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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연재 |문명사적 대전환기, 전문대의 미래를 말한다] 역동적 기술인 키우는 대전과학기술대 김은기 총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융·복합이 필수… 기능인, 샐러리맨 넘어 기업가정신 가져야” 

대담·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김성태 프리랜서 photo042@naver.com
과학·기술 접목한 교육으로 산학협력·특성화·교육역량 사업평가서 실력 인정받아… “취업률 80%까지 높여 설렘과 감동 있는 대학 만들 것”

▎김은기 총장은 : 1952년 충남 서천 출생. 공군사관학교 22기로 임관해 제30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뒤 극동방송 사장을 지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참모총장 재직 시에는 한남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올해 8월 29일 대전과학기술대 총장에 부임했다.
대전 시내 먼발치에서도 타워가 보였다.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는 혜천타워였다. 대학 정문을 들어서니 아름다운 조경의 소나무와 은행나무가 반겼고, 오른쪽에 타워가 우뚝 서 있다. 현장 융합형 과학기술 교육의 산실을 표방한 대학의 목표와 생동감 넘치는 학생들의 자신감을 상징하는 듯했다.

지난 10월 11일 둘러본 대전시 서구 혜천로에 있는 대전과학기술대학교의 첫 인상이다. 이 대학의 김은기(65) 총장은 담대하다. 그는 대전과학기술대가 배출하는 인재상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는 기술인을 길러내 역동적인 리더십을 갖춘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이 오고 싶고 설렘이 있는 대학을 만들어 융·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 총장은 인터뷰 내내 명쾌한 어조로 비전을 쏟아냈다.

대전과학기술대는 76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전문대인데 처음 방문했습니다. 혜천타워와 카리용이 인상적입니다.

“혜천타워는 우리 대학의 역사와 전통, 미래 비전의 상징입니다. 설립자이신 고(故) 혜천 이병익 장로께서 경천(敬天)·위국(爲國)·애인(愛人)의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산교육의 상징으로 삼고자 2001년 9월에 세운 종탑(鐘塔)입니다. 높이가 78m이고 지하 1층과 지상 13층, 옥탑 1층으로 구성돼 있어요. 12층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카리용(Carillon)은 왕종(王鐘)부터 주먹만한 소종(小鐘)까지 78개 종의 크기가 다 달라요. 종은 오전 9시, 정오, 그리고 오후 6시 세 번 울립니다.”

제가 타워에 올라가 카리용을 봤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더군요.

“카리용은 서로 다른 음계를 가진 23개 이상의 종으로 구성된 고전 악기입니다. 전체 종의 무게만 50t이 넘어요. 종이 78개인 것은 학생들에게 7전 8기의 정신을 갖고 결코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고, 도전하는 의지를 가지라는 의미입니다. 2004년에 기네스북에 올랐는데 대전의 명물이 됐습니다.”

대전 명물 된 혜천타워 카리용… 7전8기 도전정신 담아


▎대전과기대에 있는 ‘카리용’은 2004년 세계 최대의 종탑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면서 대전의 명물이 됐다. 모두 78개의 종이 설치돼 있는데 학생들에게 7전8기의 의미를 심어주기 위해 설계됐다고 한다.
아,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김 총장은 평생 군인의 길을 걸어오다 교육자로 변신하셨지요. 지난 8월29일 취임하셨는데 학생들이 얼굴을 알아봅니까?

“(웃으며) 아직은 잘 몰라 보지만 학생들이 인사성이 밝아요. 중간고사 기간에는 예고 없이 ‘게릴라 햄버거’를 제공하고, 평상시에도 학생들과의 열린 대화로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준비하고 준비하라.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당부합니다.”

군인의 길과 교육인의 길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용어도 조직도 생소하니 다른 게 당연하지요. 그런데 같은 점도 많아요. 군은 양병과 용병의 기능을 합니다. 양병은 기르는 것, 용병은 쓰는 거지요. 양병의 핵심은 교육과 훈련인데 전문대의 주요 기능도 교육·실무·훈련입니다. 군 지휘관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필요한 병사를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대학은 (총장이) 필요하다고 훈련시키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기업)이 어떤 인재가 필요한 지를 예측해 가르쳐야 합니다. 사용 주체가 다를 뿐 결국 원리는 같아요. 사병 모집과 학생 모집도 같은 맥락이죠. 그러니 전혀 다른 길은 아닙니다. 사실 제가 공군사관학교 생도를 포함해 군인으로 40년 가까이 복무했습니다. 남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습관이 있는데 학교에서 그렇게 하면 아직은 다들 피곤해 할 것 같아 기존 시스템과 똑같이 하고 있어요.”(웃음)

역시 적응이 빠르시네요. 취임하실 때 무엇을 강조했나요?

