 꼼꼼히 챙긴 터라 따로 할 일은 없었다.

두 사람은 근처 중국 음식점으로 향했다. 아침 식사를 주문하면서, 그들은 술 한 병을 먼저 청했다.

술이 나오자, 이봉창이 김구의 잔을 채우고서 씨익 웃었다. “이제 선생님하고 술을 마시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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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호 (201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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