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여의도 풍향계] 이낙연-이재명이 대세? 여권에 부는 ‘김경수 판결’ 나비효과 

친문 적자 주춤하자 무더기로 대권 몸풀기 

유죄 판결 당일 특보단 발족한 정세균, 숨죽이고 주시하는 김두관
국가 비전 제시하면서 손사래 치는 이광재, 총리설 도는 김부겸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월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김경수 지사. /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나오기 직전 이런 예상이 적지 않았다. ‘김 지사로 선수 교체가 이뤄질 것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물론 무죄가 나올 것이란 전제하에서다. 무죄 선고가 나오도록 하지 않겠느냐는 음모론도 없지 않았다. 이른바 ‘김경수 대망론’이다.

따지고 보면 ‘조국 대망론’이 원조였다. 기대감도 더 컸다. 조국 교수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대권주자로 나서기에는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힘을 얻은 것이 ‘김경수 대망론’이었던 것이다.

결론은 유죄였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11월 6일 댓글 조작(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향후 진행될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지사는 지사직을 상실한다. 정치인으로서 생명이 당분간 정지되는 것이다. 당연히 ‘김경수 대망론’도 물거품처럼 꺼지고 말 것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특검법에 따르면, 대법원은 항소심 선고일부터 두 달 안에 선고해야 한다. 정상적이라면 내년 1월에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3월 8일 이전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경남지사도 보궐선거 대상이 된다. 서울·부산 시장에 경남지사까지 포함된 초대형 재보선이 치러지게 되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차기 대선 전초전이다. 모두 도덕적·법률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치르게 될 수 있는 보궐선거다.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정당 유책주의 정신에 따라 당헌에 무공천 원칙까지 명기했지만, 이를 개정하고 공천을 강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경남지사 공천 강행까지 더해진다면,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질 것이다. 악재에 악재가 더해진 상황에서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김 지사의 유죄 판결에 누가 가장 환호했을까.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아니면 또 다른 대권주자들? 바로 김 지사 항소심 선고 이후 몸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이 아닐까 한다.

바이든 언급하며 통합·포용 언급한 정세균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예술계와의 대화’라는 주제로 열린 제23차 목요대화에 참석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물은 정세균 국무총리다. 김 지사의 항소심 판결 당일이었던 11월 6일, 대규모 특보단을 발족시켰다. 총리실은 보도자료에서 “총리 취임 일성으로 언급한 경제 총리, 통합 총리를 실현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정책을 입안하고 소통하는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러 직제까지 만들어 임명한 특보단이다 보니, 대선 캠프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근 개각설이 돌면서 정 총리의 정치권 복귀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정 총리는 11월 10일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개각이 작게 두 차례 나눠 이뤄질 것이라면서, 시점은 연말·연초보다 빠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왜 두 차례에 나눠서 하는 것일까. 여러 추정 가운데 일단 총리로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제청권을 행사한 뒤에 정치권으로 복귀하려는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정 총리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숙하고 추미애 장관은 직무 수행 과정에서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겠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이어진 수개월간 침묵했던 정 총리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지적하고 나섰을까. 최근 윤 총장의 대권주자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생각이다. 벌써 견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 총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이렇게 언급했다. “미국 국민은 분열이나 불안정, 대결과 반목을 물리치고 치유와 통합, 실용과 포용의 길을 제시한 조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고 그게 시대정신이다.” 한국판 바이든이 본인이 아니겠냐는 식으로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인물은 김두관 의원이다.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당선됨으로써 족보를 세탁한 김 의원이다. 이후 마치 친문 핵심 인사처럼 문 대통령 편들기에 열심이기도 하다. 김경수 대망론이 살아 있는 한 그에게는 기회가 없다. 반면 김 지사의 날개가 꺾이면, 그에게도 기회가 온다. 김 의원은 이미 2012년 대선 당시 출마를 시도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당내 경선을 벌인 탓에 친문계에게 반감을 샀다. 그 반감을 극복하려고 택한 것이 지난 총선 양산 출마였고, 당선으로 절반은 만회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머지 반은 김경수 지사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극복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김 지사가 자연스럽게 대권 대열에서 탈락한다면, 오히려 출마하는 것으로 극복이 가능해진다. 친문계가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국면에서 대안이 ‘되어주는’ 방식이다. 이런 기조를 이어가다 보니 김 지사의 항소심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모든 게 조심스럽다. 김 의원은 당분간 이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캠프를 꾸리는 것과 같은 눈에 띄는 활동도 자제할 것이다. 본격적인 행보는 김 지사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이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뜸을 들인 다음, 친문계 내에서 대안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될 즈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때 김 지사에게 지원 약속까지 받아낸다면 최상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최근 PK(부산·울산·경남) 이슈로 김 지사와 코드를 열심히 맞추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올 8월 경남지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부·울·경 같은 경우 김경수 지사께서 메가시티를 주장하고 있다. 메가시티가 제대로 되려면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가덕도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지금 총리실의 검증위원회에서 최종 마무리하는 단계인데,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덕도에 관문공항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멀리 보지만 말 아끼는 친노 적자