“경쟁력입니다. 제품을 예로 들죠. 질이 좋으면 줄을 서서라도 사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홍보를 해도 고객이 외면합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생들에게 이 대학을 다니면 실력을 쌓고 좋은 잡(job)을 얻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학생이 졸업장을 받을 때 행복해지도록 안으로 열리고 밖으로 연결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취임 때 강조했습니다.”

총장 초보가 아니라 프로 같습니다. 대전과기대는 어떤 대학인가요?

“허허, 제가 공군참모총장을 지냈기 때문에 총장 완전초보는 아니지요. 대전과기대는 1940년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대전간호학교가 모태입니다. 전임 교원 128명 대부분이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합니다. 전공은 5대(大) 학부, 3개 계열 30개 학과로 재학생은 4600여 명입니다. 그동안 졸업생 3만8000여 명을 배출했습니다. 지난 2014년 교명을 혜천대학교에서 대전과학기술대학교(DST: Daejeon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로 바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과학과 기술 융·복합 능력을 갖춘 실무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장 강점이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2년제, 3년제, 4년제의 다양한 수업 연한의 교육과정이 장점입니다. 특히 76년 전통의 4년제 간호과는 대표적인 전공으로 꼽힙니다. 동문들이 학계나 대학병원 곳곳에 진출해 있고 해외에서도 왕성히 활동합니다. 지역 산업체와 연계한 보건·생명과학부와 사회·교육학부도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First·Best·Next’ 정신 갖춘 미래사회 리더 돼야


▎대전과기대는 학과 간의 경계가 없는 융·복합 전공과 현장실무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 대전과기대 캠퍼스 전경.
학교의 비전을 요약하면 키워드가 무얼까요?

“무한한 가능성과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입니다.”

학생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겠군요.

“모든 조직은 ‘리더보다 클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 대학은 누가 리더인가가 중요합니다. 기독교 대학이니까 하나님이 리더입니다. 따라서 우리 학교는 무한한 확장성을 갖고 있어요. 무한 가능성이라고 표현했지만, 저는 확장성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하면, 그 순간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있는 역동적인 리더십(active leadership)이 중요합니다. 취직을 하더라도 ‘나는 일꾼이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려워요. 최근 방송을 봤는데 사람은 근로자와 기업가 둘로 나눠진다고 하더군요. 근로자는 삯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고 기업가는 뭔가를 추구하는 사람이죠. 저는 우리 학생들이 직장인으로 그치는 걸 원치 않아요. 기업가가 돼서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시키려고 합니다.”

샐러리맨에 안주하지 말고 기업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역동적 리더십은 주인의식을 가진 기업가정신을 키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교육의 최종 목표도 학생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실현토록 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3T 정신을 강조하셨는데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먼저 행하는 ‘FirsT 정신’, 남들도 다하는 일에는 최고가 되자는 ‘BesT 정신’, 미래를 예측하고 추진해 나가는 ‘NexT 정신’을 뜻합니다. 모두 경쟁력과 관련된 것이지요. First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 Best는 남들도 다 하는데 그중에서 제일 잘하는 것, 그리고 지속가능하려면 Next가 꼭 필요합니다. 다음을 준비하면서 계속 준비하는 것이지요. 이럴 때 세 가지 T가 있으면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가 되려면 창의·융합형 교육이 중요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있는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해 철저히 준비하려 합니다. 이제는 한 분야의 전공과 지식만으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융·복합 과정을 신설하고 취업률 향상에도 힘을 쏟아야지요. 지난해 취업률이 70%인데 올해는 80%대가 목표입니다.”

융·복합 전공 마련 중… 취업률 80%대로 높일 것


▎김은기 총장은 “대전과기대는 무한한 가능성과 역동적 리더십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이라며 “입학 때는 설렘을, 졸업 때는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향후 5년간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고용시장의 대변혁인데 이에 대비하려면 새 전공 개발과 교수법이 필요합니다.

“미래사회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융합 능력이 있는 인재를 요구할 겁니다. 그런 사회적 변화에 앞서나가려면 낡은 전공을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당연히 융·복합 전공과 현장 실무중심의 교육이 중요해집니다. 학부의 경계가 없는 융·복합 전공을 교수학습센터에서 연구 중인데 나중에 발표하면 깜짝 놀랄 겁니다.”

