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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대담] 21세기 영웅소환 프로젝트③ 정도전 - 정몽주 

최후 고려인, 최초 조선인의 엇갈린 운명 

대담 = 정의화 전 국회의장(정몽주 20대손), 정현민 작가(KBS 사극 [정도전] 집필) / 진행·정리 =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 사진 오종택 기자
정도전 : 썩은 기둥 위에 새 지붕 얹을 수 없듯 세상을 바꾸는 혁명을 실천
정몽주 : 더딜지언정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점진적 명분을 축적하는 개혁에 방점

집권층의 부패와 수탈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했던 고려 말. 병든 나라를 개혁하고자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던 포은 정몽주와 삼봉 정도전. 역성혁명과 조선의 건국을 놓고 둘의 운명은 엇갈렸지만 이들의 정신은 새로운 시대의 주춧돌이 됐다. 포은과 삼봉이 강조했던 애민 정신은 오늘까지 리더십의 사표로 전해 내려온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가장 가슴 아픈 단어는 ‘헬(hell)조선’이다. 귀족사회처럼 신분이 고착되고 온갖 부조리가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설득력을 잃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수저(금·흙)가 엇갈린다. 세습된 부와 권력의 장벽은 너무 공고해 신분상승은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 일자리조차 갖기 어려운 청년들은 살 집을 구하는 일은 먼 남의 일이다.

놀랍게도 ‘헬조선’이 나타내는 사회상은 14세기 후반 고려의 모습과 빼닮아 있다. 원나라를 등에 업고 권력과 부를 독차지한 권문세족(權門世族)은 과거(科擧)가 아닌 음서(蔭敍)를 통해 벼슬을 대물림하고, 백성의 토지를 빼앗아 세습하며 거대한 부를 축적한다. ‘송곳 하나 꽂을 땅(立錐之地·입추지지)’이 없다는 말도 이때 나왔다. 1451년 문종 때 편찬된 는 당시 시대상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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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호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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