▎10월 5일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암사스마트시장 현장간담회에서 이광재 총괄본부장 (맨 왼쪽)과 의원들이 서울 암사종합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다음은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연말 특별사면된 이후, 지난 총선에 출마해 강원도 원주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대권 도전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더불어 친노 직계 중에서도 최고 적자에 해당한다. 안 전 지사의 대권 도전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족보를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 속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가 2016년 이후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라며 만든 ‘여시재’의 부원장과 원장을 역임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시재’의 연구 분야는 동북아와 새로운 세계질서, 통일 한국, 도시의 시대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의원은 신문명 사회, 신문명 도시 곧 스마트시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올 9월 ‘미래로 연결된 동북아의 길: 나비 프로젝트’라는 정책 제안집을 발간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발전 과제를 분야별로 점검하는 시리즈 정책 자료집을 연속해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활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의원은 올 11월 9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은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비전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것에 기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의원은 현재 민주당 ‘국난극복 K-뉴딜본부장’이기도 한데, 11월 11일에는 ‘혁신·기업도시 발전 5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행보를 순수한 정책적 기여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권 도전을 전제로 한 국가 비전 제시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별사면을 받아 정치활동을 재개하자마자 곧바로 대권에 도전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한껏 몸을 낮춘 상태에서 새로운 국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전 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주류 친문계의 견제를 받은 것을 지켜본 이 의원이다. 이것을 피해 가야 하는 문제도 그에게는 중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 그들에게 간택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의원은 그 순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지나칠 수 없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 시즌3을 시작하면서 도서비평, 다시 말해 “진짜 책 이야기만 하겠다”고 예고했다. 과연 그럴까에 대해 의문이었고, 필경 도서비평을 빙자한 국가 비전이나 정책 제시를 시도할 것이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유 이사장의 첫 번째 도서비평 대상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었고,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회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정당한 제약이다. (…) 어떤 사람의 행동이 타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지점에서는 개입이 정당하다. (…) 집회 방치는 타인의 자유와 복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다.” 곧바로 민감한 현안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유시민이 ‘자유론’ 가지고 또 사기를 치네요. (…) 이게 얼마나 무식한 소리인지 잘근잘근 밝혀드리죠.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지성의 문제입니다. 즉 알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유시민 씨 본인이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요.”

큰 꿈 내비친 비문 소신파 “골 넣는 스트라이커 되겠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유 이사장은 지금 도서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활동을 하는 중이다. 타깃은 민주당 내 핵심 친문계다. 그런 점에서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도 도서비평을 할 것이라고 국민을 속인 것이 가장 비난받아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유죄를 확인한 뒤, 도서비평에 정치라는 양념을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더 듬뿍 첨가했을지 모른다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이런 기회를 놓칠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앞으로도 그는 도서비평에 양념을 듬뿍 칠 것이 분명하다. 문파 입맛 맞춤형 양념이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문계가 그를 양자로 입적시켜줄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의 이단아 박용진 의원은 올 11월 11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언급했다. “쉽게 판단하거나 젊은 치기에 ‘한 번 도전해보마’ 정도의 고민이 아니라 매우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고 있다. (…) 손흥민 선수가 왼쪽·오른쪽 이용하고 중앙돌파도 하며 운동장을 넓게 쓰는 축구를 하는 것처럼, 운동장을 넓게 쓰는 정치가 세상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대한민국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정치의 기능을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 역시 골은 넣어야 맛이다.” 스트라이커로 나서겠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박 의원의 대권 도전에도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적자가 사라진 상황이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이단아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한 것과 정반대 행보인 셈이다.