얼마 전, 대전과기대에서 산학협력(LINC) 사업성과 발표회와 캡스톤디자인, 현장실습 참여수기 공모전 전국경진대회가 열렸더군요?

“최근 5년간 실시된 LINC사업을 통한 산학협력의 노하우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LINC사업 종합성과 발표와 VISION(산학협력모델), SYSTEM (산학협력 친화형 인사제도·산학협력단 역할재정립 및 역량강화),COMPONENT(현장실습·취창업·캡스톤 디자인·특성화 분야 브랜드프로그램, LINC(기술지도·가족회사·산학협력 협의체) 등 LINC사업 참여 대학들의 영역별 우수성과 발표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는 학생과 산업체뿐만 아니라 대학들의 축제의 장이 됐습니다. 작품 전시관의 경진대회 출품작을 통해 실력도 보여줬고요.”

대전과기대는 대학 가운데 앞서가는 부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대전과기대는 대학 가운데 앞서가는 부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올 8월 전국 전문대 중 최초로 은퇴연금협회(PSB)가 ‘노후 재무설계상담사(AFPA: Ageing Financial Planning Advisor) 자격인증 교육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AFPA는 고령화사회에 금융과 은퇴설계 등 노후 재무설계에 관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증입니다. 자격인증을 받으려면 AFPA 지정 교육기관의 과정을 수료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 대학이 선정된 겁니다. 학생들이 금융·재무·부동산· 투자 관련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인증 시험을 통과하면 사회 진출이 유리합니다.”

군이 평가를 받듯 대학도 평가를 받습니다. 교육부 평가가 많은데 대전과기대는 어떤 평가를 받았습니까?

“2012년 대전지역 유일의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을 시작으로 2013년 교육역량 강화사업, 2014년 특성화전문대학(SCK) 육성사업에 연달아 뽑혔습니다. 특히 LINC와 SCK는 ‘매우 우수대학’으로 다시 선정됐고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도 우수대학에 올랐는데 이만하면 자랑할 만하죠!”

김 총장은 자료도 보지 않고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다. 군인 출신답게 말이 함축적이고 힘이 있었다. 그간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김은기의 색깔’이 궁금했다. 대학 총장으로 인생의 대전환을 한 그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설렘과 감동이 있는 대학… 해외 문도 적극 두드려


짧은 기간에 학교 업무를 훤히 꿰뚫고 계시군요. 학생들에게는 어떤 대학으로 평가되길 바라십니까?

“기존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설렘과 감동이 있는 캠퍼스를 만들려 합니다. 입학 때는 설렘의 마음을, 졸업 때는 감동을 갖고 교문을 나서게 하고 싶어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찾아 열정의 불씨와 확장성을 살려주도록 가르쳐야지요.”

의미가 와 닿네요. 그러려면 살아 있는 교육, 열린 교육이 중요합니다.

“바로 그겁니다. 전공 미스매치를 해소하도록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하도록 해야지요. 졸업 학기에 현장실습 의무제를 모든 학과로 확대하는 이유입니다. 비정규과정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산업체와 교류하면서 열린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글로벌화도 중요합니다.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가보니 중앙아시아에도 한류 교육과 인력 수요가 많더군요.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호주·뉴질랜드·일본·싱가포르·중국의 병원·산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취업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간호과를 선두로 모든 학과의 학생에게 해외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어학프로그램과 해외 기업체 매칭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21세기형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재양성 방향 같습니다.

“우리 대학의 ‘혜천 블루 소사이어티(Blue Society)’ 프로그램이 바로 그런 겁니다. 각 학과(부)를 대표하는 우수학생을 뽑아 인성교육 등을 통해 자긍심을 심어주는 우수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죠. 포트폴리오 캠프, 인성함양 봉사활동, 현장 견학, 홈커밍데이, 취업 포트폴리오 캠프, 리더십 캠프, 코칭·멘토링 캠프, 취업캠프가 있어요.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해 방과 후나 주말·휴일에만 진행합니다.”

캠퍼스를 둘러보다가 중앙도서관의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도권 이남 전문대 중 가장 규모가 클 겁니다. 1200석의 열람석과 32만 권의 장서와 자료를 갖췄는데 주민들에게도 개방합니다. 말하자면 대학과 지역의 종합학술정보센터이자 지식의 허브입니다. 2012년에는 교육부장관상, 2014년에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상을 받았고 지난해는 전국 최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정부의 대학 정책을 얘기해볼까요? 좀 더 객관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게 있나요?

