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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패트롤] 김대권 | 대구 수성구청장의 ‘공동체 복원론’ 

“주민 95% 이상이 계속 거주 희망”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주택과 아파트 단지별로 주민 교류 강화해 공동체 의식 끌어올릴 것…교육테마파크, 수성의료지구 통해 일자리 제공하고 주민 복지 개선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은 대구를 넘어서 전국의 1등 지자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사진:수성구청
대구광역시 수성구는 서울로 치면 강남구에 해당하는 지자체다. 소득, 학군 등 지역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인·교수·의사와 같은 전문 직종 종사자들이 많이 살아 역내 여론을 주도한다는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이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 손을 꼭 잡고 힘을 모은다면 대한민국 일등 수성의 그날도 멀지 않았다”고 강조할 정도로 전국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기초지자체가 바로 이곳이다. 대구를 뛰어 넘어 전국의 1등을 지향하는 김 청장의 지역발전 전략을 들어봤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수성구청장 책무를 맡았다. 어떤 자세로 구정(區政)에 임하는가?

“당선 확정 후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러 다녔다. 수많은 주민들과 관내의 기관·단체·협회 등 두루 접촉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취임 후 약 100일이 지났는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구정의 주요 정책이나 사업이 주민들에게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민들과 직접 대화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그에 앞서 관공서의 문턱을 낮추겠다.”

전국에서도 수성구의 지명도는 높다. 수성구는 어떤 도시인가?

“수성구는 40여 년 전 구(區)가 만들어지고 지산·범물·시지 택지 개발이 이어지면서 도시가 급성장했다. 관내 면적의 76%가 녹지 지역으로 한마디로 숲의 도시를 이룬다.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가 우리 지역만큼은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또한 도로, 체육, 문화, 교육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거의 완벽한 우수한 정주 여건을 자랑한다.”

수성구는 이른바 대구의 ‘강남 8학군’으로도 불리는 등 교육 환경도 훌륭하다고 들었다.

“수성구는 우수한 대학 진학률로 강남의 8학군으로 불리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2014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과 2015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평가한 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위, 2위를 각기 차지한 있다. 주민들의 95% 이상이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살기 좋은 도시임을 주민들이 인정하고 있다.”

수성구도 일자리 창출이 핫 이슈일 거 같다. 지방선거 당시 첫째 공약도 일자리 창출이었는데.

“대구 실업률은 전국 평균치를 상회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3포 세대’를 넘어 희망까지 포기한 ‘N포 세대’라 하는데 이 모든 게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서 비롯된 것이다. 안정된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다. 수성구는 교육테마파크(ICT Valley)를 조성해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참이다. 세계 교육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중점 육성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토록 하겠다. 또 여성, 청년 일자리 전담부서를 신설해 우수한 지역 인재가 외지로 유출되지 않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력하겠다.”

대구는 이미 일자리 포화 상태 아닐까?

“그래서 해외로도 눈을 돌릴 참이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발굴, 청년들이 취업에 필요한 교육훈련비용을 지원하는 등 해외 취업을 알선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그러자면 해외 도시와의 교류도 활발히 하는 건 기본이다. 청년 창업자, 마을 기업, 사회적 기업이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홍보와 판로의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서로 상생하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는 데 이런 협업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잘사는 사람들일수록 공동체 지수 높아”

평소 ‘공동체 복원’을 강조해 왔다. 부연 설명한다면?

“수성구의 공동체 지수는 거의 꼴찌 수준을 맴돈다. 잘사는 사람, 동네일수록 개인적이고 공동체 지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대부분의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친밀성,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삶의 행복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공동체를 위해 특단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가질 법하다.

“주택지역의 경우 주차 문제로 이웃사촌끼리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이면도로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저층 주택지역에 주차 여유를 제공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다뤄질 것이다. 앞으로 수성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공동체 시설로 활용하고 프로그램도 운용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을 확보토록 유도하겠다. 주민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주택은 주택대로,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공동체의 유대감을 고양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아파트에서 그런 공간을 찾기가 쉬운가?

“조금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공동난방을 실시하도록 건축됐다. 최근 개별난방 쪽으로 추세가 바뀌면서 기계실이 불필요하게 된 실정이다. 그 공간을 주민 공동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데 구청이 적극 지원할 것이다.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공동체의 일체감을 키워나갈 수도 있어 일거양득이 된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어떤 게 있나?

“수성구는 식당, 커피숍, 헤어숍 등 서비스 중심의 임금에 의존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소상공인에게 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과 절차를 준비 중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겠다.”

수성구에 첨단산업단지도 들어선다고 들었다.

“그렇다. 현재 수성구 유일의 첨단산업단지인 수성의료지구를 조성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과 지원을 통해 이 단지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생산, 소비, 수요가 선순환할 수 있는 수성의료지구를 만들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풍요를 더해주는 첨단산업단지는 수성구의 꿈이자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요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고통받는 주민이 많다. 이분들이 희망과 의지를 잃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도록 구청은 만전을 기해야 한다.”

-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201811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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