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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패트롤] 이필운 안양시장 

“100년 먹거리 갖춘 미래형 창조도시로 변모 중”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사진 최정동 기자choi.jeongdong@joongang.co.kr
2007년 이어 2014년 재선 고지, ‘제2의 안양 부흥’ 견인 중… 2015년2016년 연이어 중소기업육성자금 1000억원 확보해 기업의 자금난 해소 지원

▎이필운 안양시장은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과 청년창업 지원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청바지 시장’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캐주얼 차림으로 안양시 곳곳을 돌며 민생을 챙긴다.
이필운(61) 안양시장을 압축하는 두 단어는 안양 토박이 그리고 지방행정 전문가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안양에서 자란 이 시장은 1978년 제21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여주군수,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 경기도 자치행정국장·경제투자관리실장, 국무조정실 노동여성심의관, 평택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안양 부시장(2004~2007년)으로 재직하던 그는 2007년 12월 시장직에 올랐다. 한 해 전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임 시장이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였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재선(再選) 고지 등정에 실패했지만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은 재검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932표차로 당선돼 오늘에 이른다.

2007~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정(市政)을 맡은 이 시장은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등을 발판삼아 ‘100년 먹거리’ 창출에 노력해오고 있다. 이 시장은 평소에도 “세계적 스마트 콘텐트 강소(强小)기업 육성과 청년창업 붐을 통해 ‘제2의 안양 부흥’을 이루겠다”고 강조해왔다. <월간중앙>이 12월 8일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들어 안양시가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한다고 들었다.

“2016년 2월 ‘제2의 안양 부흥’ 비전 선포식을 열면서 안양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안양은 과거 1970~80년대 제조업을 기반으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공업도시였다. 대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공장으로 북적이면서 경제는 활기찼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2002·2003년 안양시는 전국 전국지방자치경쟁력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이후 시작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도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우리 시도 세수 증가율 둔화와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맞았다. 또 평촌 신도시의 탄생은 원(原)도심 지역과의 발전 불균형을 초래했다. 그로 인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에는 도시 경쟁력 약화를 면키 어려운 처지가 됐다. 우리는 ‘제2의 안양 부흥’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한걸음 더 나아가 한계에 다다른 도시 성장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우리 자녀들의 삶의 터전이 될 안양을 희망찬 도시, 살고 싶은 명품도시로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45개 업체에 70억원 특례보증 지원도


‘제2의 안양 부흥’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제2의 안양 부흥’은 희망찬 비전도시, 따뜻한 인문도시, 힘 있는 경제도시, 여유로운 힐링도시를 목표로 한 5대 핵심전략사업을 말한다. ▷특성화된 권역별 발전계획 수립▷첨단 창조산업 육성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조성 ▷맞춤형 도시재생사업 추진 ▷안양천 명소화 사업 추진이 기본골격이다. 공공기관 이전부지와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그에 걸맞은 맞춤형 발전계획을 마련해 도시 성장을 촉진할 예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를 만안구 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는 한편, 현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안양교도소 부지는 안양권 경제·문화 중심지로 조성하는 등 균형 발전과 함께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첨단창조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제2의 안양 부흥을 위한 핵심전략사업 중 하나인 첨단창조산업 육성은 안양의 미래 발전과 지속적인 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는 프로젝트다. 스마트 콘텐트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융합을 추진, 청년층을 위한 콘텐트 분야 창업생태계 및 해외 콘텐트 수출 허브를 구축해 작지만 강한 청년창업의 메카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해간다는 전략이다. 안양시는 2016년 창조경제융합센터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열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인문도시 추진도 주민들이 큰 관심을 갖는 사업이다. 인문도시 조성이란 한마디로 인성 함양을 의미한다. ▷인문학 기반구축 ▷시민주도형 인문사업 여건조성 ▷인문학 시민주권 실현을 3대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여 품격 높은 인문도시를 만들겠다. 이외에도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민간 어린이집의 준공영화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최적의 환경 조성, 생태하천인 안양천 명소화 사업 등을 통해 안양을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최적의 힐링(healing) 공간으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안양시가 어떤 점에서 기업 친화형 도시인가?

“서울과 인접, 그리고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지리적 여건은 안양의 강점이다. 이 장점을 살려 경영안정, 첨단산업육성, 청년창업, 맞춤형 소통 등 네 가지 분야로 나눠 ‘기업 하기 좋은 도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적의 기업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일자리와 고용을 창출하고, 침체에 빠진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큰 비전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냈나?

“2015년도 중소기업육성자금 1000억원을 확보해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었다. 제조업과 지식·정보서비스업을 비롯해 자금난을 겪거나 기술개발·시설확장 등을 위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을 지원했다. 시가 이자차액의 1.5%를 보전해줘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자금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2016년에도 1000억원을 확보하는 한편, 45개 업체에 70억원을 특례보증 지원하기도 했다.”