“정부 주도형 교육이 좀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교육부도 고충이 많겠지만 줄 세우기 평가를 통한 재정지원 방식으로 자율성이 제한이 되고 있어요. 재정을 내걸고 ‘이거 하면 줄게’, ‘이거 안 하면 끊을 게’ 하는 것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평생 군인의 길을 걸어온 김 총장은 의외로 술은 못 마신단다. 알코올 알러지가 있어 술을 마시면 다음날 일을 못한단다. 운동은 테니스와 골프 다 좋아하고 실력도 수준급이다.

인생철학과 인생의 좌우명이 있으실 텐데요.

“저는 크리스천인데 네 가지를 중요시합니다. 전도( Evangelism), 명예(Honor), 성실(Integrity), 기여(Contribution)입니다. 교회 장로인데 ‘죽은 다음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라고 늘 생각합니다. 동행의 개념인데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원래 스님이 되려고 했었는데 미국에서 서른 세 살에 크리스천이 됐어요. 군에서도 ‘김은기’ 하면 크리스천이었다고 할 정도로 제 삶이 그랬어요.”

- 대담·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김성태 프리랜서 photo042@naver.com

[박스기사] 교육 품격만큼 인격 높이는 대전과학기술대 - “인성 갖춘 글로벌 전문 인력 키운다”

‘FirsT, BesT, NexT’ 3T 정신 강조하며 인성교육프로그램 독자 개발…대전·충청지역서 유일하게 육군부사관학군단(RNTC) 시범대학으로도 선정

‘3T정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남이 하지 않는 일을 먼저 행하는 ‘FirsT 정신’, 남들도 다하는 일에는 최고가 되자는 ‘BesT 정신’, 미래를 예측하고 추진해 나가는 ‘NexT 정신’ 등을 의미한다. 8월 말 부임한 김은기 대전과학기술대 신임 총장이 최근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교육철학이다.

1940년 대전광역시 서구에 충남 대전의원부설 간호원양성소로 처음 문을 연 대전과학기술대학교(대전과기대)는 보기 드물게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전문기술대학교다. 실력 못지않게 서로를 배려하고 힘을 보태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혜천품성’이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혜천’은 2012년 별세한 설립자 고 이병익 박사의 호다.

인성과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혜천 블루 소사어티(Blue Society)’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각 학과의 상위 10% 이내의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우수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대전과기대는 현장중심 교육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국가직무표준(NCS) 교육과정을 전 학과로 확대·운영해나가고 있고, 직무능력성취도 평가체제 구축과 ‘DST 직무능력 인증제’를 도입해 교육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산학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900여 개의 기업체와 가족회사협약을 체결하고 산학협력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학생들이 배운 기술을 자신이 원하는 기업체에서 연마할 수 있도록 졸업 학기에 ‘학기제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전공과 취업의 미스매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취업캠프,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비교과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교육역량강화사업 및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과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 등에 선정되며 ‘매우 우수’ 대학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대전·충청지역에서 유일하게 육군부사관학군단(RNTC) 시범대학에 선정됐다. 전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선발하여 학군단 생도에게는 등록금 전액이 제공되며 졸업 후에는 부사관으로 임관되는 기회가 주어진다.

현재 5대 학부 3개 계열(6개 전공) 30개 학과에 4600여 명의 재학생이 있으며 지금까지 3만8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전과기대는 2017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에서 입학정원(1778명)의 93%인 1652명(정원 내 기준)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1차는 지난 9월 29일 접수를 마쳤으며, 2차는 11월 9일부터 21일까지 273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전문대졸 이상, 농어촌, 저소득, 만학도, 장애인 등 다양한 정원 외 전형이 이뤄진다.

수시모집에선 일반전형은 모집하지 않는다. 단, 특별전형 내에 ‘일반과정 졸업자(일반고 출신자)와 전문과정 졸업자(특성화고 출신자)를 각각 나눠 선발한다. 또 ‘대학자체 기준’ 전형을 만들어 대전과기대가 제시한 기준에 맞는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간호학과 특별전형 지원자 및 전문대졸 이상 전형(간호학과 제외)을 제외한 모든 학과와 전형은 면접을 실시한다. 성적 반영은 학생부 교과성적 80%와 면접고사 20%다. 자세한 내용은 대전과기대 입학안내 홈페이지(www.dst.ac.kr)나 전화(042-580-611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201611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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