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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의 종교 이야기 ⑥] 명언으로 살펴본 종교의 본질과 현상 

“신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일뿐… 그러나 신앙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 

김환영 중앙일보 논설위원 kim.whanyung@joongang.co.kr
특정 종교를 실천하지 않고 종교적으로 살겠다는 것은 언어 사용 않고 말해보겠다는 것과 같아… 과학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동네로 만들었듯이 종교는 세계를 거대한 동포로 만들어야

▎2014년 12월, 종교계 수장들이 터키 에페소의 그리스도교 유적을 순례하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천도교 박남수 교령,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 사진· 중앙포토
명언(名言)은 “사리에 맞는 훌륭한 말”, “널리 알려진 말”이다. 명언의 출처는 명사(名士), 즉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인 경우가 많다. 요즘 젊은이들 말로는 ‘셀럽’이다. 널리 알려진 명언 중에는 종교에 대한 것도 많다. 종교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평가가 팽팽하게 맞서는 게 ‘종교 아포리즘(격언·경구)’의 세계다.

어쩌면 대부분의 말은 편향돼 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명언을 포함한 모든 말은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기분 나쁘게도 기분 좋게도 만들 수 있다. 궁극적인 판단은 신앙인을 포함한 개인, 독자의 몫이다. 종교에 대한 다양한 명언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봤다.

“가장 큰 관심사가 그 자신에게는 곧 종교”

종교란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다. 나쁜 일을 하면 기분이 나쁘다. 그게 내 종교다.”(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1809~1865)

“세계가 내 나라요, 온 인류가 내 형제요, 좋은 일을 하는 게 내 종교다.”(<상식>의 저자인 정치 평론가 토머스 페인, 1737~1809)

“종교란 어떤 사람이 혼자일 때 하는 일이다.”(영국 철학자·수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1861~1947)

“종교란 보통 사람에게는 진리다. 현명한 자들에게는 거짓이다. 통치자들에게는 쓸모 있는 것이다.”(고대 로마 정치인·사상가·문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기원전 4~6)

현대인들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무엇이든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관심이 곧 그의 종교다.”(스코틀랜드 작가 제임스 매슈 배리 경, 1860~1937)


▎앨런 윌슨 와츠
종교 중에서도 선불교란 무엇인가?

“참선(參禪)은 선악이나 유리함의 발견이 아니라 존재에 관심을 두는 해방의 길이다.”(영국 철학자 앨런 윌슨 와츠, 1915~1973)

종교에 대한 공격을 포섭해 오히려 종교를 옹호하는 정의를 내린다면?

“종교는 질병이다. 하지만 종교는 고귀한 질병이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기원전 535년께~475년께)

믿음과 성스러움의 관계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처럼 자신이 믿는 것을 성스럽게 만든다.(프랑스 언어학자·철학자·종교사가·비평가 에르네스트 르낭, 1823~1892)

종교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스도교인은 훌륭한(good)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슬림은 훌륭한 무슬림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힌두교인은 훌륭한 힌두교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가톨릭 성인 마더 테레사, 1910~1997)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사진·중앙포토
선한 것이 훌륭하다. 선한 것에는 어떤 실용적 가치도 있는가?

“선함이란 절대 실패하는 일이 없는 유일한 투자다.”(미국 철학자·시인·수필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1817~1862)

그 어떤 제도적인 종교에도 속하지 않고 그저 착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종교인이 아닐까?

“교회와 가까운 사람은 종종 하느님으로부터는 멀다.”(프랑스 속담)

“맥아더 장군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매일 성경을 읽었으며 자신을 그리스도교 세계를 방어하는 두 명의 위대한 인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다른 한 명은 교황이었다.)” (<맥아더 평전American Caesar, 1978>의 저자인 미국 전기작가 윌리엄 맨체스터, 1922~2004)

“특정 종교를 실천하지 않고 종교적으로 살겠다는 것은 특정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말을 해보겠다는 것과 같다.”(에스파냐 태생의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 1863~1952)


▎무하마드 알리 / 사진·중앙포토
모든 고등 종교가 가르치는 진리는 같은가?

“강, 연못, 호수, 개울. 이름은 달라도 모두 물을 담고 있다. 종교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미국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1942~2016)







“의심은 모든 종교의 일부분”

모든 종교가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내가 힌두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유대교·불교·유교를 모두 믿는다고 생각한다.”(인도 정치가·민족운동지도자 마하트마 간디, 1869~1948)


▎조지프 캠벨 / 사진·중앙포토
어떤 경우에 ‘종교의 진리성’에 문제가 생기는가?