박 의원이 전면에 내걸 수 있는 장점은 역시 ‘외연 확대’다. 적자를 간택하려는 친문계의 멱살을 붙들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 같으냐고 거칠게 몰아붙일 것이 분명하다. 리스크가 큰 전략이다. 하지만 의외로 먹힐지 모른다. 친문계는 애매모호한 것보다는 분명한 것을 더 좋아하지 않던가.

박 의원은 최근 활동 반경을 보수 진영으로 확장 중이다. 올 11월 12일 연세대 학부생 대상 온라인 강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초가집으로 학교를 지을 돈도 없던 나라에서 의무·무상 교육을 명시했다. (…) 교육입국(敎育立國)이라는 자기 생각을 반영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렇게 평가했다. “대한민국에 자동차가 수천 대밖에 안 될 때 경부고속도로를 깔았다. (…) 그 고속도로가 깔렸기 때문에 교육입국으로 한글이라도 깨친 우수한 노동자들이 수도권으로 모이고, 그들이 만든 제품을 부산항으로 끌어내는 수출·물류 대동맥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런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정치는 미래를 향해야 한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11월 5일에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봉인식에도 참석했다. 박 의원의 행보에 대한 핵심 친문의 반응은 역시 뜨겁다. 비난 여론이 봇물이 터지듯 한다. 하지만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출신의 원조 진보다. 함부로 변절자라 매도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박 의원이 생각하는 미래 비전은 ‘이제는 통합’이 아닌가 한다. 역대 대통령이 한결같이 외쳤지만 실제 달성에는 실패한 ‘국민 대통합’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화두가 국민적 공감을 사는 데 성공한다면, 의외로 박용진 의원이 뜰지도 모를 일이다. 또 일단 뜨면, 친문계도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친문 “정 없으면 우리 손으로?” 싱크탱크로 몸풀기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 대통합’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이미 지난 총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올 4월 2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성구 주민들이 다시 신임해주신다면, 2년 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 올 7월,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김 전 의원은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총선 공약을 살짝 뒤집었다. 그런데 대표 경선에서 패배했으니, 다시 대선 출마가 가능해진 것으로 봐야 할까. 아무튼 전당대회 직후인 9월 18일 민주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흐름을 보면 김 전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국민 대통합’ 이슈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김 의원이 좀 더 유리한 상황이다. 실패했지만 당권에 도전할 정도의 중진급인 동시에 TK 공략의 전진 공격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 또는 보수로 외연 확대와 관련해서도 박용진 의원을 능가하기에 충분한 확장성을 갖춘 정치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부겸 총리설이 뜨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정치권으로 돌아오는 대신에 김 전 의원이 그 자리로 갈 것이란 관측이다. 만약 국무총리가 된다면, 차기 대선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몇 개월만 하고 대선 도전하겠다고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볼 일이긴 하지만, 차라리 총리직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권주자로서 지지율이 좀처럼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은 인물이 혜성처럼 나타날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친문계 핵심이 그냥 손 놓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과거 ‘부엉이 모임’이 최근 재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문 핵심 3철 가운데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홍영표·윤호중·김종민·황희 등 친문계 의원 50여 명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이 오는 11월 22일 발족할 예정이다. 대선 싱크탱크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친문계가 차기 대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어차피 차기 대선이 다가오면 이런 조직을 재건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국 교수에 이어 김경수 지사마저 탈락 위기에 놓이다 보니, 그 시점을 당긴 게 아닌가 한다. 이들이 내부에서 누군가 한 명을 차기 대권주자로 띄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어쩌면 동상이몽, 친문계 핵심 의원 중에서도 여럿이 차기 대선에 나설 생각으로 ‘민주주의 4.0 연구원’에 동참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홍영표 의원의 경우에는 원내대표까지 거친 4선이다. 김태년 현 원내대표도 4선이다. 3철 가운데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은 비록 원내대표의 꿈을 아직 이루진 못했지만, 3선이다. 객관적 평가 여부를 떠나 스스로 충분히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고 여길 것은 분명하다.

- 이종훈 정치평론가 rheehoon@naver.com

202012호 (2020.11.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