청년창업의 메카 된 ‘에이큐브’


▎‘기업체 현장방문’의 날이었던 10월 18일, 이필운 안양시장이 ㈜디랙스를 방문해 회사 관계자와 함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제공·안양시
창조경제융합센터를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는 우리 시가 스마트 콘텐트 산업을 발판으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연면적 1만4599㎡의 지상 9층, 지하 2층 규모로 2016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콘텐트 분야 51개 업체가 입주해 300명이 넘는 직원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창조경제융합센터에는 소프트웨어(SW) 자산관리 컨설팅과 수도권 내 유일한 경기저작권서비스센터도 상주하고 있다. 특히 SW 자산관리 컨설팅은 SW 공정 이용문화 정착과 올바른 SW 관리체계 정립 및 SW 저작권 분쟁 위기관리능력 배양을 위해 무료 컨설팅을 지원한다. 경기저작권서비스센터는 저작권 분쟁 방지를 위한 일반상담·전문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과 저작권 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저작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지식재산의 가치 창출을 위해 저작권 등록 및 임치(任置) 비용 역시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안양창조산업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전문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단절여성을 창조경제 분야에 꼭 필요한 전문 인재로 양성한다. 구인, 직업 알선 업무와 함께 직업훈련교육과 집단상담, 인턴제도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안양시가 펼치는 청년창업 지원사업에는 무엇이 있나?

“청년창업 메카도시를 표방하는 안양시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 창조경제융합센터 3층에 들어서 있는 ‘청년 공간 A-큐브’(이하 에이큐브)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층을 위해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상시 개방체제를 유지한다. 창업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강연 프로그램은 물론 투자 상담, 사업화 검증, 네트워킹, 멘토링 등이 운영된다. 아울러 청년창업동아리를 활성화하고 주기별 맞춤사업도 진행함으로써 CEO를 꿈꾸는 청년층의 창업전초기지로 육성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까지 대학생과 청소년 90여 명이 MCN(콘텐트 제작·유통·관리) 과정과 영상제작·게임개발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취업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다. 우리 시는 32개 업체에 대해 콘텐트 제작, 해외전시 참가, 언어 현지화를 지원했으며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및 인디게임 개발 공모전, 세미나 개최 등도 적극적으로 개최했다.”

청년의 일자리를 늘리는 지원정책에 눈길이 간다.

“‘제2의 안양 부흥’과 맞물려 안양시를 청년창업·취업 메카 도시로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에이큐브가 있다. 2016년 11월부터는 청년들의 희망에 따라 24시간 개방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다. 이곳은 창업과 관련한 교육·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협업실, 세미나실, 1인 작업실, 중·소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시는 에이큐브 운영을 전담하는 안양창조산업진흥원에 ‘에이큐브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상담과 컨설팅 등 전문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창업자들의 요구에 신속히 응대해주기 위한 것이다. 에이큐브는 수도권 내 청년창업 메카로 부상(浮上)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에이큐브를 이용할 수 있나?

“청년뿐만이 아니라 여성·학생·일반시민 등 폭넓은 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창업은 공공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공과 민간부문이 함께 창업지원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대학·연구 및 지원기관 등의 민간부문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치·확대해 실질적 창업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어느 기업이 창업지원에 참여하나?

“우선, 우리 시는 인텔·TG삼보·게임동아·어니스트벤처스·와이크라우디·관내 4개 대학 그리고 국·공립연구소와 경기 중소기업CEO연합회, 한국마이크로폰게임개발자그룹 등을 민간협력 분야로 꼽았다. 이들과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청년창업의 든든한 후원군이 될 인력풀 조성을 위해 ‘청년 서포터스 1000’을 구성하고 여성창업·취업 지원을 위해 관내 여성기업단체와도 협력을 모색 중이다.”

새내기 공무원과 호프토크로 ‘소통’

이 시장이 강조하는 소통이란 무엇인가?

“‘소통’은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하나가 돼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슴을 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참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만나면 반갑게 손을 잡아주시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안양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진심이 담긴 말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을 믿고 각계각층 시민·단체들과 수시로 대화해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진심토크’는 민·관 간에 진심이 담긴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창구다. 아울러 ‘열린시장실’, ‘기업체현장방문’과 ‘기업소통 Day’, ‘원탁토론회’, ‘새모람데이’, ‘초심의 하루’, ‘경제투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유쾌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낸다.”

공직사회 내부의 소통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시민과의 소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공직사회 내부의 소통이다. 이는 공직사회의 유연성을 지켜주는 윤활유와도 같다. 이를 위해 ‘새모람데이’와 ‘호프토크’를 운영해왔다. 신참 공무원 후배들과 만날 때마다 30여 년 전의 설렘과 풋풋함을 느끼곤 한다. 공직에 입문한 지 1년 정도 되는 신참내기 공무원들과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 ‘새모람데이’라면 ‘호프토크’는 청사(廳舍)가 아닌 외부에서 시장과 공무원들이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다. ‘새모람’은 신입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젊은 후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2007~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정을 맡고 있다. 처음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2007년 1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2년 반 동안 시장직을 수행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4년 동안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등 ‘밖에서’ 찬찬히 안양을 살펴봤다. 두 번째로 시정을 맡다 보니 이전에 비해 종합적으로 사안을 판단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살림을 꾸려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시민들을 만나 보면 모두가 어렵다고들 하신다. 시장부터 낮은 자세로 부지런히 뛰겠다. 시민의 성원과 질책 모두 달게 받겠다.”

-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사진 최정동 기자choi.jeongdong@joongang.co.kr

201701호 (201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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