“모든 종교는 이런저런 측면에서 참되다. 종교를 은유로 이해하면 진리다. 하지만 종교가 은유에 함몰돼 은유를 사실(事實, fact)로 해석하면 문제가 생긴다.”(미국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1904~1987)


▎길버트 체스터턴
어떤 종교가 좋은 종교인가? 무엇을 그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그 종교에 대해 조크(joke)를 해도 그 종교가 개의치 않는다면 그 종교는 좋은 종교다.” (영국 작가 길버트 체스터턴, 1874~1936)

“어떤 종교나 철학을 판별하는 시험은 그 종교·철학이 몇 가지나 설명할 수 있느냐다.”(미국 시인·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 1803~1882)

‘참종교’의 경전으로 ‘거짓 종교’를 만들 수 있는가?

“악마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성경을 인용할 수 있다.”(영국 극작가·시인 셰익스피어, 1564~1616)

‘거짓 종교’와 ‘참 종교’의 사회학적 차이는?

“참된 종교가 한 가지 범죄를 예방한다면, 가짜 종교들은 1000가지 범죄의 핑계를 제공한다.”(영국 성직자·작가 찰스 케일럽 콜튼, 1780~1832)

제도화된 종교에서는 성직자가 필요한가?

“애국에 정치인이 별 필요가 없는 것처럼 종교에도 성직자가 별 필요가 없다.”(미국 목사·평화운동가 존 헤인즈 홈즈, 1879~1964)

상당수 신앙인이 ‘나는 믿음이 부족하다’라며 고통스러워한다. 그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말은?

“의심은 모든 종교의 일부분이다. 모든 종교 사상가는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었다.”(미국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1902~1991)

종교는 사람을,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가?

“종교가 있건 없건 좋은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할 것이요, 나쁜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할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종교다.”(미국 핵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

“사람들은 종교를 위해 말다툼하고, 글을 쓰고, 전쟁을 하고, 죽기도 하지만 단 한 가지가 없다. 사람들은 종교를 위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영국 성직자·작가 찰스 케일럽 콜튼, 1780~1832)

종교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일을 할 때 도움이 되는가?

“신앙으로 아주 작은 일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신앙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영국 시인 새뮤얼 버틀러, 1612~1680)


▎조너선 스위프트
종교와 사랑은 어떤 관계인가?

“우리에겐 서로 미워할 만큼의 종교는 있으나 서로 사랑할 만큼의 종교는 없다.”(영국 성공회 사제·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1667~1745)

즐거움과 죄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쾌락은 죄다. 그리고 어떤 때는 죄가 쾌락이다.”(영국 시인 바이런, 1788~1824)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8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12개 종단 지도자와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염수정 추기경, 서정기 성균관장,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목사, 천도교 박남수 교령,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한 사람 건너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뒷줄 왼쪽 둘째부터 김희중 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대한예수교장로회 김동엽 총회장,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 사진·중앙포토
“순교보다 어려운 것이 실천하는 삶”

모든 종교에는 순교의 전통이 있다. 순교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종교를 위해 순교하는 게 그 종교를 철저히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 쉽다”(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1986)

“그것을 위해 죽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아일랜드 시인·소 설가·극 작가 오스 카 와일드,1854~1900)


▎오스카 와일드 / 사진·중앙포토
성인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성인을 성인으로 만든 많은 통찰력은 많은 경우 그가 죄인이었을 때 경험에서 나온다.”(미국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 1902~1983)

“성인과 죄인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모든 성인에게는 과거가 있고 모든 죄인에게는 미래가 있다는 점이다.”(아일랜드 극작가·소설가·시인 오스카 와일드, 1854~1900)

선교·전도는 사회에 갈등을 낳기도 한다. 효과적이면서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최상의 선교는?

“잘사는 사람이 잘 전도하는 사람이다.”(스페인 저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 1547~1616)

종교는 개인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종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는가?

“한 나라의 힘은 그 나라의 종교적 신념에서 나온다.”(미국 제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1872~1933)


▎프랜시스 베이컨 / 사진·중앙포토
철학과 종교의 조우는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중세 시대에 철학은 신학의 시녀였다. 철학이 무신론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있는가?

“약간의 철학은 인간의 마음을 무신론으로 향하게 하지만 깊이 있는 철학은 인간 마음의 방향을 종교로 돌리게 한다.”(영국의 철학자·정치가 프랜시스 베이컨, 1561~1626)

종교와 정치의 엄격한 분리가 가능할까?

“종교는 정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종교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인도 정치가·민족운동지도자 마하트마 간디, 1869~1948)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 사진·중앙포토
정치 현실주의(political realism)의 입장에서는 종교를 어떻게 보는가?

“국가에는 반드시 종교가 있어야 한다. 그 종교는 반드시 정부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 “종교는 보통사람들을 조용하게 만드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종교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암살하지 않게 한다.”(‘프랑스인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1769~1821)

“교황이 보유한 사단은 몇 개인가?”(소련 지도자 이오시프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 1879~1953)

종교가 폭력적인 운동을 정당화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은?

“대중운동은 신(神)에 대한 믿음 없이도 부상하고 전파될 수 있다. 하지만 악마에 대한 믿음이 없는 대중 운동은 없다.” (미국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 1902~1983)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
정치와 종교는 서로 피하는 게 좋은가?

“과학을 두려워하는 종교는 신(神)에게 불명예를 안기고 자살하는 것이다.”(미국 시인·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 1803~1882)

과학 시대에 종교가 할 일은 무엇인가?

“과학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동네로 만들었듯이 종교는 세계를 거대한 동포로 만들어야 한다.”(미국 신학자 레스터 A. 웰리버)

과학과 종교는 서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과학은 종교를 정화한다. 오류와 미신을 덜어낸다. 종교도 과학을 정화할 수 있다. 우상과 절대적이라고 잘못 알려진 것들을 솎아낸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1920~2005)

“무관심만큼 종교에 치명적인 것은 없어”


▎랠프 월도 에머슨 / 사진·중앙포토
과학자 중에 무신론자도 있지만 신앙인도 있다. 연구에도 도움이 될까?

“우주적 종교 체험은 과학 연구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하고 고귀한 힘이다.”(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879~1955)

종교의 미래는?

“종교는 우리 지능이 유아기였을 때의 잔재다. 우리가 이성과 과학을 지침으로 삼게 되면 종교는 사라질 것이다.”(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1872~1970)

미래세계에서 종교가 망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무관심만큼 종교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영국 정치가·철학자 에드먼드 버크, 1729~1797)

종교를 위협하는 요인을 한가지 더 꼽는다면?

“종교는 무관심뿐만 아니라 옹졸함(bigotry)에 의해 효과적으로 파괴된다.”(미국 시인·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 1803~1882)

종교가 두려움과 ‘역설적으로’ 관련되는 경우는 어떤 게 있을까?

“사람들은 종교를 경멸한다. 종교를 미워하고 혹시 종교가 참은 아닐지 두려워한다.”(프랑스 사상가·수학자·물리학자 블레즈 파스칼, 1623~1662)

“청교도주의란 무엇인가. 어딘가에는 누군가가 행복할지 모른다는 떨칠 수 없는 두려움” (미국의 평론가·언론인 헨리 루이스 멩켄, 1880~1956)

종교에 대한 의견 차이가 친척이나 이웃사촌 사이에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웃 사람이 ‘신(神)의 수는 20이다’라고 하건 ‘신은 없다’라고 하건 나는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미국 정치가 토머스 제퍼슨, 1743~1826)

어떤 종교에 대해 많이 알고도 믿음이 더 강력해지면 좋지 않을까?

“우리는 조금 알수록 더 강하게 믿는다.”(프랑스 철학자·사상가·수필가 미셸 에켐 드 몽테뉴, 1533~1592)

믿음에도 보편성과 특수성의 원리가 작용한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믿음의 주체와 객체 사이의 관계는 각각의 사례마다 독특하다. 수많은 사람이 믿는다. 하지만 각자 스스로 믿어야 한다.” (영국 시인 위스턴 휴 오든, 1907~1973)

김환영 - 중앙일보 심의실장 겸 논설위원. 외교부 명예 정책자문위원. 단국대 인재 아카데미(초빙교수), 한경대 영어과(겸임교수), 서강대 국제대학원(연구교수)에서 강의했음. 서울대 외교학과 학사, 스탠퍼드대 중남미 학 석사, 스탠퍼드대 정치학 박사. 쓴 책으로 <마음고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 등이 있다.

201610호 (201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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